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1:51:38 기준
  • 규제
  • AI
  • 약국 약사
  • #데일리팜
  • 인수
  • 허가
  • #수가
  • GC
  • 의약품
  • #제품

"체력은 차두리, 지구력은 박지성 선수가 최고"

  • 이혜경
  • 2010-07-12 06:30:46
  • 송준섭 원장(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팀닥터)

송준섭 원장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단연 체력 1위는 차두리 선수지요. 대부분 운동선수들이 심비대칭인데 차두리 선수는 아니었어요. 차범근 감독으로 부터 물려 받은 탁월한 심장 때문인 것 같아요."

딱 48일 간의 여정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국가대표 '팀닥터'로 잘 알려진 송준섭(41.유나이티드병원) 원장은 사상 첫 원정 16강을 진출한 23인의 태극전사들과 48일 간 울고 웃었다.

한국팀 분위기 메이커이자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주영 선수가 자책골을 넣었던 순간, 조커인 안정환 선수가 '저질 체력'이라는 루머에 휩쌓였던 순간, 이동국 선수의 부상, '차바타'로 불리며 '무한 체력'을 선보인 차두리 선수까지….

송 원장은 대표팀의 '희노애락' 등 모든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떠는 송 원장.

귀국 이후 진료 및 업무 파악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그가 9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남아공 월드컵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전이 진행될 수록 온라인은 '차바타'로 인한 열풍으로 뜨거웠다.

국민들이 열광한 차두리 선수는 정말 무한 체력이었을까? 송 원장은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선수들은 모두 건강검진을 받는다"며 "검진 결과 나 뿐 아니라 심장, 초음파 전문의까지 모두가 놀랬다"고 귀띔했다.

대부분 축구선수가 좌심실 내경이 큰 '심비대칭'이나 차두리 선수의 경우 좌심실, 우심실 크기가 동일했던 것. 따라서 남들보다 2배 이상 기능이 좋은 심장으로 '무한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쉬지 않고 뛰어도 힘이 넘치는 차두리 선수 이외 송 원장은 순발력은 이청용 선수, 민첩성은 기성용과 박주영 선수, 지구력은 박지성 선수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곳에 항상 존재하는 루머.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큰 부상자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대표팀 '팀닥터'인 송 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아쉬워 한다는 소문이 흘러 나왔다.

송 원장은 "말도 안되는 소문"이라며 "주치의는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모든 관리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을 수 있냐"며 반문했다.

또한 과거 월드컵과 달리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든 선수가 부상없이 귀국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선수 본인들의 관리가 철저하다'는 점을 손꼽았다.

특히 조용형 선수의 경우 월드컵 출전 이전 "벌레에 물린 것 같은데 아프다"며 송 원장을 찾았다.

검사 결과 이 선수는 대상포진이 발병된 것. 송 원장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았다면 대표팀 '수비수의 핵심' 조용형 선수의 최종 엔트리 선발은 물건너 갔을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안정환 선수를 둘러싼 루머에 대한 해명도 잊지 않았다. 송 원장은 "그동안 안정환 선수가 저질체력이다 뭐다 체력을 둘러싼 루머가 너무 많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표팀 주치의로서 살펴본 안정환 선수는 국가대표팀 '조커'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전이 아닌 예비후보로 자리를 지켜야 했던 안 선수에 대해 송 원장은 "후배 선수들이 잘 뛰었기 때문에 감독의 판단 상 '조커'가 투입되지 않아도 됐으리라 생각 했을 것"이라며 "절대 체력에 문제가 있는 선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국 선수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문제로 인해 이번 월드컵 출전하지 못할 뻔 했다.

근육 피로도가 쌓인 상태에서 무리한 이 선수는 월드컵 출전 직전 3주~5주간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온 것.

하지만 송 원장은 "MRI 촬영 결과 근육 파열 부위가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전은 조금 힘들어도 아르헨티나전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재활의지가 강한 이동국 선수는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달 여간 남아공에서 국가대표팀과 함께 한 송준섭 원장
◆남아공에서 잊지 못할 한 달

국가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인 박주영 선수가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넣었을 때 송 원장은 걱정부터 앞섰다고 전했다.

박주영 선수는 대표팀 내에서 '부동의 스트라이커' 뿐 아니라 팀의 사기를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

특히 박 선수는 자신으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저하될까봐 '아프지 않은 척'하는 일이 너무 익숙했던 사실을 잘 아는 송 원장은 그날 온통 박 선수가 스스로 자책하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박 선수의 경우 경기 도중 부상을 입으면 팀원들이 걱정할까봐 아픈티를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송 원장은 "핵심 포인트에 위치한 선수가 다치면 팀내 사기가 저하된다"며 "다행히 다음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서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모든 선수들의 체력 점검은 본선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일제히 진행된다.

하지만 부상 정도는 당일 바로 알기 보다 다음 날 통증을 통해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송 원장은 "지난 2006년 월드컵 당시 김현철(48.유나이티드병원) 원장을 어시스트하면서 국가대표팀 건강을 책임졌다"며 "2006년 때보다 의무시스템이 크게 변화하면서 선수들을 치료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 개인의 병력 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돼 체계적으로 체력 관리를 하는데 도움을 얻었다.

◆'축구 전문병원'을 표방한 유나이티드병원

유나이티드병원 내부에 송 원장이 받은 상패와 사인볼 등이 전시돼 있다.
유나이티드병원을 방문하면 10층 접수 창구 맞은편에서 다양한 트로피와 사인볼, 스포츠 선수와 송 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접할 수 있다.

유나이티드병원은 지난 2007년 초 6월 '축구 전문병원'을 표방하며 개원한 이래 현재까지 2만 5천여명의 환자들이 오갔다.

송 원장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국가대표 팀닥터를 맡았던 김현철 원장은 조선의대, 을지병원 의국 선배이고 2006년 월드컵 때는 김 원장을 보조하면서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 부상당한 스포츠 선수가 외국 유명 병원에서 수술, 재활치료 등을 받는 일이 허다했고, 이에 송 원장과 김 원장은 국내 재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축구전문병원'을 개원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송 원장은 "꼭 축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스포츠 의학 전문병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포츠 선수도 치료를 받고 간다"며 "골프, 농구, 배구, 스케이트 선수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다"고 말했다.

특히 김미현 골프 선수와 이원희 유도 선수의 인연이 맺어지게 된 것도 유나이트병원에서라고.

김미현 선수가 유나이트병원에서 무릎수술을 하고 재활 치료를 받을 당시 이원희 선수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두 선수가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병원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고 보면 된다.

송 원장은 "스포츠 선수들은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 최고"라며 "하지만 부상을 입었을 경우 국내에서도 수술부터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2014년 월드컵 국가대표 팀 닥터의 기회가 또 다시 주어질 경우 의무병력측정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진화된 모습으로 구축해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다고 기대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