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약사 눈물엔 공감…그러나 좁은 문으로
- 조광연
- 2012-01-09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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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근처에 도로가 있다. 2차선이다. 차량도 드문드문 다닌다. 동네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널목 대신 도로 한복판을 가로질러 다닌다. 30미터 정도 위에 신호등 있는 건널목이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동네사람들은 이웃의 무단횡단에 대해 서로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서로 묵인하는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한 경찰관이 태연스레 길을 건너던 나를 불러 세웠다. 왜?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섰더니 무단횡단이라며 범칙금을 부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범칙금은 5000원 정도였던 것같다. 장난이 싸움이 된것 같은 심경이랄까? 무척 기분이 상했었다. 경찰이 말한 도로교통법 위반을 머리로는 받아들이겠는데 마음으로는 좀처럼 용납되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 저녁, 한 약사회 총회 석상에서 울먹였다는 그 약사의 심경이 황당했던 그 날의 내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 약사는 "요즘 약사 집단이 잠재적 범법자로 몰리는 기분이며 불안하고 슬프다"고 말했다. 전문가인 약사로서 20년 이상 별탈없이 잘해왔다고 느꼈던 자부심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약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종업원이 건네준 일반약 조차 고발되는 세태에 약사들은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무자격자가 일반의약품을 건네주는 것도 '위법은 위법'이다. 전의총이 팜파라치를 고용해서 위법현장을 의도적으로 적발했든, 약준모가 동영상을 찍어 고발했든 보건소는 고발 주체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문제를 절차대로 처리해야 한다. 다만, 종업원이 약을 건네줬을 때 약사가 개입했는냐와 같은 참작 요인은 결국 법정까지가서야 그 효력을 인정받게되는 상황이니 약사들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약사들의 눈물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약사들의 관행적 태도를 무턱대고 옳다고 만은 할 수 없다. 약국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회 속에 '약사가 약사임을 배타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길'은 모든 의약품을 약사가 '전문 정보를 제공하면서 직접 건네주는 방법' 밖에는 없다. '약국에서도 종업원들이 일반약을 파는데 슈퍼에서는 왜 안되느냐'는 억지논리가 일반인들의 귀에는 솔깃하게 들리는 탓이다.
'1약국 1약사'가 대부분인 약국 현실 때문에 이 같은 한정된 조건 위에서 약사의 역할을 규정하다보면 비 약사들의 엉뚱한 주장에 힘을 보태는 꼴 밖에 되지 못한다. 따라서 약사의 배타적 전문성 위에서 약사가 직접 의약품을 통제하려는 전향적 자세와 피눈물 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참으로 힘드는 길이지만, 인식 전환의 시대에서 해법은 좁은 문으로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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