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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로 여러 곳서 '약 쇼핑'…처방약 해외 반출 정황

  • 김지은 기자
  • 2026-08-25 12:01:00
  • 요약
  • 의료급여 수급자, 비대면진료 통해 여러 곳서 처방받은 정황
  • 보건소, 약국에 처방전·조제기록 확인…본인 수령 여부까지 조사
  • 약국 조제 당시 본인부담 '0원'…반복 처방 관리 사각지대 우려
AI 생성 이미지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비대면진료를 통해 여러 곳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은 뒤 조제약을 해외로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역 보건소가 해당 환자에게 의약품을 조제한 약국을 대상으로 처방전과 조제기록, 실제 의약품 수령 여부까지 확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반복 처방, 이른바 '약 쇼핑'을 걸러낼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약국가에 따르면 서울 A약국은 지난 7월 말 관할 보건소로부터 한 환자의 비대면진료 처방·조제와 관련한 확인 전화를 받았다.

해당 환자는 1997년생 의료급여 수급자로 지난 4월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고 A약국에서 항생제와 위장약 등을 조제받았다.

당시만 해도 약국에서는 특별한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환자가 직접 약국을 방문해 의약품을 수령했고 약사와 대면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투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개월 뒤 보건소에서 연락이 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약국 약사에 따르면 보건소는 해당 환자가 여러 곳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아 해외로 보낸 것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보건소는 약국에 해당 환자의 처방전과 조제기록부를 확인하고 실제 환자 본인 확인이 이뤄졌는지, 누구에게 의약품을 투약했는지 등을 약국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약품을 환자가 약국에서 직접 수령했는지, 택배 등 다른 방법으로 전달받았는지도 물었다는게 약사의 말이다. 

A약국 약사는 "보건소에서 민원이 있다며 연락이 왔고 해당 환자가 여러 군데에서 처방받아 해외로 보낸 것 때문에 관련 내용을 확인하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처방전과 조제기록부, 본인 확인 여부와 실제 누구에게 투약했는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약국에서는 환자 본인이 직접 방문해 약을 받아갔고 당시에는 이상하다고 느낄 만한 부분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12월 비대면진료 제도화…'여러 병원 돌기' 걸러낼 장치는

약사에 따르면 이 환자의 경우 의료급여 수급자로 본인부담금이 책정되지 않았다. 당시 처방만 놓고 보면 실제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처방이었던 만큼 당시 조제 과정에서 반복 처방이나 해외 반출 가능성을 의심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별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각각의 진료와 조제만 확인해서는 한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의약품을 확보하는 행태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 이번 사례에서 드러난 셈이다.

약국가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비대면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동일 환자의 반복적인 의료기관 이용과 중복 처방을 확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12월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은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면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환자에 대해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

특히 기존 대면진료 기록이 없는 환자의 비대면진료도 일정한 요건 아래 허용되는 만큼 한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해 각각 비대면진료를 받을 경우 이를 어떤 단계에서 확인하고 관리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여러 의료기관에서 각각 정상적인 비대면진료가 이뤄지고 여러 약국에서 각각 정상적인 조제가 이뤄지더라도 환자 단위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장치가 없다면 반복 처방이나 의약품 오남용을 개별 의료기관과 약국이 발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향후 처방의약품의 약국 외 인도 범위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약국 약사는 "우리 약국에서는 환자가 직접 방문해 약을 받아갔기 때문에 당시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었다"며 "보건소 연락을 받고 나서야 여러 곳에서 처방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진료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처방을 받는 행위나 불필요하게 의약품을 확보하는 사례를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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