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해보려 애쓰는 회사가 먼저…"
- 조광연
- 2011-04-27 06: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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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유니아티드제약 강덕영 사장 "약가 인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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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다고 할 때도, 미국에 공장을 세운다고 했을 때도 또 웃었다. 전문신문 기자들 조차 "그거 진짜냐"며 반신반의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국내에서 내로라 하던 매출 상위 제약회사들도 국내 시장에 몰두하며 외국 시장을 입에 올리지 않던 시절이니 말이다.
그야말로 세월은 쏜살같이 흘렀고, 이제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글로벌 진출'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적 과제로 다가왔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사장(64)은 일찌감치 글로벌 경영을 주창했던 인물이다. "목표한 꿈의 10%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강 사장은 "글로벌진출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안고 있는 태생적 목표일 수 밖에 없다"며 꿈을 실현하는데 매진하겠다고 재차 강조한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바로 이 회사명부터 업계는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독특하다기보다 "뭐야, 다국적 회사도 아니면서…"라는 일종의 비아냥이 깔려있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다국적제약회사인지 구분가지 않는 회사명이 흔하지만 1987년 창립 당시 제약사 이름은 한결같이 'ㅇㅇ제약'아니면 'ㅇㅇ약품' 일색이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라는 사명에는 그 만한 사연이 있다.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를 나와 국내외 제약회사 2곳에서 영업사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강 사장은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의약품 수입상인 연합약품을 경영하다가 제약회사를 세웠다.

" 무역학과를 나온데다 연합연품을 경영하며 외국을 다니다보니 바깥 세상에 의약품을 팔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차렸는데, 외국 바이어에게 연합약품을 설명하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그는 복지부(당시 보사부)를 찾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라는 사명을 승인해 달라 사정했다. 그 때 복지부 관계자는 '외자 회사와 혼돈될 수 있다'며 거절했었다.
"수출 좀 하려고 그럽니다. 그런데 연합약품으론 힘이드니 승인해 달라고 졸랐죠. 그래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라는 사명을 쓰게 된겁니다. 사실 유나이티드라는 말은 연합이라는 말을 영어 단어로 그대로 옮긴 거였죠. 외국 바이어들에게 이미 그렇게 설명하고 다녔으니까요."
'역발상'에 능한 그는 여기서 한술 더떴다. '한국인의 다국적제약회사'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라디오 광고를 한 것이다. 회사 규모보다 큰 뜻을 밝히자 또 사람들은 수근댔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외국 브랜드를 가지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국한된 계약으로 들여왔으니 외국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이죠. 저는 외국 브랜드 안가지고, 라이센스 인하지 않고 우리 브랜드를 갖고 외국으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제네릭일 수 밖엔 없었지만 말입니다."
그는 외국 브랜드 판매를 전세집 사는것에 비유한다. "라이센스 인을 해서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면 달콤하지만 이건 전세 개념이에요. 집주인은 집값이 오르면, 전세금을 높여주든지 아니면 방을 빼라고 합니다. 그러면 세입자는 어쩝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잖아요. 우리회사 품목 중에 라이센스 인을 한 도입 브랜드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건 저의 경영철학입니다. 하지만 허가권을 들여다 국내서 개발하는데는 관심이 있습니다. 임상시험 등에 참여함으로써 아시아 판권을 확보하는 것은 요즘 환경에서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입신약에 대해 그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외국서 라이센스 인하거나 코마케팅해서 마진 10% 받는 것은 안하려고 합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제약도매 아닙니까? 우리는 외국에 나가서 라이센스 아웃을 하려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인 다국적 제약회사라는 꿈은 어느 정도 실현된 것일까.
"내 생각의 10%에도 미치지 못했어요. 베트남, 미국. 이집트에 지사를 내고 공장을 한지도 꽤 오래지났는데 솔직히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36개국에 170억원 정도 수출하고 있는데 큰 마진은 못봐도 그래도 좀 낫습니다. 중국과 인도, 그리고 국내 후발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시장을 많이 빼앗겼어요. 뜻은 좋았지만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대로 간다면 외국부문에서 1조원을 바라봅니다."
