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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들, 신약개발 협력 시점 앞당긴다

  • 황병우 기자
  • 2026-10-12 11:54:2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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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프라인 절반 외부 혁신 기반…초기 투자·기술도입 병행
  • 질병 이해·치료 기술·환자 수요 결합…계약 조건은 맞춤 설계
  • 기술 차별성에 개발·자금계획까지…글로벌 전문가와 조기 대화

[데일리팜=황병우 기자]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개발 협력의 출발점을 계약 체결 이전으로 앞당기고 있다. 연구 초기부터 외부 기술을 찾고, 바이오텍의 개발·자금조달 전략을 함께 검토하면서 협력 가능성을 살피는 방식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12일 개최한 2026 KDDF CPG 심포지엄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텔라스, 바이엘이 각사의 외부 혁신 전략을 소개했다. 

세 회사는 협력 방식에는 차이를 보였지만, 유망 기술을 일찍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쌓는 데 무게를 뒀다.

초기 연구부터 접점 넓혀…기술도입 전 투자·협업

페이 션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사업개발·라이선싱 헤드 겸 염증질환 전략적 파트너십 글로벌 헤드는 자사 파이프라인의 약 50%가 외부 혁신에 기반한다고 소개했다.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사업개발 조직뿐 아니라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 조직도 외부 기술을 확보하는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션 헤드는 "외부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조직은 기업 설립이나 시드 단계에 참여해 소수 지분을 투자하고, 사업개발·라이선싱 조직은 자사 파이프라인을 보완할 전임상·임상 자산을 찾는다는 설명이다.

내부에서 특성을 확인한 화합물을 외부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opnMe도 협업 수단 중 하나다. 외부 연구자가 화합물을 연구에 활용하거나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연구를 논의할 수 있도록 연구 자원을 개방한 것이다.

국내 에임드바이오와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협력은 기술도입 사례로 제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에임드바이오와 ADC 후보물질의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션 헤드는 에임드바이오의 기술이 자사가 찾던 ADC 연구 방향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션 헤드는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고 믿는다"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협력 대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의 소재지보다 자사 연구에 필요한 과학적 가능성을 살핀다는 취지다.

아스텔라스는 외부 기술과 자사 연구 분야의 접점을 강조했다. 미노루 가메다 아스텔라스 사업개발부문 기술발굴·거래 리드는 질병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와 치료 기술,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결합해 개발 대상을 선정한다고 언급했다.

가메다 리드는 "질병의 생물학적 특성과 환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며 "여기에 치료 기술과 질환에 대한 통찰을 결합해 유망한 치료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기술이 새롭다는 사실만으로 협업을 결정하기보다 어떤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고 치료 결과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살핀다는 의미다. 아스텔라스는 협력 기업에 연구개발부터 의료, 제조, 상업화에 이르는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거래 조건은 개별 파트너십에 맞춰 설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가메다 리드는 "기존의 거래 구조나 선례에 얽매이지 않고 파트너의 필요에 맞춰 거래 유형과 조건, 일정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기술의 개발 단계와 협력 목적에 따라 계약 형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왼쪽부터)페이 션 베링거인겔하임 미국 사업개발·라이선싱 헤드 겸 염증질환 전략적 파트너십 글로벌 헤드, 미노루 가메다 아스텔라스 사업개발부문 기술발굴·거래 리드, 노부히로 가자마 바이엘 Collaborate to Cure Hub Japan 리드

기술 가치에 더해 개발·자금 계획도 검증해야

노부히로 가자마 바이엘 Collaborate to Cure Hub Japan 리드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글로벌 파트너를 만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가자마 리드는 기술도입 논의가 보다 이른 개발 단계로 이동하는 반면, 기업 인수는 개발이 진전돼 위험이 낮아진 자산에 관심이 쏠리는 흐름을 짚었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도 가능성을 보여줄 대표 개발과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잠재적 파트너와 투자자가 평가할 수 있도록 해당 과제의 개발 목표와 자금 활용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자마 리드는 "플랫폼 기업에는 대표 프로그램과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관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대표 프로그램에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이후 더 폭넓은 파트너십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획을 다듬기 위해 글로벌 전문가와 일찍 대화할 것도 주문했다. 임상 전문가에게는 기술의 차별성이 환자 치료에 의미가 있는지, 투자자에게는 자금 계획과 개발 단계별 목표가 설득력 있는지 확인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사 관계자와의 대화에서는 향후 협력에 필요한 근거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봤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가자마 리드는 "글로벌 전문가와의 대화는 기업이 세운 가정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그 의견을 바탕으로 개발 우선순위와 자금 계획을 다듬고 새로운 근거를 확보해 다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엘이 올해 국내에서 시작한 코랩 커넥트 서울도 이러한 대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국내 초기 기업이 바이엘의 글로벌 연구개발 전문가와 투자자에게 연구·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방식이다. 가자마 리드는 국내에서 시작된 관계가 바이엘의 다른 글로벌 거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자마 리드는 "가장 좋은 논의는 정식 거래가 필요해지기 전에 시작된다"며 "일찍부터 파트너십을 준비하고, 거래가 필요해지기 전에 대화에 나서라"고 당부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개회사에서 연구 성과를 실제 의약품 개발로 연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단장은 "유망한 과학을 성공적인 의약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글로벌 파트너십과 역량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화가 한국 바이오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의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파트너십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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