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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천만원 제공했더니 2억원 처방 나왔다"

  • 이탁순
  • 2011-09-05 06:44:54
  • 요약
  • '스파'에서 가족과 함께 심포지엄?…자동차 수리비도 제공

[공정위 적발 6개 제약사, 검은 돈거래 사례 보니]

F사의 시장조사 판촉계획에서 나타난 불법 리베이트 내용(공정위 발췌)
4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된 6개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는 은밀하고 교묘했다.

식사접대, 강연료, PMS 등 전통적인 리베이트 행위들이 총망라됐다.

리베이트 대가로 몇 십배에 달하는 의약품 처방이 돌아온 것을 보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법 위반 유형을 보면 ▲식사접대 및 회식비 등 지원(349.4억원) ▲강연료·자문료 방식의 지원(108.6억원) ▲해외 학술대회 및 국내학회 등 지원(43.9억원) ▲시판 후 조사 명목의 지원(19.2억원) ▲물품제공 및 골프접대(6억원) ▲시장조사 사례비 명목의 지원(2.7억원) 등 총 6가지이다.

공정위는 병원 관계자에게 향응이 제공된 증거가 담긴 제약사 내부 지출 결의서나 사업계획서, 판촉계획 등의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해 불법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6월 A사는 부부동반 이벤트를 개최하고 모 의사에게 1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약 2억원 가량의 A사 약품을 처방했다.

B사는 지난 2007년 7월 덕산스파캐슬에서 의료전문가 가족을 초대해 6일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하지만 심포지엄과 관련된 내용은 동영상 시청 1시간이 고작이었고, 나머지 시간에는 스파와 버블쇼 등으로 대체했다.

강연료나 자문료 지원은 더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학계에서의 영향력 및 자사에 대한 우호도 등을 기준으로 Advocate, Loyal, User, Trial, Aware, Un-user(처방량이 많거나 우호적인 순)로 분류하고, 강사로 위촉해 강연료를 지급했다.

어떤 의사는 한 제약사로부터 10차례나 강연기회를 받고 500만원의 강연료를 지급받았다. 강연은 제약사가 직접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병원 직원 몇 명을 모아놓고 하는 형식적인 자리였다.

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의사한테는 항공, 숙박비는 물론 각종 향응이 제공됐다. C사는 지난 2006년 9월 모 병원 의사의 해회 학술대회 경비를 지급하면서 골프비 등 유흥비와 함께 면세점 양주 구입비도 대신 내줬다.

제약사들은 처방권자인 의사가 원하다면 못 해줄 게 없었다. D사는 2007년 9월 의사가 자동차 수리비가 필요하다 하여 100만원을 내줬고, E사는 2008년 5월 모 의사 집에 230만원 상당의 카페트를 깔아주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2006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제약사들이 뿌린 리베이트 금액만 529억원이다. 공정위는 이들 6개 제약사들에게 1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리베이트로 몇 배에 달하는 처방액을 얻었다고 가정하면 과징금은 '귀여운 수준'에 불과해 보인다.

김준하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리베이트 대부분이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뤄져 위법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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