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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버린 약 쓰레기 생태계 위협한다"

  • 정웅종
  • 2005-08-22 06:48:34
  • 약국·가정 폐기량 급증...정부 '방치' 제약사 '무책임' 지적

|기획진단|약물 환경오염과 그 해법

가정에서 쓰다 남은 약, 약국의 재고약, 동물약 등 쓰다 버리는 약들이 한해 수 없이 배출되고 있지만 관련법규 미비로 이들 약물이 어떻게 폐기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더구나 정화단계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생태계로 유입된 약물은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독성이나 질병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 인간이 버린 약물 쓰레기가 새로운 환경오염의 주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생태계로 유입되는 약물 실태와 관리방안 등 해법을 논의할 시기다.

----------------------- 과다한 약물 사용이 환경을 위협한다 폐의약품 수거 관리체계가 시급하다 -------------------------------------

98년 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항생제, 진통제, 방부제, 아드레날린 작용억제제, 기타 약물들이 음용수, 호수, 강에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해 충격을 줬다.

당시 논문을 발표한 유럽의 과학자들은 이 같은 생태계의 약물 오염의 원인은 "인간이 버린 약물 쓰레기에서 왔다"고 확인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생태계로 유입되는 약물 오염에 대한 연구가 처음으로 이루어져 관심을 모았다.

광주과학기술원 김상돈 교수는 전국 대도시 5개 하천의 하수종말처리장을 2004년 1년간 방류실태와 독성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들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진통제, 소염제, 해열제, 간질치료제, 콜레스태롤 저하제 등 의약품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김 교수는 "생활하수가 집합하는 하수종말처리장에 대한 독성검사였다"며 "한강 등 일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소염진통제, 해열진통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높았지만 이것이 바로 하천으로 유입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인 의약품의 노출은 생태계와 인체에도 위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약물이 서로 혼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재고약의 증가는 버려지는 약의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에서의 의약품 관리 및 폐기 현실은 미흡한 실정이다.

올해 5월 소비자보호원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재 100가구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보관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구의 42%가 처방조제약을 재사용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었다.

또한 조사대상 가구 중 77%가 사용기한 확인이 불가능한 의약품을 1개 이상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질병 증상이 개선되거나 쓰다 남은 약이 우리 가정에 그 만큼 많이 존재한다는 조사결과였다.

이 같이 남은 약들은 일반 쓰레기에 그대로 버려지거나 하수구나 변기를 통해 하수로 유입되고 있다.

현재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사료용과 매립용으로 나눠 처리한다.

사료용으로 분리된 음식물쓰레기는 축산 농가의 동물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에 버려진 약물 성분은 그대로 축산물에 축적되게 된다.

지난 98년 스위스 연방연구소는 스위스 시골 한호수에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클로피브릭산(clofibric acid)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스위스 과학자들은 스위스에서는 제조되지도 않는 이 약물이 어떻게 널리 편재되어 있는지 에 대해 "사람들이 버린 약 쓰레기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투여된 약물의 50~90%가 신체내에서 원래 투여 상태 혹은 생물학적 활성상태로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해 과다한 약물 사용이 결국 소변이나 대변 등으로 생활하수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소보원의 조사에서 일반 가정의 4곳 중 1곳에서는 증상의 빠른 치유를 위해서 의약품을 적정량보다 과다하게 복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의약품의 무분별한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2003년 국민 1인당 내원일수와 약국 방문일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1년에 평균 53일치의 처방을 받고 8번 정도 약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번 약국을 방문해 평균 6.5일치 약을 먹는 셈이다.

약국 방문일수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전 3.76일에 비해 무려 2배나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업 이후 처방 내는 약의 수와 일수가 늘어난 것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서 버려지는 약도 급증했다. 특히 재고의약품 처리제도가 없어 제약사에 반품하고 그렇지 못한 약들은 약국에서 하수구나 쓰레기봉투 등 일반 가정과 똑같이 자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한약사회가 추산하고 있는 반품 의약품의 규모는 516억원 어치 정도다. 반품 의약품의 대부분은 조제용 의약품으로 의약분업 이후 크게 급증했다.

개봉된 채로 전국 약국에 쌓여 있는 재고 의약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약사회가 5,556개 약국을 대상으로 개봉재고의약품 현황을 파악한 결과, 약국당 평균 319만원어치의 재고 의약품이 쌓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고의약품 품목 수는 116개 품목으로 금액은 2001년 약국 당 286만원으로 집계됐던 것보다 11.5%나 증가한 결과다.

약사회 하영한 이사는 "재고약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제약사가 큰 포장단위로 생산하고 의사들의 빈번한 처방 변경, 그리고 제약사의 반품 수거 노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미니인터뷰> 광주과기원 김상돈 교수

-이번 연구에서 버려진 약의 위해도는 어느정도로 나타났나?

=스위스 등 하천의 약물위험에 관심이 있는 나라보다 높게 나왔다. 국제저널에 나온 수치와 비교해 볼 때 처리시설, 수거시설이 좋아서 그렇지 단순히 국내 하천의 약물위해도가 높다고만 할 수는 없다.

-단순히 쓰나 남은 약을 버린 경우인가 아니면 다른 경우도 있나?

=이번 조사는 하수종말처리장 등 5개 하천으로 흘러가는 생활하수에 초점을 맞췄다. 단적인 예로 공장이 전혀 없는 스위스 산간지방 하천 등에서 약물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우리 몸을 통해 약물 성분이 다량으로 배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버려지는 약의 양 말고도 높은 약 강도로 우리 몸에서 흡수와 분해 등 신진대사가 잘 안되서 먹은 약이 그대로 나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번에 검출된 아스피린 성분의 경우 버리는 것 말고도 소변, 대변 등 하수처리장으로 나온 것으로 볼 때 이 같은 과다복용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미 외국 논문들은 이 같은 완전분해 안되고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하천으로 유입된 약물은 얼마나 위험한가?

=약효에 미생물이 결합해 어떤 성분으로 변할지 알 수 없는 미생물 대사산물 즉, 부가효과에 대한 국내외 연구가 전무한 상태다. 예를 들면 항생제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에 대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처럼 과연 어떤 부작용으로 돌아올 지 알 수 없다.

-이번 연구결과의 시사점은?

=이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하천에 흘러들어가는 약물에 대해 이슈화된 지 오래다. 특히 약물 과다사용이 일반화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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