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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약국에도 있었으면 하는 일본의 부러운 아이템

  • 정혜진
  • 2015-09-23 12:30:15
  • 발로, 눈으로...한정선 약사가 살피고 만져본 일본 약업환경

# 우리 약국도 있었으면하는 '부러운 아이템'

일본 약국을 돌아보며, '아 이런 건 우리 약국도 판매하면 좋겠다', '이런 기계가 있으면 조제하기 정말 좋겠다'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움직이고 씹는 게 불편한 노인을 위한 노인 전용 특화 상품들이지요. 우리 약국에도 찾으시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자동 시럽조제기나 자동 산제기기, 조제 검수기기 같은 것은 우리 약국 조제환경에 맞게 조금만 수정되면 꽤 많은 약국에서 구입해 활용할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도 도입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모아봤습니다.

◆환자 스스로 진단하고 약사는 상담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해를 기점으로 진단기기가 활성화됐습니다. 약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요.

이 과정에서 우리 약국들이 많이 참고한 곳이 일본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은 '이런 것까지 있어?' 할 정도로 재미있고 다양한 진단기기들이 많이 출시돼 있거든요.

팜페어 전시장에 진열된 건강기능식품 매대
#진단기기 활용은 환자 스스로 건강을 체크하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어요.

제약사나 기기 제조업체가 여기에 협조해 많은 제품을 약국에 공급하고 있고요. 이것 역시 셀프메디케이션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일본약국에는 진단기기 부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가장 일반적인 게 ▲혈당 ▲골밀도 ▲빈혈수치 ▲혈중 지질 ▲혈압, 맥박 ▲혈관 나이, 뇌연령 ▲피부 건강 측정 기기 들이에요. 종류도, 특징도 다양하게 시판됐습니다.

약국은 측정에서 끝내지 않고, 측정 결과를 토대로 약사가 일반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합니다. 진단 결과 상담을 제품 판매에까지 연결시키는 거죠.

골다공증 진단기(골밀도 측정)
#예를 들어 골밀도 측정기는 환자 스스로 간단히 이용할 수 있어요. 나이와 성별을 입력하고 손목을 기계에 대면, 약 40초만에 결과지가 출력되는데, 밀도가 A~D단계로 나와요.

결과를 토대로 약사는 '칼슘을 섭취하고 있나', '비타민D를 섭취하고 있나', '운동은 얼마나 자주 하는가' 질문하고 영양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혈압 측정기는 어떨까요? 측정 결과 고혈압으로 판단되면 생활에서 고혈압을 관리하는 생활지침서(이것 역시 제약사가 제공한 것들입니다. 고혈압 제제를 생산하는 제약사가 만들었겠죠)를 환자에게 주고, 저염 과자를 권할 수 있겠죠.

일본 약국에서는 기존의 1/2 수준 나트륨만 함유한 저염 과자를 판매합니다. 진단기기와 판매제품의 찰떡궁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이밖에 무수히 많은 진단기기들이 약국 한쪽 부스를 차지해요. 환자 스스로 측정해보고 때론 제품을 구입해가기도 하죠. 여기엔 약사 상담이 꼭 뒷받침됩니다.

일본 약사들, 조제 말고도 할 일이 정말 많아 보이죠?

고혈압 환자를 위한 요리 레시피(왼쪽), 나트륨 1/2 과자(오른쪽). 모두 약국에 비치하고 판매하는 것들이다.
# ◆약사 단순업무를 줄인다...자동산제기, 시럽조제기=그래서인지 일본은 약사의 단순 업무를 줄여주는 자동기기, 로봇들이 다양하게 출시돼있어요.

일본 조제환경은 우리와 다소 다르긴 합니다. 산제기기만 해도, 일본은 제약사가 아예 산제를 따로 출시하기 때문에 약국에서 정제를 갈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 정제들도 PTP로 공급되기에 조제검수기는 PTP를 검수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조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약사님들이 가장 반길 아이템 아닐까 싶은데요, 기기들을 우리 환경에 맞게 변경하면 빠르고 정확한 조제를 도울 수 있을테니까요.

보자마자 '나도 쓰고 싶다' 생각한 것이 시럽조제기였습니다.

요즘은 시럽제도 소포장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조제실에서 시럽 조제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스트레스 받는지 공감하는 약사님 많으실 거예요.

일본 유야마 사가 개발한 '액상제제 자동 충전기'는 전산 입력된 데이터에 따라 액상제제를 정확히 계량, 조제하는데요. 기계에 시럽 공병과 덕용 시럽을 충전해주면 됩니다.

한꺼번에 열 종류의 시럽을 충전할 수 있어 매번 갈아끼우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복용량마다 정확한 용량 조제가 가능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셀프메디케이션 전시회에 가보니 우리나라 JVM 사에서도 자동시럽조제기를 내놓았더라고요.

다소 아쉬운 점은 처방전 전산입력할 때 연동이 되지 않아 시럽 조제량을 일일이 기계에 입력해야 하더라고요. 손으로 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듯 보였습니다.

일본 시럽조제기는 처방전과 연동돼, 자동으로 조제되어 편리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기계도 이만큼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액상제제 자동 충전기(왼쪽)과 자동 산제조제 로봇(오른쪽)
#자동 산제조제 로봇도 눈에 띄었습니다. 1회 1포에서 186포까지 한번에 조제 가능하고, 분포 속도도 조절할 수 있는 유야마 사의 디메로(DimoRo) 기기입니다.

정확하고 균일한 산제 조제, 포장이 가능하고, 내부 카메라가 있어 칭량과 배분이 동영상으로 촬영돼요.

