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23:17:04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안과
  • #침
  • #임상
  • 의약품
  • #제품
  • #회장
  • 유통
네이처위드

전문약 광고, 약물 위험정보 전달 불충분

  • 데일리팜
  • 2011-02-10 06:34:26
  • 리병도 약사(전 건약회장)

DTC 광고(전문약 대중광고)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광고 내용의 질을 판단할 전문성이 부족할뿐아니라 이러한 광고들이 위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며, 의사-환자 관계를 오히려 해치고 의약품의 오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시민 응답자의 43%가 의약품의 안전성이 완벽하니까 광고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약 22%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의약품의 광고는 미리 금지되었을 거라고 믿고 있으며, 21%는 매우 효과적인 약만이 광고가 허용될 거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는 이러한 사전 규제 기능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실제 처방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살펴봐도, 광고를 접한 약 32%의 환자가 그 약에 대해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26%는 실제로 그 상품을 처방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1차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들 중 광고에서 접했던 의약품을 요구했던 환자들 중 71%가 그 의약품을 처방 받았으며, 단지 10%만이 다른 약을 처방 받았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이 광고마케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의약품의 오남용이나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개원의는 "이미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외래에서 신문이나 잡지 등에 과잉 선전된 의약품 등을 '지정'해서 처방해 달라는 환자들이 너무 많이 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경우 상당수는 잘못된 정보(빠른 효과, 항우울증약의 비만치료효과, 수면제 등)에 현혹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환자와 의료인간 불신 초래

우울증 모의환자에 대한 한 실험연구에 따르면, 임상적 적응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특정 항우울제를 처방한 경우가 거의 절반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의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84%가 의약품 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광고가 환자에게 편향된 정보를 전달하며 의사의 전문성을 훼손시킬 수 있고 의사-환자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리고 운동요법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충분한 환자들도 약에 대한 맹신을 품게 되어 의료인들이 제대로 된 치료원칙을 유지할 수 없게 한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예로 환자들이 혈압강하제 광고를 보고 오직 약을 먹는 것만이 혈압 조절의 유일한 해결책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며, 또 광고에서 보았던 약을 주치의에게 요구했는데 의사가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 경우 오히려 환자가 의사를 불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도된 수요 창출, 의료비 상승으로

또한 이러한 의도적 수요 창출은 미국 사회의 엄청난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전문의약품 광고가 허용된 유일한 두 나라 중 하나인 미국에서 전문의약품 사용 증가는 미국 의료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7년 통계에 의하면 미국 국민 1인당 평균 처방의약품 비용이 878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비용들 탓에 미국의 총의료비는 유럽 국가들에 비해 2배가 넘는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해외 운영 상위 10 대 기업 중 5개가 제약회사였다(2000년). 제약업계는 이런 수익은 제약산업 특성상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의약품에 대한 R&D에 대한 막대한 투자금액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가도 높고 수익이 높을 수밖에 없다(즉 국민의료비가 천문학적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렇게 높은 약가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소비자건강문제 NGO인 Families USA는 그들의 보고서를 통해 높은 의약품 가격에는 연구개발 비용보다는 광고비 등 마케팅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제약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제약회사들이 연구 개발에 쓰는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마케팅, 광고, 행정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더불어 제약기업 최고 경영자들에게 엄청난 보상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도 높은 약가의 원인이다.

머크,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 파마시아, 애보트, 일라이 릴리, 쉐링-플라우, 알러간 등 조사된 9개 제약회사 모두(릴리만 빼고) 연구개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마케팅, 광고, 행정 지출을 하고 있다(일라이 릴리도 한배 반 이상을 쓰고 있다).

이런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은 결론적으로 경영진에 대한 터무니없는 엄청난 지불과 더불어 고스란히 국민들의 의료비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문)의약품 광고의 확대는 무리한 시장의 창출을 노려 근거가 없거나 미약한 무차별적인 광고를 유발할 수 있다.

고삐 풀린 막가는 의약품 광고

바이엘은 규칙적인 아스피린 복용이 일반 성인들의 심장발작과 뇌졸중을 방지해준다고 주장하는 시리즈 광고를 시작했다. 미국연방통상위원회는 그들의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일부 성인들은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함으로써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지적하며 아스피린광고에 대한 시정을 지시했다.

바이엘은 미국연방통상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1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소비자교육캠페인을 시작해야만 했다. 이 새로운 캠페인에 덧붙여, 심장 발작 또는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면 좋다는 주장하는 모든 바이엘 광고에는 "아스피린은 누구에게나 모두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아스피린을 복용하기 전에 꼭 의사와 상담하라."는 문구를 넣도록 명령을 받았다.

어린이에 대한 아세틸살리실산의 사용은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바이엘은 제3세계에서 특별히 어린이용 포장 공급을 계속하였다. 어린이에게는 사용을 제한하라는 안전성 경고를 독일이나 다른 국가에서는 볼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런 경고를 찾아 볼 수 없다.

바이엘은 심지어 남미 등지에서 "어린이용 아스피린"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러 항의에 바이엘은 Medical Initiative에 1997년 7월 편지를 보내 남미 지역에서 더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스피린을 어린이용으로 광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997년 10월 어린이를 위한 아스피린(aspirina para ninos)이라는 한 페이지에 걸친 컬러 광고가 과테말라 신문 Prensa libre에 버젓이 실렸다.

한 보건의료전문가는 "(전문)의약품 광고는 환자의 무지와 비전문성을 해결하고, 서비스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광고의 기본취지 마저도 완전히 왜곡시키고 있다. 의약품 광고의 경우 다른 의약품과의 차이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실제로는 승인되지 않았거나, 연구 중인 치료에 대한 광고가 될 공산이 크고, 이는 그러한 증상을 겪고 있는 목마른 환자들을 현혹할 것이다. 환자가 가진 다른 기저질환이나 과거병력에 따라 개개인마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제공할 수 있는 '광고카피'는 존재할 수 없다. 최소한의 시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야하는 것이 상업적 광고의 목표라면 전문의약품은 그런 영역의 상품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

그리고 이런 모든 비용은 국민들의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돌아올 것이다. 더불어 환자들의 건강은 상업적 광고의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다. 결국 제약사와 광고주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건강을 팔아먹는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료비 상승도 문제지만 의약품 광고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다보면 황당한 일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문 의약품은 통닭도 피자도 더군다나 코카콜라도 아니다.

부적절한 광고는 그러잖아도 약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과잉 복용을 부추겨 국민의료비 증가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문의약품 광고는 더욱 규제되어야 하고 감시가 강화되어야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