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일괄인하 여파 본격화? 도매 좌초 심상찮다
- 정혜진
- 2015-09-02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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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임대 등 자금력 큰 도매만 버텨...도매 5중고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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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도매업체 폐업 원인과 배경]
1일 열린약품이 최종부도 처리되며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같은 날 포항선린병원 부도 여파로 영생약품과 DS팜이 동반 부도를 맞았다. 피해 규모는 50억에서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송암약품, YDP 등 쟁쟁한 중소도매업체가 연달아 자진정리를 선택한 후 올해 세종메디칼, 한우약품, 제신약품, 열린약품 등이 부도를 맞거나 자진정리,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이 밖에 소규모 업체들까지 합치면 8월까지 올해 부도나 자진정리 수순을 밟은 도매업체가 10곳 가까이 된다.
업체마다 부도의 원인은 제각각이다. 세종메디칼과 열린약품 등은 경영악화, 제신약품은 초저가낙찰에 따른 적자 누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현상 이면에는 정부의 약가인하 여파가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2012년 약가 일괄인하 이후 여파가 약업계 중 도매를 시작으로 표면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적자가 쌓이고 쌓이다 이제서야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일괄약가인하 당시 약업계가 우려한 내용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병원과 약국, 제약사, 도매업체 중 도매부터 경영악화가 나타난 것은 왜일까. 도매업계가 지적하는 거래 관행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긴 회전기일, 낮은 마진구조, 제약사의 여신 확대 등이다. 팍팍한 구조에서 돌려막기 식 자금 회전으로 적자를 감내하다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제약사, 특히 메이커 마진이 많이 떨어지면서 도매의 마진도 확 줄어든 것"이라며 "지방 작은병원들 거래하는 도매들이 특히 어려워졌다는 말이 들린다"고 설명했다.
또 중견 도매업체가 부도 처리되며 은행권의 대출이 엄격해진 점도 꼽을 수 있다. 은행권이 도매업체 부도로 연달아 큰 자금을 물리면서 도매업체에 대한 대출, 거래 폭을 조정한 탓이다. 한 업체가 부도나면 같은 카테고리 비슷한 규모 도매업체의 여신상향이 당연화된지 오래다.
또 다른 제약사와 도매업체 두 관계자는 합석한 자리에서 최근 상황을 놓고 의견을 나누며 "예전 금융권에서 도매업체 매출 외형을 보고 미더워했으나 최근들어 유통업체 수익성이 매우 낮다는 점에 주목하는 점도 대출 등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도매는 인건비·관리비 향상, 마진 인하에 따른 수익악화, 새 제도 도입을 위한 투자비 향상, 여신 강화, 카드수수료 인상, 담보에 대한 이자율 상승 등 5중, 6중고를 겪고 있다"며 "지금 버티고 있는 도매들은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곳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무가 건전한 도매업체는 의약품 유통이 아닌 부동산, 임대업으로 수익을 내는 곳들"이라며 "다른 데서 벌어 유통업에 투자하고 있는 형태로, 반대로 말하자면 다른 수익구조가 없는 회사는 휘청대고 있어 언제든 부도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부도를 맞은 선린병원이 한동대학병원이라는 점에서 '더이상 안전한 거래처는 없다'는 인식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선린병원이 발행한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앞으로 견질어음을 받으려는 도매업체가 점차 줄어들고 여파가 병원 자금난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선린병원 사례는 대학병원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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