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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 신용의 위기

  • 데일리팜
  • 2008-12-04 09:45:54

수원에 기반을 둔 도매업 #인영약품의 부도는 시기적인 상황과 맞물려 약업계에 충격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수 이남의 경기지역에서 전통과 규모를 인정받았고 소유주가 국회 3선 의원을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서 놀라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인영은 그동안 경동사와 인수 협의를 해왔기 때문에 채무의 일부를 탕감하는 도움을 받는다면 주로 제약회사인 채권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 듯 하다. 그러나 외국 자본이 대주주가 된 경동사는 옛날 경동사가 아니고, 채무를 그대로 인수할 것이냐의 문제가 불확실하여 채권자들의 믿음을 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데일리팜 보도는 재고약 불출을 하기로 했다고 하니 일단은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 인영 같은 규모의 도매업이 부도가 나면 업계의 자금흐름에 당연히 경색이 온다.

인영과 직결된 관계자만의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약회사들은 여신 관리를 더욱 조이게 되므로 불안정하게 줄타기식 경영을 해온 유통업은 매우 심한 압박을 받게 된다.

더욱이 경제 위기론이 팽배해져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심리적 위축에 따르는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고 걱정들이 태산 같다. 내년에는 무슨 공포의 상황이 올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다.

약업계의 유통 기능은 너무나 독특하고 복잡하여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받아왔다. 외상 거래를 전통으로 여기는 낭만적 시절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화근이 되어 지금은 신용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 든 것이다.

그동안 도매업 명멸의 역사에서 다수의 유수한 도매업체가 부도라는 아픔으로 사라지고 말았는데 이채로운 사실은 이러한 사례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기록을 남겼다는 점이다. 지방의 대형도매업 중에는 견실하게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 많고 전국적으로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수도권의 도매업 상권이 왜 상대적으로 취약한지, 지역적 배경이 따로 있는지 아니면 경영자의 특성에 좌우된 우연인지 알 수 없으나 튼튼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을 보면 신뢰관계에서 남다른 관록을 쌓아 온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이 담보 확보와 현금 거래 등 여신을 강화해온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것은 거래 신용도가 약화되었음을 상징한다.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는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실성과 약속을 지키는 자세는 대부분 기본으로 갖추고 있지만, 거래선 확충이나 비정상적인 마진확보에서 억지스러운 욕심을 앞세울 때 문제는 잉태되는 것이다.

우리 약업계는 아직도 어음이 통용되는 특별한 곳이다. 이러한 관행에 익숙하지 못한 다국적기업들은 여러 각도에서 견제를 해왔고 어떤 면에선 국내 유통업계의 자존심이 밟히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인영약품의 사고는 또 다른 통제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안면과 인간관계로 거래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신용’이란 단어를 깊이 음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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