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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대 졸업→증권사→투자사..."글로벌 기업 발굴이 꿈"

  • 정흥준
  • 2020-11-04 17:24:47
  • 이태영 약사(SBI인베스트먼트 BH본부 팀장)
  • 메리츠증권·KB증권 등 애널리스트로 4년여 활동
  • "약사 전문성 살려 잠재력 있는 기업 찾아 투자"

이태영 약사(SBI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본부 팀장).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육성을 위해 매년 지원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있고, 한국판 뉴딜정책 또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약사들은 제약사에서의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병원과 약국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하며 제약바이오산업의 활로를 떠받치고 있다.

이외에도 약사들은 산업 안팎에서 기여를 하는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약사들은 기업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굴하며 국내 제약사와 함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KB증권 애널리스트를 거쳐 SBI인베스트먼트 바이오헬스케어본부 팀장을 맡고 있는 이태영 약사(32·한양대 약대)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약대 졸업 후 한국아스텔라스제약 MR로 근무했던 이 약사는 메리츠증권 RA(리서치 어시스턴트)로 금융투자업계에 첫 발을 딛는다. 한양대 약대에서 학생회장을 하고,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부회장을 맡았던 이 약사는 당시 활동이 새로운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학생 때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양한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성격과 캐릭터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학생회장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당시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하고, 영향을 받았던 것이 방향성을 결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약사 출신이면서 앞서 애널리스트로 성공한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후 금융투자분석사 시험과 내부 승격시험을 통과하면서 메리츠증권 입사 6개월만에 애널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약 2년반을 근무하고 KB증권으로 옮겨 1년 8개월 가량을 근무했습니다. 4년이 좀 넘는 기간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에 대한 조언을 해왔죠. 여러 바이오 기업과 그 기업이 속한 시장을 심층 분석하는 과정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맞고, 좋은 회사와 아이디어에 제대로 투자하는 게 산업과 국가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다만 애널리스트는 조언자로서 직접 투자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한계를 체감했다. 그러던 차에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그는 제약 산업을 이끌 회사를 직접 발굴해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이직을 결정할 수 있었다. "투자 업계에서는 IT 섹터의 네이버, 카카오와 같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이 될 기업을 발굴하고 싶어합니다. 저도 제약산업에서 그만큼의 가능성을 가진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제약산업에서도 글로벌 탑10 안에 들어갈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계 무대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자본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

그는 SBI인베스트먼트에 온지 약 5개월만에 50곳 이상의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목표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또 투자 여부와 관계 없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갈 수 있는 방향성을 제안하고 있다.

약사이자 애널리스트로서의 전문성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진주를 찾는 데에 큰 강점이 됐다.

"비전문가가 후보물질의 기전과 효과를 따져 기술적 측면을 검증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약사로서는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에 판별해 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 애널리스트로서 상장에 성공한 회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경험이 많다보니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가는 것이 효율적인지 함께 고민 할 수 있어요. CRO, CMO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라이선스 아웃, 허가 획득, 시판까지 내다보고 미리 사업을 설계하는 과정, 여기에 필요한 인력 충원까지 전부 서포트하며 가치성장을 함께 해나가고 있습니다."

투자처를 발굴하는 일, 투자 중인 회사를 사후관리하는 일,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내부 임원들을 설득하는 일로 그의 하루 일정은 가득 찼다.

최근엔 향후 각광받을 분야로 디지털헬스케어를 짚고, 관련 기업들의 성장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동반 기술들의 발전과 함께 5년, 10년 후 시장의 중심에서 주목받을 분야라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거품론이 있죠. 하지만 모든 산업은 성장할 때에 기대치가 정량화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1조원의 매출을 기대하지만, 누군가는 10조원의 매출액을 바라보고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간 버블로 보고, 누군간 아직 멀었다고 얘기한다는 거예요. 저는 현 시장을 버블로 보지 않습니다. 세계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장시장의 경우 여러 상황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꼼꼼한 기업 분석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죠."

그는 만약 금융투자업계에 관심이 있는 약대생이나 약사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투자에 대한 경험을 쌓아보라고 조언했다.

"투자 관련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과거와 달리 최근엔 상당히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일단 금융투자업에 관심이 있어야겠고, 그 뒤엔 관련 공부나 경험들을 잘 정리해둔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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