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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공단, 목표관리제 세부 공개…수가협상 복마전 예고

  • 김정주
  • 2015-05-29 06:14:54
  • 오늘(29일) 의·병·약 등 3차 개시...병협 '원가 카드' 주목할만

내년도 요양기관 수가에 목표관리제를 덧붙이려는 보험자 측 고삐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건보공단이 이 부대합의조건을 단순히 13조원 재정의 방패막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인지, 아니면 '하드 캡(Hard Cap)'을 씌우려는 의도인지 진짜 속내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공급자 협상단들의 내부 이견 차를 벌이고 타깃을 교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건보공단은 오늘(29일) 종일 병의원과 약국 등 주요 요양기관 대표 협상단들을 상대로 3차 수가협상을 벌인다.

이에 앞서 공단은 지난 2차 협상 당시와 직후, 시간을 두고 각 협상단들에게 각기 목표관리제의 세부안을 전달했다. 병의원과 약국 등 유형별로 보험자가 염두해둔 목표관리제 모델을 예시하는 차원의 공개였다.

각 협상단이 제시받은 목표관리제의 기본 방향은 현재 소요되는 급여(공단 지급분)를 아껴 미래 건보재정을 절감하는 것이다.

물론 그 목표를 성실히 달성하거나 노력하면 차기 수가에 인센티브가 더해진다. 반대로 전혀 달성의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면 차기 인상률이 제한된다(삭감의 의미는 아님). 유형별 특성에 맞는 설계를 하겠지만, 이 기본 골격은 모두 동일하다.

특히 공단은 병원협회와 의사협회에는 행위량과 차기 수가 인상률을 연동시켜 급여비용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종의 '소프트 캡(Soft Cap)'으로 해석할 수 있는 안이어서 이를 고민하는 각 협상단의 부담은 가중된 상황이다.

일부 협상단 중에는 부대조건 수용과 그 반대 의견이 부딪히기도 해 목표관리제와 '+α' 사이에서 깊은 고심에 빠진 형국도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이 목표관리제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은 다른 의미에서 추가소요재정분( 밴딩)을 해당 유형에 더 내어줄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이 부대조건을 받지 않은 유형은 공단이 더 이상의 수가인상을 염두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동일하다. 해당 단체의 협상력 한계가 2차 협상에서부터 드러났다고도 볼 수 있다.

각 협상단체, 목표관리제 두고 지형 그리기 골몰…제로섬 시작

목표관리제를 수용하면 타 유형보다 '두드러진' 인상치를 선물하겠다는 보험자와 재정운영위원회 측 입장은 결국 유형 간 눈치작전으로 전이됐다. 밴딩 정보를 입수하기도 전에 또 다른 제로섬이 정중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실제로 각 단체 협상단들은 경쟁 단체들이 목표관리제 부대조건에 합의한다면 전체 밴딩 지형이 어떻게 바뀔 지, 그에 따른 인상률 순위와 파이 경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하다.

규모가 커 밴딩 중 약 42% '지분'을 갖고 있는 병원은 의원급 수가에 민감하다. 두번째 '지분'을 차지하는 의원급은 병원과 약국의 행보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 두 유형의 협상 결과에 휘청이는 약국은 세번째 밴딩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에 따라 정중동 또는 정면돌파 등 다양한 협상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약사회 협상단이 목표관리제 부대조건을 수용할 경우, 파격적 지분에 의협이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의협의 고군분투가 이어질 수록 병협 협상단의 피가 마르게 되는 것. 이 물고 물리는 고리를 지켜보는 공단과 재정소위는 묘수를 강구하게 된다. 협상의 묘미는 여기서 발현된다.

병협, 공단이 탐내는 '원가 카드'로 정면돌파 할까?

목표관리제가 밴딩의 숨어있는 규모를 가름하고, 제로섬의 핵심 기전으로 부상하면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병원급 수가협상단이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 지 주목된다.

병원별 규모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특성상, 병협이 목표관리제 수용을 놓고 회원들의 동의를 구하거나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병협과 공단 양 측이 목표관리제 합의를 광의의 의미로 해석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재정절감에 상호 동참하거나 함께 노력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면 수치상의 결과물이 아닌 목표관리제의 밑그림을 그리고 절차를 만드는 과정 또한 목표관리제 부대조건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목표관리제가 어떤 형식을 취하든 '이름만 바꾼 총액계약제'라는 이미지로 논란을 겪은 바 있는 상황이어서 병협 측은 부대조건을 수용하게 되면 회원 갈등을 진화하고 설득하는 지리한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러나 병협이 갖고 있는 히든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원가 자료다. 병협은 협상이 개시되기도 전, 단체장 상견례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공단으로부터 원가에 대한 언급을 우회적으로 들었다. 공단은 병협에 원하는 바를 이미 언질한 것이다.

공단이 협상 전부터 병협에 '패'를 요구한 것은, 그간 병협이 수가협상 자료로 제시해왔던 경영자료는 원가자료로서 효용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공단 입장에선 무용지물의 자료 때문에 갑론을박하며 협상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공단 이상인 급여상임이사는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병협에서 제출한 경영자료는 우리(공단)가 말한 원가의 관점에서 도출한 자료가 아니다. 그것은 병협이 주지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현재 병협 측은 회원 병원들의 원가 자료 수집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하기 때문에 최대한 회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타 유형 협상단들은 제안받지 않은 유일한 공단 요구 자료라는 점에서도 그렇거니와, 회원 규합에 또 다른 전력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가협상이 정점으로 치닫고, 병원급 수가인상에 암운이 드리울 때 이 원가 카드는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공단이 요구하는 자료안이 아닌, 병협 측에서 직접 설계해 내놓는 자료안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병협이 자료 설계를 주도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십분 녹여낸다면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병협의 뒤집기 '한판' 가능성은 의원·약국 등 전 유형 수가인상률 판도를 요동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아오르고 있는 협상에서 병협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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