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약 장기품절에 손 놓은 정부...의·약사도 한계 봉착
- 김지은
- 2023-06-20 16:49:25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소아 필수약 이외 희귀질환 치료제까지 확산
- “왜 1년 넘게 방치하고 있나”…정부 향해 책임론 제기
- AD
- 매출을 부르는 약국공간 컨설팅 휴베이스 디테일이 궁금하다면?
- 휴베이스 모델약국 투어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 품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선 약국을 넘어 병·의원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부를 향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병원들은 약 품절로 진료와 치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나아가 국민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가 진행한 소아청소년 필수약 공급 대책 촉구를 위한 기자간담회에서는 1년 넘게 이어지는 약 품절로 인해 일선 중·소 병원이 겪는 어려움이 공개됐다.

중증질환 약부터 필수약까지 품절…진해거담·기관지확장제 심각
아동병원협회는 이날 협회 소속 44곳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약품 품절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아청소년 중증질환 필수의약품 중 품절인 약은 내분비 질환에 사용되는 ▲렐레팍트 ▲데카펩틸3.75mg ▲노디트로핀, 노디플렉스 ▲프레미나정0.3mg, 신경계 질환에 사용되는 ▲데파코트 스프링클제형 ▲파이콤파 현탁액 ▲사브릴정500mg, 소화기 질환 처방약인 ▲조프란주4mg/2ml, 순환기 질환 약인 ▲알닥톤정으로 조사됐다. 이들 약은 모두 1년 이상 품절인 상태다.

이 외에도 네불라이저치료제 6개 품목, 위장관운동조절, 구토, 복통, 장염약이 4개 품목, 부신피질호르몬제 4개 품목, 독감치료제와 지사제/장염약, 항히스타민제가 각각 3개 품목의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약 중 세토펜정(아세트아미노펜)이 6년 이상 품절 상태로, 기간이 가장 길었고 품절 기간이 짧은 약들도 2~3개월 단위로 품절과 유통이 반복되는 등 수급불안정이 지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 약 코드 바꾸는 게 일과…진료에도 차질이”
의사들은 약국과 마찬가지로 병원도 품절 약에 대한 대응이 주업무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인근 약국들과 계속 연락하며 재고가 있는 대체 약으로 코드를 변경해 다시 처방하는 게 일이고, 병원에서 취급하는 약 중 품절된 것은 제약사, 도매와 연락해 재고를 구하는 게 주요 업무가 됐다는 것이다.
최용재 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은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중소형 병원과 의원, 그 인근 약국들이 약 품절로 인해 겪는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차트에 모든 약의 코드를 잡아놓을 수는 없으니 자주 처방하는 약 코드를 잡아놓고 주변 약국에 안내한다. 요즘은 차트에 있는 약 재고가 없다보니 약국들과 연락해 대체 약으로 다시 처방하는 게 일이다. 의사를 한지 꽤 됐지만 요즘처럼 힘들 때가 없다”고 말했다.
이홍준 정책이사도 “처방을 내면 약국에서 약이 없다 전화가 오고, 진료를 보다 말고 처방을 바꿔야 하는 형편”이라며 “의사는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약사는 여기저기 도매상에 연락하며 약을 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아 환자나 보호자는 약을 받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회장은 “의사의 판단, 환자 상태에 따라 꼭 처방하고자 하는 약이 있지만 그 약이 품절이라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환자의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의사로서 그런 환자에는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1년 넘어가는데”…약 품절 대안 못 찾는 정부 향한 성토
이날 아동병원 의사들은 약 품절 기간이 장기화되고 품목이 다양해지는 등 상황이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대책을 내놓지 않는 정부 당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해결을 촉구했다.
이홍준 정책이사는 “감기약 품절이 심각한데 이 사태는 1년 전 오미크론때 발생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제약사는 추가 생산 계획이 없다거나 수입이 힘들다는 해명만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왜 정부는 전혀 손을 쓰지 않는 것인가. 복지부, 식약처 등 유관기관이 모르쇠로 일관하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용재 부회장은 “소아약 생산이 많은 제약사의 경우 저출산으로 관련 의약품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익이 보존되지 않다 보니 관련 제약사는 생산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며 “희귀약은 특히 별다른 이유 없이 생산이 중단되기도 한다. 약이 없어 진료와 처방이 제한이 따른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약 품절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시작됐다지만 엔데믹에서도 이 상황이 지속되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보건당국이 이런 심각한 상황을 모른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방치한다면 나쁜 것이다. 소리 없이 피눈물 흘리는 아이와 부모에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힘 없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라 아픈 아이와 보호자들에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지역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품절 약이 광범위해지고 일부 약은 동일 성분 제품의 씨가 마르면서 대체조제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고운메디컬약국 박소현 약사는 “약이 없어 지역 약국은 정상적 조제가 힘든 상황이다. 품절 약과 대체할 약을 구하느라 정상적 업무가 힘들 정도”라며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시럽은 조제용 뿐만 아니라 일반약까지 씨가 말라 대체조제나 대체 판매도 힘들다. 조제약과 더불어 일반약의 품절도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박 약사는 “보호자들은 이런 상황을 잘 모르다 보니 약국에 왜 약이 없냐고 볼멘소리도 하고 우리 아이는 대체 어떡해야 하냐고 묻기도 한다”면서 “약사로서 환자를 약이 없다는 이유로 돌려보내야 할 때 안타깝고 불편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홍준 이사도 “요즘 일반약 해열제 품절이 심각하다보니 보호자들이 약국에서 해열제를 구매할 수 없다며 처방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처방약, 일반약 품절의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더불어 처방약은 상비약이 아니다 보니 변질될 우려도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빠른 시일 내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대통령 할아버지 약 구해주세요"…소청과 의사들 성토
2023-06-20 11:26:18
-
약사회 슈도에페드린 균등분배 협조 SOS...정부 나섰다
2023-06-12 05:50:37
-
"대체조제 가능" 약 품절·비대면 진료가 가져온 변화
2023-06-09 12:10:53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13년 전 악몽 재현되나"…유통·CSO업계 약가개편 촉각
- 2'묻지마 청약' 규제했더니...상장 바이오 공모가 안정·주가↑
- 3의사 남편은 유령환자 처방, 약사 아내는 약제비 청구
- 4[기자의 눈] 절치부심 K-바이오의 긍정적 시그널
- 5비대면 법제화 결실…성분명·한약사 등 쟁점법 발의
- 6유통협회, 대웅 거점도매 연일 비판…“약사법 위반 소지”
- 7[팜리쿠르트] 삼진제약·HLB·퍼슨 등 부문별 채용
- 8제일약품, ESG 경영 강화…환경·사회 성과 축적
- 9희귀약 '제이퍼카-빌베이' 약평위 문턱 넘은 비결은?
- 10"실패와 절망 끝에서 찾은 나 다움, 그리고 나의 행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