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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병원 54곳의 'ABC 원가' 자료가 수백억대 보증수표?

  • 최은택·김정주
  • 2015-06-01 06:14:55
  • 공단-병협, 부속합의 만지작...수가 '퍼주기' 논란 예상

내년도 보험수가 협상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데드라인은 내일(2일) 자정까지다. 특별한 이슈없이 진행된 이번 수가협상은 오늘(1일) 오후부터가 사실상 본게임이다.

이런 가운데 보험자가 특정 유형의 수가 인상률을 더 높여주기 위해 부속합의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협상테이블에 마주한 건보공단과 병원협회 협상단 대표들
◆목표관리제는 훼이크?='히든카드'는 항상 맨 마지막에 나와야 한다. 처음부터 맨얼굴을 드러내면 '히든'이라고 할 수 없다. 결과가 예측 가능하다면 더욱 그렇다.

건강보험공단은 내년도 수가협상 부속조건으로 목표관리제 수용안을 전 유형에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속조건은 각 유형별 수가인상률에 '+α' 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의약단체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부속조건 자체에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목표관리제를 조건으로 제안한 것은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던진 '훼이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처음부터 건보공단이 부속합의를 통해 수가를 더 올려줄 생각이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석연치 않는 일이 생겼다. 바로 병협에 던진 또다른 부속조건 카드다.

◆병원만 풀 수 있는 문제?=건보공단은 다른 유형에는 부속합의 조건으로 목표관리제만 제안했지만 병원협회에는 '원가자료' 카드까지 제시했다.

'활동기준원가계산(Activity-Based Costing, ABC)'을 기초로 한 환산지수 협상안이 그것이다. 건보공단의 ABC 원가자료 부속합의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혹과 비판에 직면에 있다.

먼저 다른 유형에는 받아들이지 않을 게 뻔한 목표관리제만 제안하고, 병원에는 수용 가능한 조건을 끼워넣었다는 측면의 특혜 의혹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병원 수가 퍼주기' 의혹이 된다.

실제 의약단체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급자 측 한 관계자는 "부속합의를 시험문제로 치면 다른 유형에는 풀기 어려운 목표관리제 과목만 주고, 병원에는 목표관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과목을 하나 더 인정해 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구도가 현실화된다면 무용론이 제기돼 지난해에는 전 유형에 적용되지 않았던 부속조건이 올해는 병원만을 위해 마련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게 특혜 의혹의 핵심이다.

◆ABC 원가자료는 무용지물?=현재 54개 병원이 이 원가계산을 활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대형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ABC원가는 총원가를 제품이나 서비스별로 배분하는 방법 중 하나로 행위별 상대가치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으로는 유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환산지수처럼 외부에서 활용하는 자료나 방법으로는 유용하지 않고 의미도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구나 병원의 총원가(비용)가 부풀려지는 등 신뢰성이 없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지나치게 큰 자료라는 것이다.

가입자단체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는 원가를 수가에 반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공급자 측 한 관계자도 "설사 원가가 산출된다고 해도 적용방법을 두고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 수가보다 낮으면 수가를 인하하고 높으면 수가를 인상해 줄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다가, 이후에도 원가를 반영한 수가를 계속 활용할 것인 지 등 대안설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도 원가를 계산해 수가를 산정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부속조건 자체가 문제?=가입자단체들은 지불체계 구조 틀을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부대조건이라면 수가를 더 줘서라도 부대합의를 권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줄곧 표명해왔다. 총액계약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다른 부속조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그동안 수가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부대조건이 제시됐다. 그리고 합의가 이뤄져 수가를 더 올려준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단 한번도 부대조건의 적절성과 효과 등을 평가하거나 이후 수가협상과 연계시키지 못했다. 실효성 없이 수가만 퍼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병원과 의원의 약품비 5000억원 절감(2010년), 약국의 대체조제 활성화(2013년)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가입자단체 한 관계자는 "아무런 준비없이 수가협상 시한을 며칠 남겨두고 부속조건 합의를 논의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과거 사례에서 봤듯이 실효성 없는 부속조건만 남발해 수가인상 명분만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입자단체들은 최근 성명에서 무의미한 부대조건을 남용하지 말고 최소 6개월 정도 수가협상기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면서 "올해 협상도 작년처럼 부속합의 없이 마무리하고 내후년 수가협상 논의를 조기 착수하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공급자 측 한 관계자도 "부속조건은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마련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보험자가 추가 인상률을 미끼로 갑자기 목표관리제니 원가자료니 부속조건을 던지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도 협상은 가능한 한 심플하게 매듭지고 곧바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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