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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글리타존 방광암 위험발표 신뢰성 도마에 올라

  • 이정환
  • 2016-04-25 06:14:51
  • 의료·제약계, 통계적 무의미 구간 "변별력 없다" 주장

피오글리타존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액토스(다케다제약)
최근 정부가 발표한 ' 피오글리타존' 성분 당뇨약의 방광암 유발 위험성 연구를 놓고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통계분석 치밀성이 떨어지고, 연구 신뢰구간(CI)도 너무 넓어 무의미한데도 약물과 방광암 간 상관성이 입증된 듯한 발표로 의료진과 환자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오글리타존은 단일제와 복합제가 연 평균 350억원 처방액을 형성중인 항당뇨제라 불분명한 부작용 정보가 공개되면 의료진의 방어적 진료에 따른 처방시장 위축·환자 불안과 직결되는데도 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불만도 감지된다.

24일 내분비내과 전문의 등 일선 의료현장과 제약사 등 산업계는 "식약처의 피오글리타존 방광암 유발 국내연구는 통계적으로 불분명한 부분이 있고 해석오류의 문제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지난 19일 식약처가 건강보험공단·심사평가원 보험청구 자료를 토대로 "인슐린 사용환자에서 피오글리타존 투여 시 방광암 발생가능성이 약 3.3배 높다"고 공표하면서 부상했다.

이에 대해 제약계과 의료계는 "인슐린·피오글리타존 병용이 방광암을 3.3배 높인다고 명기하기엔 통계 대상 환자수가 1098명에 그쳐 규모가 작고, 연구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도 필요 이상으로 넓어 국내 전체 당뇨환자에 적용할 수 없다"는 반박 의견을 표명하고 나섰다.

실제 식약처의 인슐린·피오글리타존 연구분석 발표자료에는 '95%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하면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각주가 명기됐다.

식약처는 통계분석 연구의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면 무의미하다고 전제했다.
그런데도 식약처는 '설포닐우레아(SU)군에 비해 피오글리타존군의 방광암 발생률이 약 3.3배(95% CI: 0.99-11.16) 높음'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전제한 신뢰구간인 '1'이 포함된 범위다.

식약처가 공표한 인슐린·피오글리타존의 방광암 유발 위험 증가율과 신뢰구간.(빨강색 네모박스부분)
결국 발표내용만 놓고 보자면 식약처는 스스로 분석한 통계연구가 신뢰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동시에 인슐린·피오글리타존 병용이 방광암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자인한 셈이다.

식약처의 불분명한 연구발표로 의료진과 환자, 제약계는 혼란스럽다는 의견이다. 특히 국내외 제약사들은 식약처 발표 이후 의료진과 환자들이 불필요한 불안감을 느껴 처방 분위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피오글리타존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액토스'다. 원개발사 다케다제약은 메트포르민 복합제 액토스메트, DPP-4억제 복합제 네시나액트, SU복합제 액토스릴 등을 포함해 연 280억원 규모 피오글리타존 매출을 유지 중이다.

아울러 국내 시판허가된 피오글리타존 제네릭 수는 약 100개 품목(복합제 포함)으로 전체 시장액은 약 350억원으로 추산된다. 식약처의 피오글리타존-방광암 연구에 만에하나 오류가 있을 경우 수백억원 처방액 축소로 제약사 등은 즉각적인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극단적 예측이 가능하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처방통계를 분석한 것에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연구 신뢰구간이 무의미한데도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위험을 높인다고 공표한 것은 섣부른 행정"이라며 "안전성 문제는 환자들이 예민한 정보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피오글리타존은 앞서 FDA가 10년간 19만명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아 방광암 오명을 벗은 약"이라며 "최근 방광암 기왕력 환자 등 위험군 투여금지를 제외하면 일반 환자들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입증했는데도 정부가 되레 의약품 불신을 부추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들도 식약처 통계분석의 부정확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연구 신뢰구간이 너무 넓어 예측력이 떨어지고, 1000여명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외 다른 위험요인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하지 않은 연구발표라는 시각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 교수는 "정부 발표을 보면 인슐린 투여 후 피오글리타존 복용 환자 1098명 중 방광암 발생 건수는 단 3건"이라며 "이는 1~2명 차이로 상대적 위험도가 2배~3배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신뢰도 높은 연구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특히 연구 CI(신뢰구간)가 0.99~11.6이라는 점은 범위가 너무 넓어 질환유발 예측력이 떨어진다"며 "인슐린 환자의 피오글리타존 복용 시 방광암이 3배 더 발생한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는 일정부분 신뢰성의 불명확함을 인정하면서도 환자 안전을 위한 타당한 발표였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면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통계에서 인슐린 환자군이 피오글리타존 복용 시 방광암 위험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환자 안전을 위해 3.3배 증가라는 표현을 썼다"고 피력했다.

이어 "통계 환자군이 1098명에 불과한 점도 국내 전체 당뇨환자에게 적용하기에 다소 작은 사이즈"라면서도 "더 오랜기간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해 나갈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인슐린·피오글리타존 병용 시 방광암에 대해 보다 민감하게 지켜봐야한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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