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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최저가 처방 이렇게"...플랫폼 의료쇼핑 극성

  • 강혜경
  • 2024-10-23 11:32:39
  • 연일 위고비 비대면 진료 논란…국감·의사단체까지 질타 나서
  • "몸무게·BMI 지수 등 쓸 필요 없었다", "30초 만에 처방" 후기 잇따라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몇 통 필요하세요?" "1통이요." "네."

'이래도 되나 싶기는 한데, 어쨌든 그랬다'

비대면 진료를 통해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처방받았다는 후기의 일부다.

비대면 진료를 통한 위고비 무작위 처방과 관련해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처방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채 사실상 의료쇼핑이 이뤄지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역시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해 의원·약국간 진료비·약값 비교가 가능해 지는 것은 물론, 무작위 처방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불과 위고비 출시 일주일 만에 현실화된 셈이다.

데일리팜이 온라인을 통해 확인 가능한 위고비 처방 후기 등을 살펴본 결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위고비를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비대면진료를 통한 위고비 처방 후기.
진료비와 약값을 포함해 45만2510원을 지불했다는 A작성자는 '최저가로 위고비 비대면 처방을 받는 방법을 공유하겠다'면서 '나만의닥터를 통한 최저가 처방법'을 소개했다.

50만8000원에 위고비를 처방받았다는 B작성자는 '처방 받는데 소요된 시간은 전화 기다리는 데 30분, 처방 받는데 30초였다'며 '주사를 맞고 난 이후에도 식욕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불과 30초 만에 처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로 위고비 처방을 받았다는 C작성자도 '화상 진료도 가능한데 그냥 전화로 했다. 증상이 필수이지만 '삭센다 처방 경험이 있다'고 썼고, 몸무게나 BMI 같은 것은 쓸 필요가 없었다'며 본인의 경험을 공유했다.

D작성자는 '의사선생님이 전화를 걸어 몇 통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1통이라고 답변을 하고 처방을 받았다. 이게 끝이다. 이래도 되나 싶기는 한데 어쨌든 그렇다'라고 밝혔다.

E작성자는 '나만의닥터 앱에서 비대면 처방이 가능하다. 집에서 핸드폰으로 처방받고 약국 저렴한 곳 찾아서 택배로 받았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택배로 받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약국에 전화하면 심부름 센터를 알려주는데, 그 방법을 통해 택배로 배송 받을 수 있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사실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진료 없이 환자의 요구에 맞춰 처방전을 발행한 사례들이다.

비대면 진료가 잠잠해지면서 줄었던 약국 문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약사는 "위고비 처방을 받았는데 조제가 가능하냐는 내용의 전화가 최근 들어 다빈도로 걸려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 하에서만 이러한 처방이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환자의 니즈에 의해 체중이나 BMI 지수, 가족력 등에 대한 확인 조차 없이 무작정 위고비를 처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B약사 역시 "위고비는 비만치료제로, 비만환자들에게 투약돼야 하는 약이지만 마치 다이어트 특효약인 것처럼 여겨지면서 '더 마르기를 희망하는' 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더욱이 위고비 쉽게 처방받는 법, 위고비 싸게 맞는 법 같은 나름의 방법이 공유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위고비 오남용에 대한 안전상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국감에서 "위고비 인기만큼 비대면 진료 악용 사례가 계속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플랫폼 등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는 올바른 사용법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이용자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불안정성이 높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도 "15일 위고비 출시 이후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는 물론이고 정상체중이나 저체중인데도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는 문제가 나타났다"며 "식약처 홍보만으로는 부족하고 부적절한 접근 자체를 제도적으로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답변했으며, 조규홍 장관도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의료계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비만학회는 성명을 통해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시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항비만 약물 중 하나로 알려진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인크레틴 기반 항비만 약물의 지속적인 국내 출시가 예정된 상태에서 오남용될 수 있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인크레틴 기반 항비만 약물을 비만병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등 적응증(사용범위) 외에 사용하면 치료 효과를 얻기 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고, 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사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위고비는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고도 비만 환자이거나, 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비만의 동반 질환을 보유한 성인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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