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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안팔아도 그만"…약국 "매출영향 미미"

  • 김지은
  • 2013-11-15 06:24:55
  •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시행 1년...폼목 확대는 시한폭탄

[긴급점검]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시행 1년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 시행이 오늘(15일)로 정확히 1년을 맞는다.

많은 논란과 우려 속에 시행된 제도는 국민 불편 해소 차원에선 긍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정착돼 가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의약품 관리와 판매자 교육 등의 문제에 따른 안전성 우려와 품목 확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편의점 업계 "인식·매출 꾸준히 상승"…업주 "팔아도, 안팔도 그만"=안전상비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확산과 더불어 상비약 전체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편의점 업체 CU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상비약 편의점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대비 올해 11월 매출 신장률(점당 일매출)은 67.8%다.

월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8.2%에서 올해 10월 10.1%로 1.9% 상승했다. 계절적 영향으로 인해 감기약 등의 판매가 많은 동절기 매출이 높은 것을 감안해도 전반적으로 월별 매출이 소폭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요일별 매출 구성이 평일에는 11~12%의 판매도를 보이는 반면, 약국이 문을 닫는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에는 18~24%대를 보이며 2배 이상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CU 관계자는 "전체 매출로 따졌을 때 상비의약품 매출 비중은 현재까지는 미비하다"며 "하지만 상비약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산되면서 꾸준히 매출이 상승하고 있고, 취약 시간대 매출 비중이 확연하게 큰 것은 곧 편의성이 보장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별 판매점들의 분위기는 달라 보인다. 서울 강남의 A편의점은 최근 보건소에 안전상비약 판매 자진 휴업신고를 했다. 다른 품목들에 비해 관리는 쉽지 않고 매출도 예상보다 저조해 잠정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상비약이 소진돼도 새로운 제품을 발주하지 않는 편의점들도 있다. 일부 매장 상비약 코너는 군데 군데 비어있는 모습을 보였다.

의약품이 소진돼도 새 제품을 들여 놓지 않은 편의점 상비약 판매대 모습.
서울 서초구의 B편의점 업주는 "약국이 문을 닫는 주말에도 많이 팔려야 한두 사람이 약을 사가는 실정"이라며 "이 마저도 해열제와 소화제 외에는 거의 팔리지 않아 상비약을 잘 들여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C편의점 업주 역시 "정부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업체 본사 차원에서도 권장해 들여놨는데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관리는 쉽지 않고 공간을 차지하는 데 반해 매출은 없어 있는 제품 소진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의약품 관리·판매자 교육 등 안전성 우려 여전=편의점으로 나간 의약품 관리와 판매자 교육 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상비약 편의점 판매 시행과 동시에 약사회는 2만개 편의점 점주를 대상으로 안전상비약 판매자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한달여 만에 지역 약사회들은 2만개가 넘는 편의점들의 교육을 진행해야 했고 교육접수부터, 강사, 교육장소 섭외 등의 적지 않은 혼란이 야기됐다.

지난해 11월 편의점주 대상 안전상비의약품 교육 현장.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판매자 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지속되고 있다. 당시 상비약을 팔겠다고 신청한 편의점주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지만 정작 의약품을 판매하는 대상은 종업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상비약 판매처에 안내문 등을 배포하며 서면 교육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대비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약사들의 설명이다. 경기도의 한 약사는 "실제 안전상비약으로 지정된 13품목의 경우 제도 시행 이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부작용 보고건수와 중대사례 발생이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며 "교육은 편의점주가 받고 정작 의약품 판매는 아르바이트생이 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편의점의 의약품 판매·관리도 꾸준하게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여실하게 보연 준 것이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회수 조치 문제이다. 당시 편의점 본사에서는 POS 장치를 통해 해당 제품 판매를 걸러내고 반품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내에서 정리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실제 녹색소비자연대가 서울소재 상비약 판매 편의점을 방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판매금지 조치된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에 대해 7월말까지 125곳(25.7%)이 판매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제도 시행 후 소비자들의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의약품의 일반제품 혼용 진열, 직사광선을 받아 변조될 수 있는 위치 진열 등의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녹소연 관계자는 "편의점의 안전상비약 판매에 대한 지속적인 판매현황과 제도시행으로 인한 부작용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가 "체감 매출변화 미비"…품목 확대 우려=약을 뺏겼다고 분노하는 약국가는 일단 매출 변화 부분에서는 큰 변화를 체감하지는 못한다는 반응이다.

상비약으로 풀린 13개 품목이 기존 약국에서 마진이 높거나 금액대가 높은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 반응이나 약국 방문 추이에는 약국 위치나 환경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확실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상비약 판매가 많았던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관련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일요일이나 공휴일 당번약국을 진행하면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약사는 "토요일에는 상비의약품 구입을 위해 일부러 약국을 찾는 고객이 꽤 됐는데 제도 시행 이후 많이 줄었다는 것은 체감하고 있다"며 "해당 제품들은 약국에서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매출에는 변화가 없지만 고객 반응은 확실한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은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약사는 "13개 품목이 나갔다는 것은 추가 품목이 더 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현재 편의점들의 상비약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규제강화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시각에 대해 복지부는 일단 현행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민 편의성과 의약품 안전성 사이에 여전히 충돌하고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만큼 제도 정착을 위해 현행 제도를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도시행 이후 품목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거의 없었다"며 "품목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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