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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 강경대응 나선 정부…전공의 사법처리 수순

  • 김정주
  • 2020-08-28 12:02:43
  • 전공의·전임의 10명, 경찰 고발...'무관용' 시그널
  • 의협 '눈에는 눈' 무기한 총파업 선언...의료계 내부 조율 진행될 듯
  • 의사국시 연기 요청엔 거부자 응시취소 후 "일정 그대로 간다"

[데일리팜=김정주 기자]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한 전공의와 전임의 고발을 미루며 잠시 주춤했던 태세를 반나절만에 단번에 바꾸고 다시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번엔 법무부와 경찰청과 함께 정부합동으로 업무개시명령 전국 확대, 10명 고발장 제출과 사법처리 예고 등 총파업 참여자들의 고삐를 거욱 거세게 쥐었다.

의료계 원로들이 내부 조율 등을 암시하며 정부 고발조치 자제를 권고했었지만, 의료계 집단휴진과 법적처리 회피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특히 코로나19 전국 확산세가 본격화 하는 한편 전공의 진료거부로 피해 환자들이 속출하는 등 상황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공의와 전임의 등 의사협회와 개원의협의회가 주도하는 집단휴진 총파업 마지막날인 오늘(28일) 오전 10시를 기해 정부는 수도권에 한정지었던 전공의·전임의 업무개시명령을 전국단위로 확대 발동했다. 아울러 30분 뒤인 10시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명령 거부 전공의·전임의 10명을 고발조치 했다.

복지부와 법무부, 경찰청이 오늘(28일) 오전 정부 합동 특별브리핑을 통해 업무개시명령 전국확대와 전공의 등 의사 10명 고발조치, 법적 근거와 엄중 사법처리 계획 등을 발표했다. 김헌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이에 대해 부연 설명하고 있다.
◆고발조치 연기 직후 강행 = 복지부는 앞서 27일 오후 4시50분, 서울 종로 소재 서울지방경찰청에 업무개시명령 위반 전공의 고발조치를 하기 위해 일정을 계획, 확정했었다.

수도권 수련병원 응급실-중환자실 등 20곳 현장조사를 벌이고 응급실 등 휴진 전공의와 전임의 358명에 개별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지만, 그 사이 전공의협의회에서 지침을 내려 휴대폰을 받지 않거나 연락을 두절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블랙아웃' 회피 지침을 내렸다. 집단휴진에 참여하면서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복지부는 소속 병원 관계자 등에게 명령서와 확인서를 교부하고 휴진자에게 송달하는 방법을 쓰는 등 행정절차법에 규정한 다양한 방법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서 고발조치를 검토한 것이다.

여기서 복지부에 자문을 하는 의료계 원로들은 고발 자제를 요청하면서 정부는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듯 보였다.

복지부 김현숙 의료자원정책과장이 오늘(28일) 10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업무개시명령 미이행 전공의 10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오늘 오전 정부합동 특별브리핑 질의응답을 통해 "어제(27일) 장관과 의료계 원로들 간에 이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 자리에서 진지한 인식을 공유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의견들이 있었다"며 원로 의료계 자문자들에 대한 세부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오늘 오전 복지부는 법무부와 경찰청 측을 대동하고 정부합동 특별대응을 선포, 고발조치를 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반나절만에 연기 계획을 접고 고발을 강행한 이유는 고기영 법무부 차관의 브리핑에 녹아 있다.

고 차관은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전국 확산세가 강해 국가적 중대 위기상황에 처했지만 다수의 전공의 등 의사들이 정부 정책의 일방적 철회를 주장하며 21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갔다"며 "이로 인해 대형병원 수술 건수가 대폭 줄고 응급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을 빚은 데다가 필수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고 집단 사직서를 냈다"고 말해 전공의와 전임의 집단행위에 원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의사 국가시험(의사국시) 응시자 중 거부하는 학생들과 일각에서 시험 연기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일정대로 간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거부하면 최종 확인을 통해 응시 취소처리를 하고 응시하는 학생들에 한해 일정대로 시험을 치르게 하겠다는 얘기다. 즉, 무관용 원칙으로 이 사태를 바라보겠다는 일종의 시그널인 셈이다.

◆검·경 법적조치·엄정수사 후방지원 = 지난 26일 1차 업무개시명령, 즉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를 중심으로 한 명령에서 복지부는 의료계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때 정부는 수도권 코로나19 확산 안정화를 우선으로 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한 합의를 번복한 의사단체들의 낮은 진정성과 책임성을 비판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까지 신고를 강행했다.

그러나 의료계 파업은 종료되지 않았고, 되려 전공의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블랙아웃' 지침이 전공의와 전임의 사이에서 확산하는 등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법적 조치와 수사를 지원하는 정부, 즉 검·경을 통솔하는 법무부와 경찰청이 전공의·전임의 고발 행정절차에 따른 추가적 법적조치와 수사 지원을 하고 나선 것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일단 '블랙아웃' 행동지침이나 집단 사직서에 대해 추가적 행정절차와 처분근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들에 대한 법적조치와 자문을 복지부에 지원한다.

경찰청 또한 각 지방경찰청이 직접 지위하면서 집단행위를 주도하거나 중대한 불법행위로 판단되면 각 지방청 지능범죄팀에서 도맡아 수사해 반드시 사법처리할 방침을 밝혔다.

이는 정부와 청와대가 의사들의 집단행위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국민 안전 위해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더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의료계 '강대강' 저항에 정부, 추가고발 예고까지 = 의료계 역시 전공의·전임의 10명을 고발한 정부에 뿔이 난 건 마찬가지다.

오늘 복지부의 고발조치와 사법처리 선포, 업무개시명령 전국 확대 발표 직후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자신의 SNS에 "정부가 야만적 협박을 가하고 있다"며 "전공의와 전임의·개원의 단 한 사람의 회원이라도 피해 입을 때에는 13만 전 의사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수도권 코로나19 급증 상황이 전국으로 계속 확산하며 장기적 양상을 띄는 데다가, 정부 정책 자체가 지방 의료체계 지원과 형평을 고려한 것이고 의사국시를 앞둔 수험생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의사 총파업 이틀째인 지난 27일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율은 8.9%로, 첫날인 10.8%에 비해 동력이 다소 줄은 데다가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참여하지 않거나 지지하지 않는 선배 의사들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는 의사단체 또한 이들을 설득하고 장기간 초강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독려할 원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김 차관은 "의료계가 오늘 해결책 모색을 위한 모임을 통해 내부적인 의견을 조율하고 해결책 강구를 위한 새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의료계 원로들에게 들었다"고 밝혀 향후 전개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업무개시명령 전국 확대를 발동하면서 계속해서 현장조사를 벌인 뒤 이에 불응하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확인되면 추가 고발조치를 연이어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의료계를 향해 소모적 논쟁을 피하고 협의와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 상황에서 집단휴진에 의한 사망자가 지역에서 나타나는 등 정부와 의료계 갈등의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책임론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 간 협의나 논의 없는 '강대강' 현 상황에 대한 후폭풍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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