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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가치↑·동아제약 상장 복귀…소멸회사 존속의 셈법

  • 천승현 기자
  • 2026-07-24 11:50:32
  • 요약
  • 동아쏘시오홀딩스, 100% 자회사 동아제약 흡수합병
  • 통합법인 사명은 소멸회사 동아제약으로 출범
  •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해소...동아제약 브랜드 가치 존속
  • 동아제약, 13년 만에 재상장 효과...중복 상장 우려도 해소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면서 존속회사 사명을 소멸회사 사명으로 변경한다. 지주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을 내재화하면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동아제약은 사명 유지로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고 13년 만에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아제약 사옥 전경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100% 자회사 동아제약의 흡수합병을 결의했다고 23일 밝혔다.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돼 합병 완료 후에도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주 구성과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  

회사 측은 “핵심 자회사인 동아제약의 컨슈머 헬스케어 시장 경쟁력과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내재화함으로써, 순수 지주회사에서 직접 사업과 그룹의 신규 투자, 신성장동력 확보, 자회사 관리 등을 병행하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제약을 흡수합병하면 사업회사 동아제약이 창출하는 현금을 지주회사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직접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매출 7263억원과 영업이익 869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307억원에 달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3년 3월 옛 동아제약이 분할되면서 신설된 법인이다. 당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옛 동아제약이 지주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  박카스를 포함한 일반의약품 사업부 동아제약으로 분할됐다.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로 비상장법인으로 편입됐다.   

이번 흡수합병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존속회사가 소멸회사의 사명으로 변경된다는 점이다. 동아제약이 모기업에 흡수합병되면 소멸하지만 통합법인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아닌 소멸회사 동아제약의 사명을 사용할 예정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 안건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흡수합병 이후 존속법인 동아쏘시오홀딩스라는 사명이 출범 13년 만에 사라지는 셈이다.   

동아제약이 박카스와 함께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소멸회사 사명을 유지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했지만 통합법인 사명은 소멸회사인 삼성물산으로 결정된 바 있다. 

지주회사가 핵심 자회사의 사명을 사용하면 기업 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면서도 주가 흐름은 부진한 편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늘었고 매출액은 1조4298억원으로 7.2% 증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3%, 27.2% 뛰었다.  

지난 23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가는 8만500원으로 1년 전 11만8100원보다 31.8%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년 전 7948억원에서 5420억원으로 2528억원 감소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시가총액 추이(단위: 억원, 자료: 한국거래소)

지난 23일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PBR은 0.75배에 불과했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지표다. 회사의 장부상 순자산 대비 주식시장에서 얼마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다는 의미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시가총액 5420억원은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 7197억원에도 못 미쳤다.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도 해소할 수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매출은 886억원인데 이중 배당수익이 721억원으로 81.1%를 차지한다. 지주회사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자회사의 지분 가치나 배당수익에 실적을 의존하고 있어 기업 가치가 저평가를 받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주회사가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진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제약 입장에서도 사명을 존속회사에 적용하면서 브랜드 가치 하락과 사명 변경에 따른 소모적인 비용 낭비을 차단할 수 있다. 검증된 소멸법인의 사명을 유지하면서 사명 변경 후 CI 교체와 홍보에 따르는 막대한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동아제약 입장에서는 지주회사에 흡수합병되지만 사명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상장 효과도 누리게 된다.  

현실적으로 동아제약의 독자적인 상장은 중복상장 규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해 거래소 상장심사시 중복상장은 엄격히 심사할 방침이다. 현재 거래소 상장규정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만 “주주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기준으로 중복상장을 규율하고 있다. 앞으로는 분할 뿐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핵심 자회사가 비상장법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중복 상장 우려와 맞물려 모기업의 기업 가치 제고의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과의 합병은 주요 자회사 중복 상장 우려에 따른 지주사 할인 요인을 해소하고, 시장에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통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3년 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 당시 비상장법인으로 전환된 이후 13년 만에 사실상 상장 회사로 복귀하는 셈이다. 

사실 과거 동아제약의 비상장법인 전환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컸다. 옛 동아제약의 분할 안건에 대해 당시 지분 9.5%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박카스 사업부를 비상장법인으로 두는 것을 문제 삼으며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국민연금은 "동아제약의 캐시카우로 영업이익의 50%를 벌어들이는 박카스사업부가 비상장회사로 바뀐다는 점에서 주주가치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됐다"고 지적했다. 

핵심사업에 대한 주주들의 영향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회사의 이익이 주주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후 동아제약은 주주 동의 없이 박카스 사업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측은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동아제약이 영위하는 핵심 사업 분야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책임 경영이 강화되고, 의사결정 권한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존속회사의 이사회 및 경영진으로 일원화함으로써 단일 거버넌스 기반의 신속하고 책임 있는 경영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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