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2012년엔 누가 승자였을까?
- 데일리팜
- 2013-02-25 06: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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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해 회장(재미한인제약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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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약품 시장은 미국이 가장 크다. 그러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은 반드시 뚫고 들어가야 할 시장이다. 그러려면 미국 FDA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FDA 심사를 통과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 신약 승인을 받았더라도 FDA에서 승인을 못 받아내는 경우가 제법 생기고 있다. 실례로, 최근의 통계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 승인받은 32 개의 신약중 24 개만이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을 정도였다. 그만큼FDA가 다른 나라의 기관에 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요구한다는 뜻이 된다. 그렇지만, 일단 FDA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다른 나라의 허가당국은 쉽게 통과하는 편이다. 물론 예외가 왕왕 있기는 하다. 따라서 FDA 승인 여부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느냐 여부를 결정지우는 고비가 된다. 이런 이유로 의약품시장에 새로 나오는 신약을 파악할 때 FDA에서 승인한 신약을 집계하게 된다.
작년 한 해에 승인된 신약은 몇 개쯤 될까? 모두 37 개이다. FDA의 발표를 들여다보면 숫자상으로는 모두 39 개지만 여기에는 진단용 조영제 2 개가 포함되어 있어 치료제로서의 신약은 37 개로 봐야 한다. 물론 이 37 개의 신약엔 개량신약은 포함되지 않고 말 그대로 순수신약 (혁신신약)만 따진 것이다. 지난 20년간 FDA는 한해 평균 30 개 정도의 신약을 승인을 해 왔기에 작년에는 평균치를 웃돌게 신약이 승인된 셈이다. 이렇게 신약 승인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FDA는 심사과정에서 도중에 퇴짜를 맞지 않고 (즉, 재수나 삼수를 하지 않고) 한번에 승인을 받아낸 비율이 80%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처럼 첫번째 심사에서 승인받은 비율이 높아진 것은, 예년에 비해 제약사들이 개발과정에서 FDA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함으로써 임상실험과 관련하여 FDA의 견해를 잘 수용하여 대비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각 질병에 대해 새로운 타겟을 겨냥하여 처음으로 개발된 약 (first in class)이 많았던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FDA로서는 새로운 메카니즘을 가진 신약의 탄생을 장려하기 때문이다. 또, 질 좋은 데이터로 부작용 정도에 비해 약효가 탁월함을 입증한 약이 많았던 것도 이유였다고 FDA측은 덧붙인다.
37 개의 신약을 일일이 들여다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우선 37 개중 31 개는 합성신약이고 나머지 6 개는 바이오신약 (항체, 펩타이드 등)이다. 최근 들어, 바이오신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합성신약이 더 많이 나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약효군으로 분류해 보면 항암제가 13 개에 달해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암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가 여전히 절실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나머지의 신약들은 소화기계 질환, 순환기계 질환, 호흡기계 질환, 감염질환, 안과질환 등의 질병에 적용되는 약이었다. 이번에도 희귀질환에 적용하는 신약이 많았는데 모두 13 개에 이르렀다. 빅파마들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지 않는 현실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총 37 개의 신약중 무려 18 개가 새로운 메카니즘을 가진 first in class 약이었다. 이들 약은 온갖 리스크를 무릅쓰고 새로운 타겟에 도전하여 보상을 받은 셈이다.
그럼, 어떤 회사들이 신약 승인을 받아 냈을까? 37 개중 21 개의 신약은 거대 제약사들 (매출액 순위 상위 20 개) 에서 개발한 것이었고 나머지 16 개는 신약 개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는 중소 규모의 회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이들 회사중 Pfizer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무려 5 개 (BMS와 공동 개발한 것 1개 포함)의 신약을 탄생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지만 투자에 비해 건지는 것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온 Pfizer가 오랜만에 덩치값을 한 셈이다. 그 뒤를 이어 6 개의 회사가 2 개씩의 신약을 승인받았는데 Sanofi, Genentech, Forest Laboratories, Teva그리고 일본 제약사인 Astellas와 Eisai가 그 주인공들이다. 제네릭만 만들던 Teva가 신약에서도 성과를 낸 것이 눈길을 끌고 일본의 제약사들이 활약하는 것도 부럽다. 이외에 BMS, Norvatis, Merck, Bayer, Johnson & Johnson, Gilead, Takeda등도 각각 1 개씩의 신약을 탄생시켜 체면을 유지하였다. 그렇지만 전통적인 강자였던 Abbott, Amgen, AstraZeneca, Lilly 등은 아무런 소득없이 한 해를 보냈다. 한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승인된 신약들중 6 개의 신약은 큰 회사의 도움없이 작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을 진행시켜 승인까지 얻어낸 것이라고 한다. 이는 신약 개발이 큰 회사들만의 잔치라는 인식을 깨뜨린 것으로 한국의 제약사들도 본받을 만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 이들 신약은 의약품 시장에서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어렵사리 신약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이들 모두가 큰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몇 개의 신약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를 만한 약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BMS와 Pfizer가 공동으로 개발한 항혈전제 apixaban (상품명 Eliquis)이다. Factor Xa 저해제인 이 약은 뇌졸중 예방 약물로서 기존에 사용되는 항혈전제들보다 약효와 부작용 (출혈)면에서 우위에 있어, 60년째 사용되고 있는 warfarin을 대체할 약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Pfizer의 tofacitinib (상품명 Xeljanz)도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메카니즘을 가진 관절염 치료제로서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효소의 일종인 JAK3를 저해하여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완하시키는 효과가 있다. Astellas가 개발한 전립선암 치료제 enzalutamide (상품명 Xtandi)도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근자 들어 개발된 여타 전립선암 치료제들보다 약효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Genentech의 HER2 모노클로날항체인 pertuzumab (상품명 Perjeta)도 거대 품목 반열에 오를 것 같다. 기존 유방암 치료제인 herceptin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효과를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 제약사들은 거대 품목들의 특허 만료로 인한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2011년 리피토 (Pfizer), 자이프렉사 (Lilly), 2012년에는 플라빅스 (BMS & Sanofi), 디오반 (Norvatis), 세로퀼 (AstraZeneca), 렉사프로 (Forest Laboratories), 액토스 (Takeda), 싱귤레어 (Merck) 등의 특허권이 소멸되어 매출이 급감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출액이 큰 품목들의 특허가 일시에 만료되어 의약품 시장이 요동치는 현상 (특허절벽)은 지금껏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올해에는 심발타 (Lilly), 아시펙스 (Eisai), 리리카 (Pfizer), 니아스판 (Abbott) 등의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고 내년에는 또 다른 거대품목인 넥시움 (AstraZeneca), 쎄레브렉스 (Pfizer), 에비스타 (Lilly), 바이토린 (Merck) 등의 제네릭이 줄줄이 등장할 예정이다. 특허 만료로 인해2015년까지 제약사들이 입게 될 손실액은 300 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예상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각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더욱 집중적인 투자를 해 왔다. 그런 노력들이 작년에 더 많은 신약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 되었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한 특허절벽 현상은 한국의 제약사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제네릭의 개발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또, 작년에 한국의 제약사들은 약가 인하 조치로 인해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이에 실망하지 않고 밖에서 불어닥친 시련을 연구 개발을 통해 헤쳐나가려는 노력을 어느 때보다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을 토대로 머지않은 장래에 한국의 제약사에서 개발을 주도한 약들이 글로벌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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