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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 요양병원 화재참사 현장에 직접 가보니

  • 이혜경
  • 2014-05-29 06:14:59
  • 요약
  • 장성 요양병원 복지부 인증 취득했는데도 큰 사고 못막아

"환자들에게 수면제를 과다 처방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28일 오후 5시 경. 장성 요양병원 화재 현장에 도착한 기자는 현장에서 남윤인순 의원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정책관을 만날 수 있었다.

28일 0시 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별관 2층에서 불이나 사상자 29명이 발생했다.
남윤인순 의원(왼쪽)과 권덕철 정책관이 요양병원의 안전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남윤 의원은 권 정책관에게 병원 측 환자 관리소홀 문제는 없었는지, 화재사고에 취약한 병원이 어떻게 복지부 인증을 획득했는지 등에 대해 날선 질문을 던졌다.

29명의 사상자를 낸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화재사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요양병원의 안전관리 취약 문제점을 수면위로 떠오르게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 요양병원은 1284개로 지난 2008년말 690개와 비교해 5년사이 2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심평원의 요양병원 입원 진료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2012년 3월 현재 937개 요양병원 가운데 최소한의 응급시설인 호출벨을 모든 병상·욕실·화장실에 두고 있는 곳은 69.7%에 불과하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갖춰야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서 빠져있다. 사고병원 또한 스프링클러는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요양병원의 안전관리에 대한 헛점이 이번 사고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 된 것이다.

효실천요양병원 1층에는 긴급시 행동요령이 게시돼 있으며, 화재 발생시 대처 방안도 마련돼 있다. 이 때문인지 화재 발생 이후 소방대 출동 및 화재 진압까지 6분내 이뤄졌다.
특히 화재 사고가 난 효실천요양병원은 지난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하고, 최근 두달 동안 전기 안전점검, 자체 안전검점, 보건소 현장점검 등에서 모두 이상없음을 판정 받았다.

이 같은 요양병원이 긴급한 화재출동 및 진압에도 불구하고 사상자 29명을 냈다. 모든 요양병원은 의무적으로 2016년말까지 의료기관인증평가 인증을 마쳐야하지만, 현재 1200여개 가운데 300개 정도만 인증절차를 밟았다.

인증을 획득한 병원 조차 대형 화재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다수 요양병원 또한 화재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효실천요양병원 본관은 입원환자로 인해 진료가 진행중이다.
요양병원 야간 당직근무 규정도 손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상 입원환자 200명 기준으로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야간 당직 근무를 서야 한다. 200명을 초과할 경우에는 200명마다 의사 1명, 간호사 2명이 추가된다.

총 397병상인 효실천요양병원의 입원환자는 324명. 이 경우 의사 2명, 간호사 4명이 당직 근무를 서야 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 요양병원에는 한의사 1명,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9명이 근무, 당직의사가 1명 부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면제 과다 처방, 구금 등 의혹 불거져 병원 측, 제도 어겼다면 지도 따를 것

28일 0시 27분 화재 소식을 들은 의사들은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 별관에서 구조돼 나온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한다. 새벽이 지나고, 오전부터는 남아 있는 입원환자 진료도 병행했다.

기자가 병원을 찾은 오후 5시께 의사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지쳐있었다. 지난해 3월 전라남도 장성에 내려와 효실천요양병원 진료병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원장으로부터 사고 소식과 현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김 병원장은 2009~2011년 한국여자의사회장을 역임하고 장성에 내려오기 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김용진 진료병원장
그래서 일까. 이번 화재 사고로 인해 요양병원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확실하게 고쳐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의 입을 통해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논란에 대한 오해와 의사를 포함한 직원들의 심경을 듣게 됐다.

"화재 소식을 듣고 퇴근 했던 의사들 '정경환, 최호준, 라병철, 한재관, 김웅기' 그리고 나까지 6명은 30분 이내 병원으로 달려왔다. 집이 가까운 사람은 사건 발생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다. 의사들 이름을 알려주는 것은 사고를 회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당직근무 의사 1명이 모자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사 1명이 지난 22일 그만두면서 공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의사 7명, 한의사 3명이 근무했었는데 사고발생 6일 전 의사 1명이 그만둔 것이다.

하지만 의사로서 비양심적인 행동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남윤인순 의원이 오전 일찍 와서 오후 늦게까지 계셨다. 묻는 말엔 솔직히 다 대답했다. 우선 '방 안에 방망이로 된 번호키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했다. (문을 잠궈 구금한 것이 아니냐는 의미) 번호키는 없고 스크린 도어식 문이거나, 문턱없이 그냥 열리는 문으로 돼 있다고 했다. 다만 중증 치매, 중풍 환자가 있는 병동이기 ??문에 간호실과 병실 사이에 칸막이 비슷한게 있다. 환자들이 간호사 몰래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칸막이는 밤 뿐 아니라 낮에도 해놓는다."

수면제 과다 처방 의혹에 대해서도 김 원장은 "어느 누구도 의사들에게 처방약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화범으로 지목된 80대 남성 치매환자에 대해선, 이달 1일 입원한 신규환자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다용도실에서 화재가 났고 빠르게 진압이 됐는데 별관 2층에 있던 환자 20여명이 사망했다는 것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며 "문제점이 무엇인지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 제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별관 2층 다용도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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