제네릭의 한계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외국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아프리카부터 중동, 중남미, 아시아 지역에 약 팔겠다고 뛰어다니면서 현장에서 느낀 것은 이제 외국시장에서 제네릭으론 안된다는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해 남는게 없어요. 개량신약 정도는 돼야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가 12%를 넘었어요. 3년전부터 개량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결과물이 나오면 기존 외국에 투자한 조직이 힘을 쓸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콜럼버스에도 승선했으니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신약-제네릭 보험약값 더 인하되면 제약산업 붕괴"
그는 정부가 보험약가 인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 크게 우려했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대로 신약과 제네릭 가격이 50%까지 인하된다면 국내 제약산업은 붕괴할 겁니다. 절대 엄살이 아닙니다. 특히 우리나라 제네릭 가격이 높다지만 미국에 가보면 쓸만한 제네릭 가격은 우리보다 200~300%까지 높습니다. 조사한 내용이 있어요. 절대 우리나라 제네릭 가격이 높은 게 아닙니다."
'지독한 경쟁을 유발시키면 경쟁력 있는 누군가 살아남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부의 구상같다고 하자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정부가 살리고 싶은 회사가 먼저 다칠 겁니다. 무언가 해보겠다고 연구 개발하고 외국 진출을 모색하는 상위 제약회사들이 먼저 어려움을 겪는 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연구개발 안하고 그냥 팔면 더 오래 버틸수 있을 거에요. 조그만 회사일수록 생명력이 긴 셈이지요. 역설적이만 그렇습니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번 째로 제약산업이 발달했던 필리핀이 지금 어떻게 됐지요? 당국은 산업적 관점도 제발 살펴줘야 합니다."
유나이티드는 어떨까. "위기라고 봐야 합니다. 허리띠 졸라매지 않으면 태풍에 날아가게 생긴 겁니다. 보험약가가 인하된다고 인건비가 떨어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1995년 매출 50억원에서 작년 1360억원으로 덩치가 커졌지만 연구개발하고 외국시장에서 활동하려면 더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약사의 미래도 걱정했다. "필리핀에서 약사를 쓰면 300불 정도 줍니다. 한해 2000명 이상 약사가 나오는데 일할 곳이 없잖아요. 내수 제약사가 없으니 관련 산업이 다같이 허약해져 일할 곳이 없는 겁니다."
그는 약가가 깎이면 해외수출이고 연구개발에 투자할 생각을 못하게 된다며 "똑같은 1원을 써도 다국적 제약회사의 1원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만들고 있습니다. 극단적 사례지만 이 제도는 국내 제약산업에는 치명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10대 제약회사들의 라이센스 인 품목 비중이 60%를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저마진 구조에서 약가가 내려간다고 품목 원소유자가 이를 보전해 줄리 만무하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자기 제품이 많아야하는데 그러려면 투자가 가능한 정도의 약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별로 경청하지 않는 '수 많은 강 사장의 이야기'는 답답했다. 건보재정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제네릭 약가가 높다는 이 간단 명료한 말을 당해낼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 초창기엔 돈을 벌고 싶었다…지금은 좀 다르다"
"솔직히 회사 설립 초창기에는 돈을 번다는 것이 일의 의미였지만, 요즘들어서는 임직원과 주주와 사회가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을 일의 가치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사회 공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3권의 저서를 낸 그는 2002년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는 책이 중국 하얼빈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낭독된 것을 계기로 조선족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어쩌다보니 연이 닿았고, 조금씩 지원을 하다보니 규모가 커진 형태가 됐습니다. 조선족 어린이 문화축제를 열게되고, 조선족 어린이 방송 합창단까지 지원하게 됐어요. 중국 등에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발굴해 장학금 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이커지면서 2009년 유나이티드 문화재단을 세웠습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창사 사반세기 만에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시아지역 200대 기업에 선정(2009)되고, 수출 부문을 비롯해 기업과 CEO에게 주는 많은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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