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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은 원격의료…법 개정 험난

  • 이혜경
  • 2013-11-28 06:24:50
  • 요약
  • 현행 법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가능…결국 서비스선진화가 목표

모든 패널이 원격의료 정부 입법예고안을 반대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은 나뉘었지만, 10월 2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입법예고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게 27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원격의료 정책토론회 결론이다.

이날 의협은 다양한 분야에서 10명의 패널을 지정토론자로 섭외했다.

대한의사협회가 27일 원격의료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영성 충북의대 의학정보센터 소장, 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 유진목 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이사, 김홍진 유헬스협회 정책전문위원, 남준식 연세미소내과원장,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박태균 중앙일보 기자, 허윤정 아주의대 교수, 정형준 건실련 정책위원이 참석 패널이다.

의사 패널들은 원격의료가 산업계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펼쳤고, 산업계에서는 원격의료 시장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직접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내과 원장은 의사, 환자 간 원격진료의 문제점을 낱낱이 보고했다.

하지만 정작 원격의료를 원하는 대형병원, 재벌 ICT기업 등이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평가를 청중들로부터 들어야 했다.

◆의사들의 주장은?

충북의대 의학정보센터 이영성 소장은 "현재 법 체계에서도 원격의료를 할 수 있는 곳이 많다"며 "이 상태에서 소화할 수 있는 시범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소장은 "의료서비스 제공자 내용 영역만 국한하면 현행 법으로도 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원격기술로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석일 교수는 "원격진료, 유헬스케어에 대한 비전이 과장돼 있다"며 "특히 원격의료는 의료인이 환자를 직접 대면진료하지 않기 때문에 오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우려는 사실로 드러났다. 스마트케어 시범사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었다는 연세미소내과 남준식 원장은 "원격지에서 측정된 생체정보 에러, 측정 오류 및 편차, 장비 오류 등이 나타났다"며 "이런 오류는 자가 혈당을 중단할 정도로 치명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화상채팅은 환자, 의사 간 시간배정 및 일정의 문제로 거의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남 원장은 "원격의료 법제화를 유보하고 의료인, 환자를 위한 제한적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시범사업 지원 역할을 해달라는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진목 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은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보다 오진 가능성 높다"며 "화상진료 없이 처방전 발행 가능성도 있고 정부가 오진에 대한 분쟁도 의사들이 스스로 맡으라는 것인데, 이건 책임전가"라고 지적했다.

허윤정 아주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복지부와 법무부는 의료법 개정 없이도 원격의료 사업을 과거부터 추진했고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며 "뒤늦게 원격의료 관련 법률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도정비되도 원격의료 업체 연 500억원 이상 수입 어려워

의료기기업체에서도 이번 원격의료 입법예고로 기업이 빛을 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이사는 "해외에서 열악한 의료환경을 극복하려고 원격의료가 등장하고 있다"며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원격의료 불가피한 곳에서 제한적으로, 전통적인 의료시스템과 협력, 공공의료 중심 등 3가지가 공통분모"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이사는 "원격의료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원격진료 가장 큰 피해자는 의료정보업체고, 10년 동안 굉장히 많이 투자했었는데 과연 (원격의료) 시장이 그렇게 밝을지, 망할 것 같은 걱정 뿐"이라고 덧붙였다.

인성정보 이사이자 한국유헬스협회 정책전문위원인 김홍진 위원은 "원격의료 제도화는 기본적으로 찬성의 입장"이라며 "다만 원격의료는 법만 바꾼다고 해결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검토와 시행에 대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산업계가 좋아할 것이라는 것은 오해"라며 "오히려 국내시장엔 관심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의료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독특한 구조라서 우리나라에서 성공한다고 해도 해외 성공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며 "모든 제도가 정비되고 보험급여가 된다고 해도 진단이나 처방을 하는 원격진료는 아무리 해도 연 500억원 이상 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정책토론회에서 전의총 성종호 대표가 피켓을 들고 서있다. 질의응답 시간에 그는 "원격의료는 쨉 일뿐, 큰 훅이 기다리고 있다. 의료서비스 산업발전 기본법에 들어가 있다. 솔직했으면 좋겠다."라며 복지부를 겨냥했다.
◆소비자, 시민들도 불만

한미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이유를 10가지를 들었다.

의료산업화, 국민의료부담증가, 의료접근성 문제, 대형병원 집중 등 이유도 다양하다.

한 부위원장은 "원격의료 허용은 의료영리화, 의료상업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원격진료기계를 개발하고 원격진료환자를 유인, 알선, 모집하는 사업이 번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부는 여론수렴과 민주적 논의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며 "보건의료계, 시민사회계를 아우르는 공동대응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 기자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 과정을 더 거치되 원격 진료, 원격의료, 영리병원 문제는 별도로 논의해야 양측이 윈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형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원격의료는 건강관리서비스 및 유헬스 선결과제라는 것을 안다"며 "이미 지적된 수많은 문제점이 있는 만큼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만이 원격의료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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