"마스크 판매시간 통일합시다".…구청 요구에 약국 진땀
- 정흥준
- 2020-03-12 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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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25개 자치구, 경쟁하듯 동시판매 추진에 약사들 난색
- "약국 규모와 위치 따라 상황 달라...대표적 전시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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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약국에서는 "현장을 고려하지 않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에 대해선 십분 공감하지만, 약국의 규모와 위치에 따라 공급이 원활한 시간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약사들의 말이다.
현재까지 서초와 도봉, 강북, 노원, 동작 등의 자치구가 각각 판매시간을 통일했고, 종로와 동대문, 은평 등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초구가 가장 먼저 시행을 알리자 다른 자치구들이 잇따라 판매시간 통일에 나선 모습이다. 아직 판매시간 통일을 시행하지 않은 자치구에서도 지역 약사회를 향한 동시판매 요청은 거듭되고 있었다.
복수의 지역 약사회에 따르면, 구청에선 '다른 구도 하는데 우리도 해야되지 않겠냐'는 식의 압박이 내려왔다.
지역 약사들은 판매시간 통일의 장점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도 분명히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가령 오피스와 대로변, 1인약국과 대형약국 등은 마스크 소분과 판매업무 강도, 유동 및 밀집인구에 차이가 있어 각각 용이한 판매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판매시간 지정은 상황에 맞춰 약국별로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판매시간을 통일한 서초 A약사는 "현실적으로 모든 약국이 동일 시간에 판매하는게 가능하겠냐"면서 "오히려 약국별로 조금씩 시간 차이를 두고 판매해 재고가 있는 약국으로 환자를 안내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약사는 "우리 구의 사례가 선진 사례인 것처럼 알려져 다른 구들에서 우리를 예로 들어 판매시간 통일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오전 9시로 배포시간을 정해, 약국 오픈과 동시에 소분과 공급 업무 등을 시작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와 관련 또다른 자치구의 약사회 관계자도 난감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구에서는 동시판매를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약국들에 일괄 적용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었다.
불가피한 경우 개별적으로 정해놓은 시간에 판매하라고 안내할 수 있지만, 그럴 경우 주민들로부터 "자치구의 판매시간을 따르지 않는다"고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 B씨는 "관내 약국들의 상황이 다양하다. 약국 위치에 따라 주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제각각이다. 이에 따라 일부 약국은 점심시간에 판매가 이뤄져야 하고, 어떤 약국은 오전에 전부 판매를 해야 약국 업무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구청으로부터 요청이 있었으나 통일은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지역별로 주변 약국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하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자치구의 지역 약사회에서도 구청으로부터 동시판매를 요구받았다가, 결국엔 현장을 고려해 자율 지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약사회 관계자 C씨는 "중복구매확인시스템에 동시 접속하면 서버가 느려진다. 약국마다 시간차이를 두고 판매하기로 했다"면서 "약국에서 2명이 근무하는 곳은 점심시간이 아니고선 못 판다. 또 1시에 올줄 알았던 배송차가 2시에 오는 경우들도 있다. 획일적인 판매시간 조정이 어려운 이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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