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하면 돈벌리는 환경 절실해요"
- 조광연
- 2011-08-24 06: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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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사장 "놀텍 중국가격은 한국보다 훨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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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반으로 직장을 찾던 중 연구원 채용공고를 봤어요. 당시 제약회사 이미지는 대기업보다 나았죠. 거기다 당시 일양약품은 제약업계의 선두 기업이었거든요. 공교롭게도 대기업에도 합격했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선택했어요." 2011년 유행어를 빌리자면 '운명'이었나보다.
2008년 2월19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되기전까지 그는 '오체만족형 행복남'이었다. "연구가 체질에 맞았어요. 시험관 세척 등 실험 때문에 늘 손이 부르터 있었는데 아내는 '설겆이도 하지 않는 남자가 왜 그러냐'고 말했지만 전 내심 뿌듯했죠. 실험을 걸어놓고 퇴근하면 밤잠을 설치고는 했어요. 도대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연구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설??어요."
연구원 초년병 시절, 한개 로트분 원료합성을 하는데 한달 걸리던 공정을 단 3일로 단축한 혁신도 좋아 매달리고 남과 달리 생각해 보려는 시도 덕분이었다. "전 우리 연구원들에게 짜여진 매뉴얼 대로 이행하는 품질검사 요원이 되면 안된다고 강조해요. 연구원은 늘 풍부한 상상력으로 더는 길이 없을 것같은 한계에 도전해야 하니까요."
사실 그는 '몰입형'이다. "집 한채 값 날렸다"는 고백처럼 그는 한 때 진공관 스피커 제작에 푹 빠지기도 했다. 음주 흡연을 하지 않는 그에게 스피커 재료를 모으고, 밤새워가며 제작하는 과정은 유일한 취미기도 했다. "몇 개를 만들어 회사 동료도 주고, 처남도 주고 그랬어요. 신혼시절 아내는 스피커 만드는 모습도 곁에서 지켜봐주고 다 끝이 나면 함께 클래식도 듣고는 했는데…. 요즘엔 TV 채널권이 아내에게 다 넘어갔어요. 하하하."

2005년 9월7일. 일양에게 희망의 날이었다. 일양은 이날 미국 항궤양제 전문회사인 TAP(미국애보트와 일본 다케다 합작사)에 선급금 4400만 달러를 받고 이후 15년동안 러닝로얄티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와 기술을 이전했다. 그가 소장이었던 연구실도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3년후인 2008년 9월20일은 잔인했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죠. 경영권이 다케다로 넘어간 TAP가 역류성위염 3상임상을 중단했으니까요. 다케다가 일라프라졸 개발 대신 자사 란소프라졸을 선택한 결과였죠."
현재 일라프라졸은 국산신약 14호가 됐으며, 또다른 다국적 제약회사와 라이센싱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역류성 식도염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임상 3상시험을 완료하고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특허가 2027년까지 늘어나는 것도 새 희망이다.
"이제와 보면 놀텍 개발엔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위궤양 적응증만해도 당시엔 이 질환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엔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식생활 탓에 역류성 식도염이 많은 거죠. 이 시장이 항궤양제 시장의 70%를 차지하거든요. 신약개발을 처음하다보니 세계 허가정보에도 어두워 한꺼번에 할 연구를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했어요. 노하우를 축적한 지금의 역량이라면 몇 년은 단축했을텐데 말이죠. 신약개발 수업료라고 생각합니다."
놀텍은 중국기업에 기술이전돼 그 시장에서 발매됐다. 매우 흥미로운 것은 중국에서 놀텍의 가격이 한국에서 가격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정당 3500원이에요. 한국에서는 1405원이죠. 그런데 중국에서는 하루 2정 복용하고, 국내에선 1정 복용이니까 가격차이가 여섯배가 넘죠. 국내 가격이 낮으면 수출에 문제가 오는데…."
"연구소 내려갈 때 천당가는 느낌"이라는 그는 "CEO로서 고독감보다 연구 진행과정을 보고 받을 때 편안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사 연구원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다른 회사보다 훨씬 적은 인력인데도 불평없이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물론 영업, 마케팅 인력 모두 능력이상을 해낸다. 이게 일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일양연구소는 지금 또 다른 신약, 백혈병치료제 '라도티닙'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 항암제인데 아시아에서 첫 슈퍼 백혈병 치료제라고 확신합니다." 글리벡 회사 노바티스 회장이 최근 방한해 국내 한 연구자와 대담하면서 라도티닙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신약개발 연구위상은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 25년만에 크게 높아졌다. 그 중심에 일양 연구소가 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히든카드가 하나 더 있다. 지금은 전임상 연구단계지만 일양은 신 항바이러스제 물질에 흥분하고 있다. '물질특허 출원까지 마쳤는데 실험결과 타미플루보다 약효나 부작용 면에서 우수합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DNA 복제를 차단해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죠."

몸은 쉬어도 머리까지 쉴 수 없는 것이 CEO의 자리다.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약이었죠. 개발과 마케팅을 다 아우르는 자리에 있으니까요. 일양약품의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꿈도 꾸고, 우리 약으로 난치병을 치료하는 장면도 상상하고…. 한꺼번에, 일순간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신약에 관한한 일양은 계속 앞으로 나가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면 주주와 임직원들도 행복해지겠죠."
신약개발은 '돈먹는 하마'라서 매출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일양에게는 버거울 수 있는 것이 사실인데 무리다 싶을 만큼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1%의 성공률도 안되는 신약에 매진하는 것은 그게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죠. 근데 이런 당위만 갖고 되는 건 아닙니다. 정도언 회장님이 워낙 신약개발 같은 과학적 결과에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어떤 면에서 이 점이 일양약품이 신약개발 회사로 변신해 가는 원동력입니다."
신약개발해서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아마 이게 국내 모든 기업들의 고민이 아닐까 생각해요. 신약을 냈다고해서 모두 보상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신약개발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은 조성돼야 또다른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이건 국가나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요. 세계적으로 봐도 신약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많아야 10개국 정돕니다. 이중에 우리나라가 있는 거죠. 정부가 이런 점을 고려해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국내 제약산업계에서 틀림없이 제대로된 물건이 나오게 될 겁니다. 전 그렇게 믿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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