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해질수 밖에 없는 현실..."의사도 씁쓸합니다"
- 안경진
- 2021-05-27 06: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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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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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62)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이 최근 불거진 의사들의 태도 논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발단은 가수 보아의 오빠로 잘 알려진 권순욱(40) 뮤직비디오 감독이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복막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권 씨는 '기대여명이 3~6개월 정도로, 복막염이 회복되지 않으면 수일 내 사망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긴 진로기록을 공개했다. 대학병원 3곳의 의사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언급하면서 '당장 이대로 죽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는데 의사들은 왜 그렇게 싸늘한지 모르겠다. 가슴에 못을 박는 이야기들을 면전에서 편하게 한다"는 서운함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권 씨의 사연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싸늘한 의사'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특정 의사의 문제라기 보단, 의료시스템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현행 의료시스템은 의사의 '상담' 행위에 매우 인색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보고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는 유능하다고 평가받지만, 충분한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환자 상담에 소요되는 시간과 의사의 노력에 대한 제도적 보상이 미흡하단 의미다. '3분진료' 현실에 보험인정이 되는 처방만 진료하게끔 유도하는 행정절차까지 더해지다보니, 개별 환자의 특성은 쉽게 무시된다. 말기암 환자와 대면하는 절망적 순간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고 제도 탓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나. 이 회장이 수년 전 '의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계기도 이러한 고민과 맞닿아있다. 이 회장은 국내 1호 의료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광운대 신문방송학과) 소지자다. 수련의 시절부터 환자와의 소통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던 중 2006년 비슷한 뜻을 품은 동료들과 함께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를 결성했다. 이후 5년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환자와 의사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깨달은 원칙은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되 팩트는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환자의 아픔을 같이 느끼는 공감능력과 전문가로서의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만 한다.
물론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실전적용이 쉬운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병문안을 가면 '곧 나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덕담을 전하는 게 미덕으로 여겨진다. 이런 정서 속에서 '팩트'를 전달해야 하는 의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이 회장 역시 장인어른이 암진단을 받은 후 돌아가시기 3, 4개월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장인어른이 암진단을 받았을) 당시에는 가족들 모두 서운해 했지만 나중에는 고마워 했다"라며 "그 만큼 의사의 말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함께 의사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크다는 사실을 체감한다"라고 털어놨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환자가 중증 질환에 걸렸을 때, 보호자들이 본인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유독 우리나라 의사들이 자주 겪는 일이다. 외국에서는 환자에게 비밀로 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이 회장은 일단 보호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 가장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설득하곤 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대부분은 환자가 다음 진료 때 본인의 상태를 알고 내원하면서 충분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 회장은 "아직 갈길이 멀지만 과거에 비하면 의사와 환자간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한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진료의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객관적인 자세가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 더 나은 '의료'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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