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달라던 미국 환자들…
- 데일리팜
- 2011-05-16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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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두말도 없이 "제네릭 주세요"

그동안 비싼 코페이(copay, 환자 본인부담금)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 코페이를 적게 내도 된다고 반기는 환자들이 있는가하면 제네릭에 앨러지가 있다거나 제네릭은 약효가 떨어진다고 주장하면서 브랜드를 굳이 고집하는 환자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제네릭이 시판되는데 브랜드를 고집하는 의사는 거의 없다.
건강보험은 사보험인 경우 OTC는 급여가 되지 않는다. 처방약의 경우 건강보험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대개 세가지로 구분하여 코페이를 설정한다. 시판된지 수십년된 제네릭은 1st tier 로 가장 낮은 코페이를 낸다. 시판된지 얼마되지 않은 제네릭이라든지 브랜드만 시판되는 경우라면 2nd tier로 코페이가 더 높다. 흔하게 처방되지 않는 드문 질환을 치료하거나 특수하게 고안된 기구로 약물이 전달된다면 (비내 분무기, 인헤일러, 주사 등) 3rd tier에 속하며 가장 높은 코페이를 낸다.
미국 정부의 65세 이상의 노인을 위한 처방약 보험급여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파트 D의 유명한 맹점은 소위 '도우넛 홀 (donut hole)'이다. 메디케어 파트 D에서는 보험급여액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급여가 안되다가 비급여로 인해 환자의 본인 부담으로 지불한 금액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다시 급여가 되기 시작한다(도우넛 홀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도우넛 홀에 빠졌다가 다시 나온 경우는 이제껏 본 적이 없다). 몇 가지 브랜드약을 연초부터 정기적으로 복용해온 환자라면 대개 가을 쯤부터 도우넛 홀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가 잘라탄을 1월부터 매월 처방받아가면서 코페이를 30불씩 냈다고 하자. 이 환자가 자누비아 외에도 디오반, 플라빅스 등등 브랜드약을 주로 처방받아 9월 경에 상한선에 도달했다고 하면 10월부터 그해를 마감하는 12월까지는 잘라탄, 디오반, 플라빅스에 대해 거의 소매가격에 가까운 코페이로 내야한다. 단 새해가 시작하면 보험급여액 정산이 새로 시작된다. 브랜드약의 첫 제네릭이 나왔다면 보험급여액은 제네릭이 더 낮기 때문에 도우넛 홀을 지연시킬 수 있다.
첫 제네릭이 나왔을 때 소매약국에서 겪는 문제 중의 하나는 일부 건강보험의 경우 첫 제네릭과 브랜드 사이의 코페이에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왁스먼 해치 법안(Waxman-Hatch Act)에 의해 첫 제네릭에 6개월간 독점적 판권이 부여된다. 따라서 독점기간을 한껏 누려야하는 제네릭 제약회사는 첫 제네릭의 소매약가를 대개 브랜드 약가의 80% 선으로 설정한다. 제네릭이 나왔다해도 아직도 약가가 많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보험회사로서는 개별적 계약에 따라 급여처방약 목록에 브랜드를 등재하나 첫 제네릭을 등재하나 이익에 차이가 없는 경우 브랜드와 첫 제네릭의 코페이를 동일하게 설정하기도 한다.
실제 이전에 근무하던 약국에서 플로맥스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던 환자에게 코페이가 낮아질 것으로 가정하여 일반적 약국 관행대로 첫 제네릭을 조제하여 내보냈는데 나중에 환자가 자신의 건강보험회사에 문의하여 브랜드와 첫 제네릭의 코페이가 차이가 없었던 것을 발견했다. 제네릭을 복용한지 이미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 환자가 약국에 나타나 약국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면서 브랜드와 제네릭의 약가 차액을 자신에게 돌려줘야한다면서 소란을 피워 난감했던 적이 있다.

어쨌든 이런 소란을 한번 경험한 이후에는 첫 제네릭이 나오면 환자에게 제네릭이 조제됐는데 특별히 브랜드를 원하냐고 반드시 묻는다. 만약 브랜드를 원한다고 하면 다시 브랜드로 교체한다. 브랜드로 교체했을 때 이전과 코페이가 동일하다면 환자에게 더 이상 물어볼 필요없이 브랜드로 내보낸다. 만약 건강보험회사가 첫 제네릭이 나온 이후 브랜드 코페이를 2nd tier에서 3rd tier로 상향 조정하거나 더 이상 급여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다시 묻는다. 코페이가 올라갔는데 (아니면 더 이상 브랜드가 급여되지 않는데) 그래도 브랜드를 원하냐고. 첫 제네릭이 나왔는데 제네릭으로 조제해도 괜찮겠냐고 물었을 때 자기는 브랜드만 원한다면서 펄펄 뛰다가도 막상 코페이가 백불이 넘으면 대부분 안면을 바꾸고 제네릭을 가져가겠다고 한다.
도우넛 홀의 문제를 포함하여 미국의 건강보험체계를 이해하는 환자의 경우 제네릭이 나왔다고 하면 이제야 처방약값 부담이 줄었다면서 얼굴이 활짝 핀다. 사실상 왁스먼 해치 법안(Waxman-Hatch Act) 때문에 제네릭이 나와도 첫 6개월간은 환자에게 실제적 이득이 크지 않고 약국은 오히려 환자 불만 처리 때문에 일이 더 생긴다. 하지만 첫 제네릭의 독점기간이 만료되는 6개월 후에는 시장경쟁원리에 따라 약가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매월 20~40불씩 브랜드약값을 지불해온 환자의 코페이는 급격치 떨어져 1st Tier 수준인 1~10불 정도가 된다.
미국에 갓 왔을 무렵 병원에서 안과용 항생제를 처방받은 적이 있다. 의사는 브랜드네임을 처방전에 썼는데 약을 받아보니 제네릭이었고 코페이가 5불 정도였던 것 같다. 미국 건강보험체계를 모르고 제네릭에 대한 한국식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를 원한다고 하니깐 약국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면서 브랜드를 조제해준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브랜드로 교체하면서 내가 낸 돈은 거의 50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의사는 브랜드 네임을 처방전에 썼고 관행대로 DAW (dispense as written)을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국은 당연히 제네릭을 내보냈고 건강보험회사는 제네릭에 대해 1st tier 수준의 코페이를 설정했는데 나의 몰지각으로 5불에 사도 될 약을 쓸데없이 50불에 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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