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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가능약 줄이려면 처방리필제 등 논의 대상"

  • 최은택
  • 2013-01-30 12:24:52
  • 동일약효군 약 중복처방 1600만건…효능군별 DUR 확대 필요

[심평원, 의약품 비효율적 사용 현황분석 연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최근 내부 연구를 통해 처방기간이 4일 이상 중복된 동일효능군 내 의약품 처방이 연간 390만 건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1일 이상으로 확대하면 중복처방은 1600만건으로 대폭 늘어난다.

연구진은 동일환자가 투약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동일 효능군 의약품을 다시 투약받는 경우 미사용 가능 의약품이 발생될 수 있다고 가정했다.

이중 4일 이상 중복처방된 동일 효능군 약 중 먼저 처방받은 약을 '미사용 가능 의약품'으로 정의했다.

30일 심평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에서 처방전을 두 번 이상 발급받은 환자 중 10%를 무작위 추출해 분석했더니 전체 처방전의 0.9%에서 중복처방된 동일효능군 내 의약품이 확인됐다.

이중 4일 이상 처방기간이 중복된 처방은 0.2%였다. 전체 처방으로 환산하면 '미사용 가능 의약품' 처방은 연간 약 390만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약품비 누수는 26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중복처방 약은 동일질환 치료목적(12.9%)보다는 다른 질환 치료목적(87.1%) 처방에서 대부분 발생했는데, 특히 다른 질환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중복처방의 51%가 소화기관용약제였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소화기관용약제는 소화기계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주치료가 아닌 보조치료 목적으로 권장되지 않는 약물처방이 남발된 것이다.

연구진은 '미사용 가능 의약품' 발생은 장기처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투약기간 동안 지속적인 복약순응도 관찰이 어렵고 환자의 사망이나 부작용 발생, 상태호전 등으로 투약이 중지되는 경우 처방약이 버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미사용 가능 의약품'을 줄이려면 어떤 정책적 고려가 필요할까?

연구진은 "바람직한 정책방향 설정은 추가연구와 전문가집단, 환자·소비자단체 등과 사회적 합의에 근거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기존 연구에 근거해 논의 가능한 5가지 정책방향을 예시했다.

다품목 처방 모니터링, 주치의 및 단골약국제도,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 기준 확대, 의약품 포장단위 개선 및 복약지도 강화, 처방전 리필제도 등이 그것이다.

연구진은 우선 "치료보조제 성격이 강한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은 동일효능군 중복처방 가능성이 높고 환자의 건강결과와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치료제 위주로 처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처방지침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결과 대부분의 미사용 가능 의약품은 다른 질환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만큼 DUR 점검범위를 효능군 의약품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고 제안했다.

심평원은 이달부터 해열진통소염제 62개 성분을 대상으로 효능군별 DUR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한국은 처방전당 약품목수가 많아 환자 편의를 위해 1회 투약분으로 조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런 조제관행 때문에) 중복의약품 구별이 어렵고 장기 처방약의 경우 유효기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약사가 처방약을 조제할 때 의약품별로 환자에게 제공이 용이하도록 포장단위를 개선하고 복약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상급종합병원은 인력부족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의 방문이 많아 장기처방 비중이 높을 수 있다"면서 "처방일수를 줄일 수 없다면 환자가 지정한 단골약국에서 일정기간에 한번씩 처방전을 리필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투약과정을 중간 점검하면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상태악화나 부작용 등으로 인한 미사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리필제도를 시행하더라도 장기처방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의 만성질환자가 우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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