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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20~30대 초보 엄마 사로잡은 훈남

  • 김지은
  • 2015-03-26 06:14:59
  • |이·약·궁|온·오프라인서 주민과 소통 '통했다'

[11] 경기 남양주 혜인온누리약국

환하게 미소지으며 약국 문을 들어서는 아이의 이름을 약사가 부른다. 30대 남약사가 꼬마 손님 이름을 일일이 알고 부르는 모습. 문득 이 약국, 그리고 이 약사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경기도 남양주 혜인온누리약국 전경.
경기도 남양주 혜인온누리약국 서정훈 약사(37·서울대 약대)의 모토는 '우리동네 이웃약사'다.

나이 지긋한 약국장이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약국을 지키는 사랑방 약국이 떠오를 듯 하지만 이 약국은 예외다.

약국을 인수한지 1년이 조금 넘은 데다 30대 중반을 갓 넘겼지만 서 약사는 이미 지역 주민들에겐 친근한 이웃약사로 통한다. 특히 이 지역 초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선 없어서는 안되는 고마운 존재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엄마들의 이웃, 서정훈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근무약사 시절 경험이 평생 '자산'…진료과목별 약국 두루 경험

서 약사가 지금의 약국이 자신에겐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꼽을 수 있는 건 근무약사 기간의 경험 때문이다.

다른 분야를 전공하고 유학까지 다녀온 그는 뒤늦게 약대를 나와 근무약사로 취업했다.

남보다 늦은 출발에 조급할만도 했지만 서 약사는 '정도(正道)'를 택했다. 근무약사로 일하는 기간이 자신의 평생 약사 인생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정훈 약사는 근무약사 시정 다양한 진료과목 약국 경험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약국 조건을 선택했다.
급여보다 다양한 경험을 선택한 그는 진료과목별 약국을 두루 경험하며 자신에게 가장 맞는 약국 조건을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과 소통하며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소아과약국이 자신의 적성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자리를 선택했다.

"근무약사 시절 많은 경험을 해보자 생각했어요. 생각보다 초보 엄마들이 모르는 것, 놓치고 가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이들을 좋아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찾는 내과 인근 약국보다 소아과약국이 맞다고 생각했죠."

온라인쇼핑몰 운영도 근무약사 시절 시작한 일 중 하나다. 패기 하나로 시작해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미래 약업 시장을 생각했을 때 대비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고 시작한 게 현재 약사 운영 쇼핑몰 중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온라인몰을 운영하면 가격경쟁에 매몰되기 마련인데 시작부터 항상 약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의 정도를 잃지 말자 생각했어요. 마케팅 담당 직원이 있지만 저는 약사로서 고객 상담에 집중하고 고객이 진짜 필요한 약만을 권하려고 노력해요. 그런 부분이 고객들에게도 전달돼 온라인몰 안에서도 단골 고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주민과 소통하는 젊은 약사…20~30대 초보 엄마 공략

서 약사의 고민은 지금의 약국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약국 한켠에 개시해 놓았다.
1년 전 지금의 소아과약국을 인수하고 주 타깃 고객층을 만 5세 미만 아이를 둔 20~30대 초보 엄마로 잡았다. 아이와 더불어 임산부, 자녀를 둔 엄마에게 양질의 복약정보와 건강상담을 진행하겠단 생각에서다.

소아과약국 약사라면 흔히 가질만 한 생각이지만 서 약사의 실천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일방적인 전달보다 고객과 쌍방향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과 상담은 약국 현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엄마들이 많이 찾는 지역 커뮤니티에 주기적으로 글을 게재하고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건강 정보를 게재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동네 이웃약사 'DRUG STORY'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환자들과 상담, 소아, 산부인과 건강 정보는 물론 약사 개인의 약국 생활 일지를 올린다.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서 약사의 블로그를 방문한다. 서 약사가 고객과 소통,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동료 약사들과 소통이다.

동료 약사들과 공유하며 얻는 것들이 그에겐 값진 자산이다. 서 약사는 약사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학회와 스터디에 참여하고 시간이 되는대로 약사 대상 강의에도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서 약사가 운영 중인 우리동네 이웃약사 블로그.
"약국에선 환경상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기 마련이에요. 고객이 약국에서 묻기 어려운 부분이나 내용이 많아 제가 전달하지 못한 부분을 온라인 상에서 자유롭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생각보다 온라인 상에서 상담을 요청하면 최대한 답변을 하고 부족하면 직접 약국에 찾아와 대면 상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작지만 큰 변화"…약사가 직접 꾸미는 약국은

혜인온누리약국의 복약대, 투약대, 진열대 등 약국 한곳한곳 서 약사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

약국을 운영하며 고객의 반응을 살펴 곳곳을 직접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꺼번에 큰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진행하면 비용대비 효과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약사가 직접 고안해 꾸민 투약대 모습.
또 약국 사정을 잘 모르는 전문가가 변화시킨 인테리어가 약사와 고객들에겐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그래서 서 약사가 선택한 방법은 약국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약사가 최대한 적은 돈을 들여 곳곳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처음 시도한 것은 복약지도대 변화다. 인수 전 많은 제품이 진열돼 있던 상담대를 넓히고 캣포스를 들여 놔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서정훈 약사.
특히 젊은 엄마들에 호응이 높은 것은 조제실 앞 공간의 변화다. 기존에 상품을 늘어놓았던 공간을 활용, 투약대를 만들었다. 진열장과 게시판 하나만으로 고객들에게는 편리한 공간이 탄생했다. 고객 반응과 POS 매출 결과를 바탕으로 진열대 위치나 상품 배열에도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고객 편의를 고려하면서 동시에 약국 매출도 생각한 변화죠. 큰 돈을 들여 대대적인 인테리어를 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약사는 비용 대비 효율을 생각하면 망설이게 되기 마련이거든요. 세심한 관찰과 조금의 수고로 내 약국에 변화를 주는 것도 약국 운영의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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