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살림 팍팍한 것 알지만 수가는…"
- 김정주
- 2015-04-24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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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곳간 비울 일만 남아…"구매권한은 심평원 아닌 공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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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의 말이다. 다음달이면 내년도 보험료 인상률이 결정된다. 건보공단과 의약단체는 환산지수(수가)도 새로 계약해야 한다.
성 이사장은 23일 전문언론 간담회를 열고 다가올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보험자 입장에서도 '한 해 농사'를 일구는 시기다.
그는 우선 적정부담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초 연이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사태 등이 보험료 결정에 악재로 작용하고, 그 여파가 수가협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다만 현재 공급자 측이 호소하는 어려운 경영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자의 보장성 확대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요구를 포용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고심하고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심사평가원의 구매자론에 대해서는 "건보공단은 우리나라 유일한 건강보험 보험자"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법 취지에 맞게 각자 기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심평원의 주장을 논박했다.
다음은 성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제 곧 공급자 수가협상 시즌이 돌아온다. 취임 후 첫 수가계약이다.
= 알다시피 수가협상은 재정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는 등 법에 정한 절차를 따라서 진행된다. 건강보험 재정상황과 병원 경영수지 등을 참고하고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내가 공급자 출신이라 많은 전망을 하고 있어 부담스럽지만 '두고봐라'고 생각한다(웃음).
저출산 고령화로 건보 적용인구가 줄고 노인인구가 늘면서 질병구조도 변화해 만성질환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 건보공단이 당면한 재정은 마이너스 상황만 남아 있어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건보재정 총 누적수지가 13조원에 육박하고 있는데.
= 아직 청구되지 않은 진료비만 4조9000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7조9000억원이 남는데, 이는 지급분 2개월치에 불과하다. 건보법상 연간 급여비의 50%까지 적립해야 하지만 현재 36% 수준만 비축해둔 셈이다.
적자요인은 또 있다. 중장기 보장성 강화계획으로 2018년까지 24조원 가량 소요될 것이다. 부과체계 개편은 늦어도 내년에 시행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공단은 1조5000억원 가까이 마이너스다.
-정책과 수가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면서도 막상 협상을 하면 공급자-보험자 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난항을 겪곤 한다.
= 그렇다. 그것 때문에 용역도 해보고 고민도 많이 한다. 공급자들 힘들어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일산병원의 개원 취지는 적정수가와 제도 적용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일산병원의 경영이 어렵다. 혹자는 일산병원이 적자일수록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어찌됐든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것은 일산병원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내가 의료인이라 오해할 수 있겠지만, 신뢰가 중요하다. 그 부분은 공급자와 정보교류가 많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보를 많이 교류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소통이 우선인데 아직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그건 정부와 시민사회단체들(가입자)과도 마찬가지다. 더 노력하고 서로 배려해야 한다.
-내달 내년도 건보료 인상률과 국고지원금이 확정된다.
= 앞서 말했다시피, 재정 마이너스 요인만 남은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과 국고지원이 절실하다. 그런데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여파로 건보료 인상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보험료는 이제 '적정부담'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급자 출신이라 이런 주장을 한다는 말도 듣곤 하는데, 적정부담은 내 소신이다. 색안경이야 계속 따라다니겠지만, 자리 바뀌었다고 소신을 바꿀 수 있나.
나는 공단의 CEO다. 공단은 대한민국이 있는 한 영원할 조직이다. 길게 내다봐야 한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는 적정한 부담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국고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공단의 과제다. 건보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 부분은 중요한 데, 사실 국회에 법안이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심평원장과 접견할 기회가 있었나? '구매자론'은 어떻게 풀고 있나?
= 참 민감한 문제다. 손명세 심평원장과 취임 이후 두어 번 만났다. 물론 (같은 의사로서) 그 전부터 알고지냈기 때문에 소통은 잘 되고 있다. 내 기억으로 '구매자'라는 용어는 지난해(손명세 원장 취임 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안다.
생각컨데 건강보험의 근원적 구매자는 국민이다. 공단은 아시다피시 법으로 정해져 있는 유일한 보험자로서 가입자를 대리해서 구매자 기능을 담당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이를 기본으로 말씀드리겠다.
심평원은 법에 정해진 바에 따라 심사와 평가를 담당하고 있다. 구매자가 되려면 구매할 예산과 재정이 확보돼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심평원은 구매할 재원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다른 나라는 보험자가 진료비 심사 기능을 수행한다. 일본, 독일도 보험자가 전문심사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법 규정에 따라 취지에 맞게 공단은 보험자 역할을 수행하고, 심평원은 심사와 평가를 수행하는 협력 기관인 것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 된다.
나는 소통창구를 열어놓고 필요한 부분을 (심평원과) 논의할 것이다. 심평원도 그 부분을 이해하고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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