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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새 기회...주인 바뀌는 대어급 바이오벤처들

  • 천승현
  • 2025-06-24 06:19:36
  • 브릿지바이오, 관리종목 지정·임상 실패로 위기
  • 파멥신·헬릭스미스·신라젠 등 위기 상황서 최대주주 변경
  • 리가켐, 작년 오리온에 인수...R&D 투자 확대·주가 상승 선순환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때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던 대어급 바이오벤처들이 새 주인을 맞이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신약 개발 실패 등의 악재로 주가가 휘청거리고 사업 지속성이 불투명해지자 구원투수를 찾아 나선 모양새다.

브릿지바이오는 신약 임상실패와 관리종목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았다. 파멥신, 헬릭스미스, 신라젠 등도 신약 개발이나 상장 유지 고육책으로 회사 주인이 변경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인수했고 이후 왕성한 투자 행보로 이어졌다.

브릿지바이오, 해외 투자기관에 인수...관리종목 지정·임상 실패로 위기 고육책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일 미국 파라택시스홀딩스(Parataxis Holdings LLC) 계열사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 1호와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경영권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 1호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3062만7872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의 58.7%에 해당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653원이다. 브릿지바이오는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 1호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1주당 전환가액은 789원이다. 파라택시드코리아펀드1호는 전환사채를 주식 633만7135주로 전환할 수 있다. 파라택시스코리아펀드1호는 유상증자가 완료되고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지분 41.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 브릿지바이오 최대주주 이정규 대표의 지분율은 8.0%에서 4.7%로 희석된다.

파라택시스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자산 분야에 특화된 멀티스트래티지(다중전략) 투자 운용사다. 2019년 설립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파라택시스 공동 설립자인 에드워드 진 대표는 디지털 자산 전문 투자은행인 갤럭시디지털에서 투자은행가로 활동한 이력을 보유했다.

브릿지바이오 시가총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브릿지바이오는 2015년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기업을 표방하면서 설립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NRDO는 직접 후보물질을 발굴하지 않는 대신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으면서도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은 초기 후보물질을 도입, 개발하는 사업 모델이다.

브릿지바이오의 주식 시장에서 관리종목 지정과 임상 실패로 고전을 겪자 경영권을 외부 투자자에 넘기면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취지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월 법차손 비율 문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2023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중 200%를 초과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72%를 기록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전년보다 법차손 규모를 줄이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으나 여전히 관리종목 법차손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달 신약 임상 실패 소식에 주가 급락세가 계속됐다. 브릿지바이오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 다국가 임상 2상 탑라인(주요 지표) 데이터 분석 결과 1차 평가지표인 24주차 강제 폐활량(FVC) 변화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임상 실패를 발표한 이튿날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29.9% 하락한 이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브릿지바이오의 종가는 680원으로 4월 14일 8960원에서 두 달 만에 92.4%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4674억원에서 355억원으로 4319억원 증발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후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냈고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기대감에 지난 20일과 23일 각각 20.6%, 29.9%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은 639억원으로 증가했다.

브릿지바이오 측은 이번 결정과 관련 "증자와 파라택시스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법차손 이슈를 포함한 상장 유지 관련 주요 이슈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파멥신·헬릭스미스·신라젠 등 위기 상황서 최대주주 변경

최근 상장폐지가 예고된 파멥신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바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파멥신은 항체치료제 신약개발 기업이다. 지난 2018년 11월 기술특례를 통해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파멥신은 상장 5년 후에도 관리종목 연 매출 30억원을 넘지 못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은 매출 요건의 경우 상장 연도 포함해 5개 사업연도까지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파멥신은 2022년과 2023년 매출이 각각 2억660만원, 7496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매출이 39억원을 기록하며 30억원을 넘어섰다.

파멥신은 지난 2023년 12월 최대주주가 창업자 유진산 대표에서 타이어뱅크로 변경되며 경영 정상화를 모색했다.

파멥신은 신약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 확대를 모색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파멥신은 작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근 3개년도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기술이전 관련 수익은 2020년 기술료 매출 1000만원으로 금액이 크지 않다”라고 소개했다.

당시 파멥신은 “TTAC-0001의 임상개발이 고도화돼 감에 따라 기술이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현재 MSD와의 협력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TTAC-0001의 기술권리를 분산시키는 것이 옳지 않다는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TTAC-0001의 기술이전 관련 논의를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멥신은 유상증자 철회 등 공시 번복이 이어지자 상장 폐지가 결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7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파멥신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및 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지난해 7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파멥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이에 대해 파멥신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파멥신은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올해 4월 6일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파멥신은 개선 기간이 지난 4월 28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상장폐지를 모면하지는 못했다.

