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쥴릭, 마진인상으로 연결돼야"…공감대 확산
- 이탁순
- 2013-02-15 06: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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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매 "상위 업체 목소리 더 높여야...협회 의지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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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0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전문 회사 ' 쥴릭'의 등장이 모든 걸 바꿔 놓았다.
쥴릭은 국제시장 경험과 자본을 무기로 외자사들을 하나 둘 씩 끌어들여 결국에는 화이자를 비롯한 외자사 대부분의 제품을 독점하기에 이르렀다.
도매업체들은 쥴릭으로부터 외자사 제품을 받으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5%대 저마진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도매업계 한 원로는 "의약분업 전에는 외자사 유통 마진율이 지금처럼 낮지 않았다"며 "2000년 쥴릭이 등장했고, 점차 단계적으로 마진을 줄여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쥴릭은 독점권과 사업확장을 이유로 저마진 정책 수용이 가능했기에 처음 10%대 마진은 급기야 5%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09년 지오영, 복산약품, 동원약품 등 대형 도매업체들이 쥴릭과 계약을 종료하고 다국적제약사와 직거래에 나서면서 쥴릭의 외자사 제품독점도 막을 내리게 됐다.
"탈쥴릭 이후 외자사 마진정책 변하지 않아"
문제는 이후에도 외자사의 저마진 정책은 그대로 유지됐다는 것이다. 대형 도매업체 한 CEO는 "쥴릭과 거래할 때는 6.5% 마진에 거래금액 회전이 2~3개월 정도됐다"면서도 "하지만 쥴릭과 거래를 종료하고 외자사들과 직거래하고 나서도 마진 부분은 5~7% 정도로 나아진 게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쥴릭과 거래시에는 거래금액의 100% 수준으로 신용담보를 설정했으나 외자사들과 직거래하면서 30% 정도로 담보부담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도매업계 한 원로는 "본사 눈치를 보는 한국법인의 국내 임원들이 저마진 정책을 고수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외국인 임원들은 '도매가 뭘 먹고 사느냐'며 두둔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매업계도 몇차례 외자사의 불합리한 저마진 정책에 반발해오며 '타도 외자' 분위기를 형성해왔다.
2007년 의약품 공급대란을 불러온 쥴릭 사태, 2008년 GSK의 마진인하에 따른 약업발전협의회에 취급거부, 작년 항생제 '오구멘틴' 사태 등 마진인하 정책에 연합운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도매업계 일각에서는 당시 사안대처에 그쳤을 뿐 전체 외자사의 저마진 정책을 변경하는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업체별 입장차로 대응에 한계…한 목소리 내야
특히 2008년 GSK 마진인하 반대운동에서 보여준 도매업체들간의 입장 조율 실패는 업계의 대응한계를 여실히 반증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GSK는 당시 쥴릭행을 선택하지 않는대신 기존 7%의 마진을 5%로 변경하고 사후마진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하자 중견 도매업체 모임인 약업발전협의회가 취급거부로 맞서면서 갈등을 벌였다.
하지만 백제약품, 지오영 등 대형 도매업체들이 GSK 제품 공급에 나서면서 결과적으로 마진인하를 막지 못했다.

다만 도매업체들의 공동행동이 공정거래법상 '담합'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업체들의 자율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대형 도매가 중소 도매보다 유리한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형 도매업체 관계자는 "규모에 따라 마진율을 차등하는 것은 시장경제 질서에 따라 인정해 줘야 하는 측면"이라며 "다만 거래상의 불합리한 부분은 도매가 목소리를 높여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령 외자사들과 계약할 때 도매업체가 전액 지급하는 담보수수료라든지 5%대의 저마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업체에 대한 투쟁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말 불합리한 부분은 뒤로 미뤄두고 국내 중소사들의 마진인하같은 작은 문제에만 신경쓰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규모에 상관없이 도매업계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에 강경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한국의약품도매협회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업계 원로 인사는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게 없다"면서도 "협회가 중심을 잃고 여기저기 이야기를 듣느라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종합 도매업체 오너는 "외자사가 제시하는 마진 가지고는 사실상 운영하기 힘들다는 근거를 용역조사를 통해 마련한 다음 해당 제약사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입장차를 좁혀나간다면 해결이 꼭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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