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임상 실패 속출…험난한 신약개발 도전기
- 손형민
- 2025-06-19 0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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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넥신·브릿지바이오, 임상 2상 유효성 입증 실패
- 오름, 안전성 문제로 임상 중단…줄기세포치료제도 개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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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상반기 국내 바이오업계가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들의 임상 실패가 속출하며 기술수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오름테라퓨틱은 안전성 문제로 임상을 중단했으며, 제넥신과 브릿지바이오는 각각 교모세포종, 특발성폐섬유증 임상 2상에서 신약후보물질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안트로젠, 에스씨엠생명과학 등의 줄기세포치료제도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22년 오름테라퓨틱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HER2 양성 고형암 환자 대상의 ORM-5029 임상 1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받았다. 다만 임상 1상 도중 중대한 이상반응(sAE)이 1사례 발생했다. 이에 오름테라퓨틱은 FDA에 이 사안을 보고했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독성 문제로 저용량에서도 투약이 중단된 바 있다.
ORM-5029는 분해제항체접합체(Degrader Antibody Conjugate, DAC) 후보물질이었다. DAC는 표적단백질접합체(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하는 기전이다. DAC는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저분자 물질인 TPD를 이용하기에 약물에 결합하는 ADC 대비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측은 sAE가 ORM-5029 한 물질에 한정된 것이며 회사 기술이나 플랫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향후 오름테라퓨틱은 혈액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1153'에 역량을 결집할 계획이다. ORM-1153 역시 오름테라퓨틱 DAC 플랫폼을 이용한 파이프라인으로, 혈액암 세포주에서 높은 효율로 GSPT1을 분해함으로써 우수한 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넥신·브릿지바이오, 임상 2상에서 나란히 고배
제넥신과 브릿지바이오는 교모세포종과 특발성폐섬유증 임상 2상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제넥신은 지난 3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Interleukin-7)’이 교모세포종(GBM)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GX-I7은 체내 T세포 증폭을 유도해 면역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전을 가진 신약후보물질이다.
교모세포종은 신경교종의 일종으로 뇌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교모세포종은 수술과 항암 방사선 치료에도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평균 생존 기간도 1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GX-I7의 임상 2상은 재발성 또는 진행성 교모세포종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GX-I7과 표적항암제로 활용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제 베바시주맙(제품명 아바스틴)을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바시주맙은 혈관 신생을 억제해 종양의 성장을 막는 기전을 가진 약물로, 기존 항암 치료에 병용 시 효과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주요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임상 결과, 신경종양학 반응평가(RANO, response assessment in neuro-oncology)와 면역치료 신경종양 반응평가(iRANO, immunotherapy response assessment for neuro-oncology)에서 모두 PFS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GX-I7+베바시주맙의 RANO 기준 PFS 중앙값은 3.52개월, iRANO 기준 PFS는 4.47개월로 나타나며 베바시주맙 단독 투여 과거 대조군의 3.20개월, 3.55개월 대비 길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RANO p=0.7233, iRANO p=0.4874)
OS 중앙값에서도 GX-I7+베바시주맙 병용 투여군은 9.8개월로 나타난 반면, 베바시주맙 단독 투여군은 8.1개월로 개선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었다(p=0.1350).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4월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다국가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FVC)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BBT-877은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혁신 신약후보물질이다. 오토택신은 세포내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화 등 병리기전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진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7년 레고켐바이오(현 리가켐바이오)로부터 BBT-877의 글로벌 독점 실시권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 5월 브릿지바이오는 IDMC로부터 임상 지속 권고를 받았다.
BBT-877 임상 2상은 특발성폐섬유증(IPF)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 미국, 호주, 폴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에서 진행됐다. 총 129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 FVC 변화가 약물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관찰됐으나, 두 군 간 통계적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BBT-877을 최대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임상 1상 단계의 BBT-877을 넘기면서 업프론트와 단계별 기술료(단기 마일스톤)으로 약 600억원을 받았다. 2019년 말 BBT-877 임상 1상 완료에 따라 약 50억원을 마일스톤 수익분배금 명목으로 리가켐바이오에 지급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0년 베링거인겔하임은 잠재적 독성 문제로 BBT-877의 권리를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추가 실험에서 독성 문제가 고농도 약물 처리에 따른 것으로 판단, 자체적으로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지만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
줄기세포치료제 상용화 난항

에스씨엠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 ‘SCM-CGH’의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급성췌장염 임상 실패 이후 두번째 상용화 도전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임상은 스테로이드 불응성 또는 의존성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11개 병원에서 진행됐다.
SCM-CGH 임상 2상 결과,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12주 시점 전체 반응률(ORR)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12주 시점의 ORR은 SCM-CGH군보다 위약군이 오히려 높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도 아니었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치료제 ‘ALLO-ASC-DFU’의 미국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임상에서 ALLO-ASC-DFU는 1차 평가변수인 상처가 완전히 봉합된 환자의 비율 46%를 기록하며 대조군인 하이드로겔 시트 처치 60%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해당 치료제는 당뇨병성 족부궤양(Diabetic Foot Ulcer, DFU) 치료제로 주목받았으나 주요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FDA 승인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안트로젠은 후속 분석을 진행하며 향후 개발 전략을 재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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