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국회 시작도 전에 건보재정 기금화 논의 '시동'
- 최은택
- 2012-06-13 18: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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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입법조사처 등 정책토론...건보공단 "지불구조 합리화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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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재정 기금화 논의가 원구성도 안된 19대 국회에 정책의제로 던져졌다.
기금 전환 필요성을 주창해 온 국회예산정책처를 위시한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실, 국회사무처, 국회입법조사처 등의 공동 작품이었다.
이들 국회 사무.정책 기구들은 11일부터 사흘간 '19대 국회 보건복지 쟁점과 과제' 연속 쟁점 토론를 진행해왔다. 13일 오후에 열린 이 토론회 마지막 주제가 바로 '건강보험재정 기금화 논의'였다.
보건사회연구원 김진수 연구위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재정 기금화 주장은 2004년 5월 감사원이 건강보험공단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보험재정을 '국가통합재정'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것이 시초다.
이후 국회예산정책처는 같은 해 8월 이 감사결과를 참고삼아 국회통제권 확보차원에서 기금화를 주창하고 나섰다. 이후에도 기금존치평가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해 건강보험기금을 신설하고 건강증진기금을 통합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금화를 정책대안으로 꺼내놨다.
4대 사회보험 통합과정에서도 재정 통합관리와 기금화 운영방안이 고개를 들었다. 17대 국회에서는 박재완 의원과 이혜훈 의원이 기금 전환을 골자로 한 건강보험법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 정책위원은 "현재는 기금화 관련 논의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규모와 재정전망을 고려할 때 기금화 주장은 언제든지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장 불편한 쪽은 국민건강보험 운영자인 건강보험공단이다.
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 전창배 전략대응팀장은 이날 패널토론에서 "어제 걱정이 앞서 잠을 설쳤다. 다른 토론자인 경실련 측이 기금화 찬성을 들고 나올까봐 우려했는데 입장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안심"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금화 주장에 대한 건강보험공단의 대응논리는 확고하고 준비도 잘 돼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힘을 받고 있는 기금화 요구는 부담 그 자체다.
전 팀장은 "(기금화 논의에 앞서) 총액예산제, DRG 등 지불제도 개선으로 수입과 지출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불구조 합리화, 선진국 수준의 보장성에 도달한 뒤 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전 팀장은 더 나아가 "오늘 토론을 계기로 건강보험재정 불안정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대안을 국회차원에서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기금화 논의에서 앞서 선행돼야 할 지불구조 합리화 등에 국회가 힘을 보태달라는 우회적 표현인 셈이다.
이날 주제발제를 맡은 김진수 연구위원도 "총액예산제 등을 통해 재정을 예측가능한 선에서 관리할 수 있다면 기금화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금화는) 10년 가까이 논란을 거듭했지만 찬반양론이 팽팽하고 각각의 입장에서 보면 타당해 보이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기금화 논의를 이어가려면 일단 제도도입 목적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결부시킨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 과정속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토론회를 준비한 국회입법조사처 김주경 입법조사관도 기금화 논의에 앞서 고려돼야 할 정책적 요소들을 제안했다.
'보장성 지표를 높이기 위해 어떤 방식이 더 나은가', '의료보장제도를 현재처럼 가입자-공급자 간 계약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책임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행할 것인가' 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보장성 강화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재원조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 연장선에 기금화 논의가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건강증진기금 발전방안을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건강보험제도가 보험자와 공급자, 가입자 등 이해당자사의 합의에 기초해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의사결정 과정에 가입자 및 공급자가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둘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다른 패널인 경실련 남은경 사회정책팀장은 "기금의 목적이 명확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면 (기금화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금화는 재정운용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에도 한계가 있지만 동시에 보장성 강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기금논의는 건강보험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이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남은경 팀장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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