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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심장학회의 학술대회 해법 하이브리드

  • 대한심장학회 강석민 총무이사·권현철 학술이사

(왼쪽부터)대한심장학회 강석민 총무이사, 권현철 학술이사, 하이코 박서준 컨벤션서비스팀장
[데일리팜=안경진 기자]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의약계 학술교류에도 제동을 걸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춘계학술대회 등 계획했던 상반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학회 운영진의 고민이 깊어졌음은 물론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학술대회는 어떠한 모습일까?

대한심장학회 운영진은 이에 대한 해답을 '하이브리드'에서 찾았다.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동참하면서도 학술교류와 인적 네트워킹을 지속하려면 온·오프라인 방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현장에서 만난 대한심장학회 강석민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권현철 학술이사(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를 동시 진행하는 형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표준적인 학술대회 형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춘계학술대회를 치르면서 생긴 노하우를 여러 학회와 공유하면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싶다는 포부다.

◆대응지침 제작부터 시뮬레이션까지...한달간 방역대책 마련 '총력'

대한심장학회가 순환기통합학술대회를 7월 첫째주 경주 화벡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한 건 불과 한달 전이었다.

코로나19 대응 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분분했던 탓이다. 인적, 학술적 교류활동 침체로 인한 장기적 손실이 훨씬 클 것이란 반대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운영진들간 머리를 맞댄 끝에 보완책이 마련됐다.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고, 강의발표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강석민 교수는 "춘계학회는 심장학회와 대한부정맥학회, 대한소아심장학회, 대한심부전학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한국심초음파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7개 학회가 통합형태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다. 저명한 해외 연자들의 참석이 무산되면서 후배 교수들이 교류할 기회를 놓치게 된 데 대해 가장 아쉬움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학회 참석자들이 진행요원 안내에 따라 강의실 앞에서 줄을 서 체온측정 후 입장하고 있다.
강 교수를 비롯해 대한심장학회 총무위원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모범이 될만한 행사로 치러보자'는 지난 한달간 고군분투해야 했다.

강 교수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침'의 초안을 손수 집필하고, 8차례 수정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대한감염학회의 감수를 받아 완성된 지침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개요 ▲학회장 도면 및 입장 관리 체계 ▲학회장 주변 환경 관리 ▲학회 진행 요원 관리 ▲회원 참석자 예방 수칙 및 학회 운영 ▲전시업체 직원 관리 및 운영 등의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학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에는 하이코 컨벤션서비스팀과 함께 모여 코로나19 의심환자 발생 시 보건소 연락, 환자이송, 차량편 이동 등 지침내용 전반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마쳤을 정도다.

강 교수는 "사전등록자가 1700명을 넘었고 첫날 오전에만 900명이 참석했다. 좌석배치 간격을 유지하다보니 강의실 밖 휴게공간에서 온라인으로 발표를 듣는 인원도 많았다"라며 "진행요원과 학회 참석자들이 지침을 지켜준 덕분에 행사를 무사히 마치게 되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장점 살린 '하이브리드' 학술대회 정착 예상

학회 총무위원들이 안전한 행사에 만전을 기울이는 동안, 학술위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게 된 해외연자들에게 발표슬라이드와 음성 또는 영상파일을 받는 한편, 학회 회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중계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국내외 학술대회를 참관하고 장단점을 취합하면서 행사 윤곽을 잡아갔다. 춘계학술대회가 2개월 넘게 지연되면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추계학술대회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졌다. 그 결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기만 하면 7개 강의실에서 발표되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될 수 있었다. 해외연자들이 보내온 음성, 영상파일은 배정된 순서에 강의실에서 재생되는 형태로 대체됐다.

강 교수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영상을 소개 중이다.
권현철 교수는 "병원 지침에 따라 연자, 좌장, 패널이 아니라면 학회참석이 불가능한 회원들도 상당하다"라며 "그럼에도 온라인 행사만 고집하다간 학술활동과 인적 네트워크 약화로 인한 타격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고르게 반영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학술대회가 점차 늘어나리란 전망이다.

권 교수는 궁극적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운영진과 정부 단체가 머리를 맞대 하이브리드 학술대회를 한층 정교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 학회 때는 해외연자와 실시간으로 연결해 질의응답과 피드백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는 목표다.

권 교수는 "정부도 학술대회 개최방식 변화에 따른 지원기준을 마련하는 데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에 대한 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되길 바란다"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상적인 플랫폼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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