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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분신 시도까지 부른 서울역 현장에선?

  • 이혜경
  • 2014-01-28 06:15:01
  • 요약
  • 사상 첫 보건의료단체장-노조 의료민영화 저지 캠페인

vod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의 자해 소동에 이어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가 분신을 시도했다.

이유는 한 가지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상업화 때문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기획이사가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면서 분신시도를 했다.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기획이사가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면서 분신시도를 했다.
0 보건의약단체와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 역사 상 처음으로 공동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 첫 걸음으로 27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가량 서울역에서 ' 의료영리화 저지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방상혁 기획이사(의협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 간사)가 예고 없이 준비된 휘발유를 머리 위로 쏟고 분신을 시도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특히 지난 12월 15일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노환규 의협회장이 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자해소동을 벌인 이후, 의사가 또 다시 분신 시도를 하면서 상황은 극에 치달았다.

분신시도를 한 방상혁 이사(왼쪽)를 데리고 떠나는 노환규 의협회장.
방 이사를 막은 사람은 보건의료노조 측이다. 다급히 상황을 정리했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방 이사가 캠페인 참석에 앞서 유서를 써놓았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감정을 겨우 추스린 노 회장은 이날 오후 8시 경 공동캠페인을 마무리 짓는 구호제창을 끝내고 방 이사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모두가 반대하는 의료상업화

원격의료,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등 투자활성화 대책 등 정부가 지난해 말 쏟아낸 정책이 보건의약단체 뿐 아니라 보건의료노조까지 한 자리에 모이게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서울역에서 "보건의료 역사상 처음으로 단체장과 노조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건의료인과 국민 모두 정부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환규 의협회장이 방상혁 이사의 분신 시도 이후, 캠페인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굉장히 서글프다. 초라하다"고 운을 뗐다.

노 회장은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5개 보건의료전문단체장들과 임원,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어두운 서울역 광장에 나와 초라한 모습으로 시위를 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번 시위를 다른 시위처럼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잘못된 의료제도로 인해 고통받고 신음받는 환자들, 그리고 보건의료인들, 그 가운데서 생명을 잃고 있는 국민의 아픔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치과의사들이 영리병원 반대를 들고 의료민영화를 저지하고 나섰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은 "치과계는 기업형 사무장 치과에 의해 영리자회사 폐해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며 "의료기기를 임대, 부동산 임대 등으로 돈을 다 빼간다. 영리자회사와 똑같이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수 많은 사무장 병원의 바지원장, 바지약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재벌에게 판을 깔아 줄테니깐 적당히 하고 걸리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방금 태어난 아기를 보고 일어서지 못하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한다"며 "과연 그 아이가 1년 뒤, 그리고 10년뒤 뛸 때 부모가 일어나지 못하게 제지할 수 있겠느냐"고 하면서, 절대 태어나서는 안될 아이를 태어나게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필건 한의협회장(중앙)과 한의협 임원진들이 국민건강권 수호, 영리병원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법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투자를 허용한다고 했다"며 "국민이 자본에 노출되면 결과는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상업화가 아니고 영리화가 아니고 민영화가 아니고 자본화가 아니라고 한다"며 "도대체 그 실체가 무엇이냐.그 정체로 이익을 보는 대상이 국민과 의료인이 아닌 자본가"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이라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정책입안자가 올바른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며 "만일 그렇게 못한다면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이 사안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조찬휘 약사회장이 의료민영화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정부는 거대자본 투자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약자인 환자를 분풀이 대상으로 전락시키려고 한다"며 "재벌이 동네상권 장악한 것 처럼 법인약국으로 동네약국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대기업 유통 빵집이나 편의점으로 인해 소상공인이 쓰러져 가듯 법인약국으로 단골약국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약국 접근성 저하, 국민의료비 상승, 비정규직 양산 등의 직간접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여러분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자본형 법인약국에 국민의 건강을, 거대자본을 배불리는 보건의료영리화를 찬성할 수 없다"며 "보건의료전문가 목소리가 진정 국민을 위한 목소리임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보건의료 영리화 반대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과 노환규 의협회장이 캠페인 시작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좋은 병원, 가고 싶은 병원이 없어서 빅5 병원을 가려하는 왜곡된 의료공급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자본에게 투자를 해서 돈벌이를 하려고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두 차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반대 입장을 천명해 왔고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행동을 취하고 있다"며 "조만간 청와대에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청와대와 경제부처인 기재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투자활성화대책과 원격의료는 국민들의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키는 정책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보건의료노조 연대 걱정하는 복지부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계가 노조와 연대하는 것을 우려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의료발전협의회 재개를 알리면서, 보건의료영리화 저지 공동캠페인에 의협이 참여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건의약 4개단체 (간협은 선거일정 상 불참)와 보건의료노조가 의료민영화 저지에 한 목소리를 냈다.
복지부는 "의협이 협의를 진행하면서 보건의료영리화 저지 공동 캠페인, 불법 집단휴진 및 진료거부의 기정사실화 등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정부가 협의회를 통해 의료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것처럼, 의협도 성실하게 논의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협이 공동 캠페인 참여 뿐 아니라, 임원 중 한 명이 분신 시도를 하는 등 강경책을 펼치면서 향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미지수다.

보건의약단체장들과 노조가 함께 의료민영화 저지 캠페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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