파멥신 측은 "최대주주는 회사의 존속과 주주 보호를 위해 거래소 측에 500억원 투자 확약서를 제출했다"라면서 "이는 회사의 지속 가능성과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임에도 이번 최종 심의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파멥신의 시가총액은 2338억원이다. 파멥신은 지난 2023년 11월 3일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파멥신은 코스닥 시장 상장 4개월이 지난 2019년 3월13일 시가총액이 6186억원까지 상승했지만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파멥신은 "거래소가 요구한 재무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확보, 신약개발을 통한 실적 기반 확보 등을 진정성 있게 추진해왔으며 국책과제 선정, 핵심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진척 등 실질적인 성과도 도출했다"라면서 "단기간 내 성과 창출이 어려운 신약개발 기업의 특성과 현실적인 한계가 이번 심의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파멥신이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청구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법원 결정 확인시까지 예정된 상장폐지 절차는 보류됐다.

헬릭스미스는 임상실패 등의 악재와 함께 최근 2년 연속 주인이 바뀌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22년 12월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는 회사 경영권과 경영권에 종속되는 일체의 권리를 카나리아바이오엠에 넘겼다. 헬릭스미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시 헬릭스미스는 설립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023년 12월에는 바이오솔루션이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헬릭스미스는 바이오솔루션을 3자배정 대상자로 총 365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 결과에 따라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는 기존 지분 9.39%를 보유한 카나리아바이오엠에서 증자 후 헬릭스미스 지분 15.22%를 확보하는 바이오솔루션으로 변경됐다.

헬릭스미스는 한때 시가총액이 5조원을 육박하며 국내 간판 1세대 바이오벤처로 평가받았다. 지난 2019년 9월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임상3상시험이 실패하면서 주가도 부진을 겪었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3-2상, 임상 3-2b상으로 구분해 재도전에 나섰지만 지난해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에서 진행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임상시험 3상(3-2와 3-2b)의 톱라인(Topline)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996년 서울대학교 학내 벤처 바이로메디카퍼시픽으로 출범했다. 1999년 바이로메드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5년 코스닥 시장에 국내 최초로 기술특례로 상장했다. 지난 2019년 헬릭스미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9년 3월13일 시가총액이 4조9815억원에 달했는데 2021년 7월16일 이후 단 한 번도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지난 23일 시가총액은 1304억원으로 6년 전보다 97.4% 축소됐다.

지난 2021년에는 신라젠의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변경됐다. 2021년 5월 엠투엔은 신라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600억원을 들여 신라젠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2020년 5월부터 2022년 11월 12일까지 2년 5개월 동안 거래가 중지됐다. 엠투엔이 인수한 신라젠 신주 발행가액은 3200원으로 당시 주가 1만2100원의 26.4% 수준에 불과했다. 신라젠이 거래 중지 상태라는 이유로 낮은 가격으로 주식가치가 낮아졌다.

신라젠은 2017년 11월2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8조711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23일에는 4178억원으로 8년 전보다 4.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리가켐바이오, 작년 오리온 5485억에 인수...R&D 투자 확대·주가 상승 선순환

리가켐바이오는 최근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대기업의 자본 유입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확보한 사례다.

오리온은 지난해 1월 총 5485억원을 들여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신주 796만3282주를 4698억원에 취득했다.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의 최대주주 김용주 대표(120만주)와 박세진 수석부사장(20만주)이 보유한 구주 140만주를 787억원에 매입했다.

리가켐바이오 시가총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리가켐바이오는 오리온에 인수된 이후에도 활발한 신약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작년 한 해에만 1133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작년 매출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R&D 비용으로 투자한 셈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의 62.5%에 해당하는 322억원을 R&D 분야에 투입했다. 2024년 188억원보다 투자 규모가 71.5% 늘었다.

리가켐바이오는 2023년 12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 'LCB84'를 17억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어 작년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1조원대 패키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이 1259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리가켐바이오는 더욱 활발하게 R&D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초 기업설명회(IR)에서 리가켐바이오는 올해 3000억원을 R&D 비용으로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3일 시가총액이 3조8148억원으로 오리온 인수가 결정된 작년 1월 15일 1조5410억원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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