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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와 88의 만남은 '숙명' 같아요"

  • 가인호
  • 2015-09-21 06:14:59
  • 구구·팔팔 판매하는 88둥이(88년생) 영업사원과의 만남

88둥이 제약 영업사원 정진원(왼쪽), 이가영씨가 자신이 판매하는 발기부전치료제 구구, 팔팔 제품을 들고 88올림픽공원에서 포즈를 취했다.
한미약품이 최근 타다라필 성분의 발기부전치료제 '구구'를 출시했다. 출시 당일부터 화제가 된 이유는 2012년 출시한 실데나필 성분의 발기부전치료제인 '팔팔' 때문이었다.

2012년 5월 발매된 팔팔은 출시 첫 달만에 오리지널(비아그라)의 처방량을 훌쩍 뛰어넘는 성공을 거뒀다. 팔팔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발기부전치료제이다.

지난 4일 오리지널(시알리스) 특허만료와 함께 60여개 제약회사들은 일제히 타다라필 제품을 시장에 쏟아냈다. 비아그라 시장에서 팔팔에 참패 당한 이들 제약회사들은 한미약품의 구구 마케팅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이미 한발 앞서간 모양새다. '99세까지 팔팔하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한미약품은 영업 현장에서 독특한 마케팅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미약품 영업사원들은 가슴 한켠에 '9988'이 새겨진 뱃지를 달고 의사 고객들을 만난다.

수십개 제약회사들이 동일한 성분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만큼 '구구팔팔'이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하겠다는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데일리팜이 만난 한미약품 영업사원 이가영, 정진원씨는 구구, 팔팔 영업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하는 '여성' 영업사원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둘은 모두 88년생 동갑내기다. 88년생 여성 제약 영업사원이 구구, 팔팔 제품 영업에 나섰다는게 반갑기도 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두 명의 영업사원을 서울 송파구 '88올림픽공원'에서 만나봤다.

"재밌네요. 구구를 디테일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제품명이 구구로 최종 결정됐을 때, 숙명같은게 느껴졌어요. 치료분야가 다소 민망할 수 있지만 고객들과 친근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재밌는 제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선배님들, 동료들과 즐기면서 영업 하고 있어요"(이가영씨).

구구 출시 보름 남짓하지만, 벌써부터 재밌는 에피소드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재미있는 제품명은 발기부전 환자들의 진료 문턱을 낮추는데도 기여하고 있다는게 이들 영업사원들의 설명이다.

또다른 영업사원 정진원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동덕여대 약학대학을 졸업해 약사면허를 취득한 후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하다 한미약품에 입사, 현재 제약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정진원씨는 "보통 약대를 나오면 학술이나 연구부서에서 많이 일하지만, 저는 스스로 전략을 구상하고 활동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영업분야가 흥미로웠다"고 말한다.

그는 "발기부전치료제는 단순히 해피드럭이 아니라, 남성들의 남모를 고민과 떨어진 자존감을 세워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약물"이라면서 "약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영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영업사원들에게 인터넷, 일부 성인용품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실제, 일각에서는 불법 유통되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를 3000억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사 처방에 의한 정상적인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000억 규모로, 불법이 합법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약사인 정씨는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불법으로 제조된 의약품의 용량이 일정하지도 않을뿐더러, 심혈관질환, 고혈압 등 병력이 있는 환자들은 특히 발기부전치료제 사용시 전문의의 상담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위험한 가짜약을 남성들이 찾는 이유는 병원에 가서 처방받는 것 자체를 '창피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구구팔팔은 발기부전치료제의 심리적 장벽도 낮추고, 불법 의약품 시장을 양성화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구구팔팔 영업 전면에 나서면서 친구, 지인들의 문의도 잦아졌다고 한다. 특히, 여자로서 발기부전치료제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행여나 궂은 일을 당할까봐 가족들의 걱정도 늘었다는게 이들의 전언이다.

"요즈음 성추행 문제가 사회 이슈가 되면서 걱정하는 지인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99세까지 팔팔하게'라는 구구팔팔 슬로건처럼 보다 건전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정착시키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깁니다. 구구팔팔은 제약 영업인으로서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이가영씨).

유쾌한 두 명의 여성 영업사원들이 전하는 '발기약' 이야기에 기자도 한껏 들뜨는 기분이었다. 60여개 제약회사 벌이는 발기약 대전(大戰)의 최종 승자가 어디일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한미약품이 출시한 구구는 5mg, 10mg, 20mg 용량과 물과 함께 먹는 정제, 물 없이 씹어먹는 츄정 두 가지 제형으로 구성돼 있다.

팔팔은 25mg, 50mg, 100mg 세가지 용량과 정제, 츄정 두가지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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