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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0% 일반약…"난매는 없다"

  • 한승우
  • 2008-10-21 12:09:39
  • 메디팜평화당약국 "원칙 지키는게 약국경영 지름길"

서울 지하철 2호선 내에서도 최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사당역. 사당역 3번 출구로 나와 사람들이 붐비는 방향으로 50M 가량 걷다보면 ‘메디팜평화당약국’이 보인다.

선술집이 집중돼 있는 지역이니만큼 메디팜평화당약국은 밤 늦도록 약국간판 불이 꺼지지 않는다. 기자가 평화당약국을 찾은 늦은 9시경에도 십분간격으로 약국문이 열리며 이 약국의 대표, 최태영 약사(조선약대·38)를 찾는다.

이른바 ‘뜨내기’ 고객들이 많을 법한 약국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약국을 찾는 고객들마다 ‘최 약사님’이란 첫말을 꺼낸다. 마치 자신이 이 약국의 단골임을 자랑하려는 듯.

최 약사가 이곳에서 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2년전 이곳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다 당시 대표약사로 있던 선배에게 약국을 넘겨 받았다. 10여년 가깝게 밤 시간 사당역을 지켜온 터라 지나가는 고객들마다 눈에 익는다고 했다.

“전체 고객 중 지역주민이 30%, 나머지 70%는 유동인구로 인한 고객들입니다. 오시는 고객분들 한분한분마다 정성을 쏟다보니 단골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이 옷도 단골께서 사심없이 선물해 주신겁니다(웃음).”

일반약 상담 노하우, “원칙 속에 다 담겨 있죠”

일반약 매출이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하다보니 최 약사만의 독특한 일반약 상담 노하우가 있을 법도 했다. 이를 묻자 생각외로 싱거운 답변이 돌아온다.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최 약사는 일반약 판매 상담에 있어 약사로서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 카운터에 의한 약 판매나 난매, 강매, 약사 자의적 판단에 의한 약 변경 판매 등이 이에 속한다.

“고객이 ‘박카스’를 달라고 했는데 약사가 ‘알프스’를 주는 것만큼 불쾌한 것이 없다”는 최 약사는 “간단명료한 것 같지만 일반약 판매 노하우의 9할은 원칙을 지키며 고객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약사로서 고객의 상태를 정확하게 짚고 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 것은 기본전제이다. 다만, 약의 선택에 있어서 고객의 판단과 선택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최선의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약사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약사가 그 선택에 개입해 ‘이 약이 좋다. 이걸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약사 스스로 난 ‘장사아치’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최 약사의 일반약 복약상담은 다른 약국에 비해 두세배 가량 길다. 무작정 고객이 들어와서 ‘00 주세요’라고 해도, 그는 ‘왜 이 약을 드시려고 하시죠’라고 되묻는다. 복약상담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고객은 ‘그럼, 그 약을 먹을께요’라고 답한다. 물론, 최 약사의 편안한 인상과 말씨, 정성깃든 조언과 배려가 이러한 상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약사로서 ‘배짱’ 가져야...인맥 관리도 중요

최 약사가 꼽는 약국경영 노하우 두가지는 배짱과 인맥관리이다.

최 약사는 약대에서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졸업해서 20평 남짓한 약국 안에서 근무를 오랫동안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방어적이 되거나, ‘소심’(?)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고 말한다.

유흥지역 유동인구를 겨냥한 다양한 품목들이 눈에 띈다.
인근 약국에서 난매나 카운터로 유통 질서를 흐리거나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도, 마음 속으로만 애끓는 심정을 갖고 발을 동동 구르는 것도 남에게 큰소리 칠줄 모르는 약사들의 착한 심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최 약사는 주변 약국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서슴없이 약국을 찾아가 정황을 묻는다고 했다. 그래야 서로간에 오해가 없고 상생하게 되는 지름길이라고 최 약사는 강조했다.

“명품 사는데는 몇 백만원씩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도, 약값 몇 백원 때문에 마음 썩히고 졸이는 일부 약사들의 소식을 접하면 참 씁쓸해요. 약사가 배짱을 갖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약국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짱과 함께 최 약사가 강조하는 약국경영 노하우는 돈독한 인맥 관리이다. 최 약사 자신도 선배 약사로부터 지금의 약국 자리를 인수했을 정도로 든든한 인맥은 경영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단골을 문서로 관리한다는 건 ‘모순’...가슴으로 느껴야

최태영 약사
약국을 경영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갈등이나 어려운 일, 경영 노하우 등을 선·후배간의 활발한 정보교류를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

“제가 생각해도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하게 되면, 그리고 약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약사들은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계기나 방법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여러 선·후배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약국경영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비단, 약사회 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도 제 재산이자 경영의 힘이죠.”

덧붙여 최 약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약국에서의 단골고객 관리 노하우를 살짝 귀뜸했다.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다면 단골이라 이름지을 수 없다는게 최 약사의 지론이다.

“단골관리를 문서로, 또 컴퓨터, 문자메시지로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죠. 진짜 단골은 가슴 속에, 또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가슴 속 단골을 많이 늘려나가는 것이 진짜 약국경영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제보- 데일리팜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약국을 경영한다'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 yamaha47@dreamdr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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