다른약과 혼합되거나 오물이 혼입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산제를 담는 카세트 외에 별도로 튜닝용·세척용·부형제형 카세트가 들어있습니다. 자동세척도 가능하고요.

우리나라는 소아과 인근 대형약국이나 병원 조제실 아니면 산제기기를 따로 두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편리하고 환자 갈등도 줄일 수 있어 소개합니다.

일본 유야마사에서는 아직 해외수출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약국이 당장 사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검수기기. 왼쪽이 바레라, 오른쪽이 오딧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검수기기입니다. 역시 유야마 사의 바레라(Barerra)입니다. 바코드 스캔법으로 한 건의 처방 당 50품목의 제제를 구별할 수 있어요.

PTP 갯수와 약품명으로 식별하고요, 한 포당 무게를 설정해 놓으면 산제포장도 검수가 가능합니다.

선반에 조제약을 올려두면 카메라로 인식해 검수하고, 웹 카메라가 있어 검수 동영상 녹화가 돼요. 영상은 약 3개월까지 저장됩니다.

약봉투에 바코드를 입력하면 최종 포장된 약봉투에서 빠진 약이 없는 지도 알 수 있습니다.

다이후쿠 사의 오딧 검수기기
#또 다른 제품은 다이후쿠 사의 오딧(audit)인데요, 영상으로 촬영하고 무게를 측정해 검수하는 원리예요.

약을 넣고 처방받은 환자 이름을 입력하면 처방내역과 비교해 합격/불합격을 판독해줍니다.

이밖에 음성복약지도 시스템, 약국 관리 전산 시스템 등 다양하게 고안된 자동시스템이 약국 경영과 약사 업무를 돕고 있습니다.

◆노인 불편 속속들이 파악한 노인 전용 제품=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인 만큼 노인들을 위한 제품 시장이 상당합니다.

제품 가짓수도 많고요, 이 중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필 케이스
#약 복용이 잦은 노인들이 집에 걸어놓고 약을 날짜별로 보관하는 약달력이 있고요, 약 복용시간을 알려주고 관리해주는 '필 케이스(pill case)'라는 제품이 있습니다.

필 케이스는 약 복용시간을 입력해놓으면 복용을 잊지 않거나 과량 복용하지 않도록 기계가 알려줍니다.

복용시간이 되면 알림음이나 음성 안내가 들리고 약이 담긴 트레이가 열리는데요, 약을 꺼내지 않으면 10분 간격으로 알림이 울리는 시스템입니다. 복용을 잊은 경우도 반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 시스템의 장점은 약 순응도 분석까지 해준다는 점입니다. 약을 꺼낸 시간을 한달 단위 그래프로 보여주는 거죠. 복약정보를 가족이나 간호사에게 전송할 수도 있고요.

스폰지 구강청결제(왼쪽)와 구강 티슈(오른쪽)
#전자기기 뿐 아니라 생활용품도 노인을 위한 특별한 제품은 약국이 판매합니다.

칫솔을 사용하면 입안이 잘 허는 노인들을 위해 스폰지로 된 부드러운 솔이나 봉 형태로 출시된 구강 청결제, 구강 청결 티슈 등 구강 제품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꽤 유용하겠다 싶었던 건 '넘어짐 방지 양말'이었어요. 노인분들은 넘어지기 쉽고, 또 넘어지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0#바닥에 미끄러지지 않게 양말 앞부분이 들리도록 설계한 특수 소재 양말로, 신고 벗기에도 편리한 모양입니다.

속옷에 붙여 외관 상 티가 나지 않는 남성용 요실금 패드나 다양하게 출시된 성인용 기저귀도 선택의 폭이 넓었습니다.

소화능력과 저작능력이 떨어진 노인을 위해 국물은 점도를 높여주고 거친 음식은 부드럽게 해주는 조정식품도 노인 손님에게 호응이 높을 것으로 보여 탐이 났습니다.

◆저칼륨 상추까지?...다양한 맞춤형 환자 식품=일본 약국에서는 가공식품도 일반적으로 판매하는데, 물론 환자를 위해 특화되거나 건강을 위한 것들입니다.

앞서 진단기기에서 언급했듯, 진단 결과를 토대로 약사가 판매할 수 있는 건 일반약과 건기식이었죠. 일본 약국은 특정 영양소가 특화된 식품을 함께 판매하는 곳이 많아, 건기식 뿐 아니라 식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골밀도 측정으로 칼슘제를 권할 수도 있지만, 칼슘과 비타민 D·K가 많이 함유된 식재료로 만드는 요리 레시피 자료와 레토르트 음식을 권할 수도 있습니다.

1#예를 들어 AIM서비스 사가 생산하는 '만조쿠군'은 바로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음식인데, 약국에서 판매해요.

만조쿠군(滿足君)은 원래 병원에 입원 중인 크론씨병 환자나 대장염증 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환자식입니다.

그러다 환우회와 함께 지방과 식이섬유 함량을 낮춘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 요즘 나오는 제품이에요. 이렇게 간편한 레토르트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먹어보니 맛도 좋아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미건조한 환자식 같지 않았어요.

2#이밖에 고혈압환자를 위한 저 나트륨 식품, 염분 50% 함유 과자, 탈수 환자나 설사 환자를 위한 죽, 음료가 갖춰져 있습니다. 설사 환자가 방문했을 때 약사가 지사제와 함께 권할 수 있겠죠.

가공식품만 있느냐? 아닙니다. 채소도 판매하고 있어요. 일반 식료품점에 있는 채소가 아니라 신장병 환자를 위한 '저 칼륨 야채'같은 것들입니다.

특수 재배해 일반 양상추, 시금치보다 칼륨이 1/5밖에 들어있지 않아요. 이만한 채소라면, 약국에서 판매할 만 하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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