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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약 '레보비르', 부작용 이슈에 난파위기

  • 최은택
  • 2009-04-21 06:50:58
  • 부광약품, 잠정 판매금지 발표···의사·환자 혼란 예상

부광약품 공시내용.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산신약으로 주목받았던 B형간염치료제 ‘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가 암초에 부딪쳤다.

부광약품은 20일 국내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긴급 발표했다.

지난해 EDI 청구액이 179억원에 달할 정도로 판매량이 많았던 점을 감안할 때 진료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요양기관과 도매업체 등에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리콜’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배경=부광약품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근무력증’ 부작용이 원인이다.

‘레보비르’의 미국과 유럽시장 판권을 이양받은 파마셋사는 700~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미국 FDA 허가를 위한 3상 임상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레보비르’를 투여한 후 48주가 지난 140명의 환자 중 7명(5%)에서 ‘근무력증’ 부작용이 나타났다.

파마셋사는 부작용 조사를 이유로 임상시험을 중단하겠다고 요청, FDA는 이를 받아들였다.

부광약품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친’ 형국이다.

하지만 파마셋이 임상 관련 내용과 FDA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통보해오자 식약청에 자진 판매중단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파마셋의 임상중단 요청배경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FDA 발표 뒤 식약청의 후속조치를 받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선대처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근무력증'=의문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근무력증 부작용은 이미 알려진 사실로 새로울 게 없다”면서 파마셋의 조치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부광약품 측은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레보비르) 시판 후 근육염, 근육병증 등 근육관련 증상이 21건 보고됐고, 보고서로 접수되지 않았지만 근육관련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를 포함하면 ‘근무력증’ 관련 부작용 보고는 총 69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동안 ‘레보비르’를 복용했거나 복용 중인 환자 수의 약 1%에 해당한다는 설명도 덧붙였었다.

물론 B형간염치료제의 ‘근무력증’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KBS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이영돈의 소비자고발’은 지난달 18일 방송분에서 의약품 부작용 피해사례를 집중 보도하면서 B형간염치료제의 ‘근무력증’ 부작용 위험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보도 직후 B형간염환자들의 인터넷 모임인 ‘간사랑동우회’에는 증상을 호소하거나 질의하는 게시글이 며칠 새 30여건이 올라왔다.

환자들의 호소나 의구심을 모두 ‘근무력증’ 부작용이라고 간주할 수 없지만 보고되지 않았거나 인지되지 못한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접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화위복=부광약품은 이날 “환자의 권익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현재 당사에서 발매중인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의 판매를 잠정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 주당 1만9800원, 전날보다 0.5% 100원 인상된 가격으로 ‘장’이 마감된 오후 5시41분의 일이다.

부광약품은 "식약청에 자진 판매중단을 신청했지만 환자와 의사가 원하고 관계당국에서 승인할 경우에는 무상 공급하겠다"는 의사도 공개 표명했다.

또한 “관련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할 것이며, ‘레보비르’를 일정기간 투여 후 중지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임상시험이 완료되는 대로 관계당국과 협의해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부광약품 관계자는 “레보비르는 그동안 국내외 학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면서 “학회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견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레보비르’의 사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희망을 내포한 언급인 셈.

이 관계자는 특히 “이참에 임상적 유용성은 물론이고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립해 향후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시장변화=한편 이번 사태는 부광약품이 의도하던 그렇지 않던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출시 2년만에 블록버스터로 급성장했던 ‘레보비르’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반해 같은 시기에 국내 시판된 BMS의 ‘바라크루드’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게 됐다.

‘레보비르’와 마찬가지로 1차 약제로 사용 중인 ‘바라크루드’ 저함량 제품인 0.5mg의 지난해 청구액은 256억원.

이번 사태로 ‘레보비르’ 시장이 공백으로 남을 경우 그 혜택은 고스란히 ‘바라크루드’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들과 환자들의 반응이다. 통상 부작용 이슈가 제기된 의약품은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GSK의 당뇨치료제 '아반디아'가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

부광약품 '레보비르'가 힘겹게 만들어놓은 시장이 위태로워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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