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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수가인상률 순위, 협상 전 이미 정해진다"

  • 김정주
  • 2016-05-24 12:28:32
  • 상위 그룹 간 눈치싸움 치열…막판 변수도 잔존

수가협상은 보험자와 공급자가 전년도 각 유형별 급여실적을 토대로 내년도 인상률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정하는 과정이다.

보험료율과 물가상승률, 업계를 둘러싼 각종 정책 등을 토대로 추가소요재정이 결정되지만, 0.1%p라도 더 얻고 덜 주기 위해 각 협상단은 해마다 자체 연구를 협상 전까지 완료해 주장의 근거로 삼는다. 각 유형들은 연구자료를 각자에 가장 이롭게 설계한다.

따라서 결과치의 모수와 통계 해석, 수치 이용의 견해 차는 발생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서 즉각 수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보험자와 공급자 간 일정 수준의 흐름과 동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지수모형과 SGR 모형

◆지수모형 = 기준년도 대비 비교년도의 기관당 건강보험 수익증가율과 비용 상승률을 지수로 추정해 환산지수 조정률을 산출하는 모형을 말한다.

◆SGR(Sustainable Growth Rate)모형 = 목표 진료비 대비 실제 진료비의 차이를 이용해 환산지수 조정률을 산출하는 방법이다.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가 가장 공신력 있게 평가하는 수가 연구자료는 건보공단 환산지수 연구자료다.

건보공단은 통상 지수모형과 SGR 모형으로 환산지수 연구를 진행해 순위와 지수를 유형별로 분류한다.

유형별 수가계약 초창기였던 2009년 협상 당시, 건보공단은 연구 결과에서 제시한 종별 격차 순위를 무시하고 순위를 달리 정해 계약했다가 의료계 등 각계로부터 저항과 논란의 불똥을 맞은 바 있었다.

이후 건보공단은 종별 격차와 수가 인상률 순위만큼은 반드시 이 연구 결과를 준용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SGR모형을 둘러싼 의료계 수용성 저하를 계기로, 건보공단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연구에 여러 기전을 포함시키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행위별수가제가 주류인 상황에서 환산지수 결정에 가격과 행위량(빈도)을 연구에 함께 반영하려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2009년도분 협상 당시 SGR모형에 따른 종별 격차는 치과, 의원, 한방, 약국, 병원 순이었다. 지수모형을 적용하면 종별 격차는 의원, 약국, 치과, 병원, 한방 순. 그러나 건보공단은 최종협상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의협과 치협에 2.9%, 한방과 약국 1.9%, 병원 1.2%를 제시해 논란이 됐었다(병의원 유형은 결렬됨).
건보공단은 신뢰할만한 외부 연구자를 발탁해 수가협상 직전에 환산지수 결과만 일단 도출해 부분적으로 수가계약에 활용한다. 유형별 수가계약으로 전환된 이후, 현재까지 이 자료는 공급자 유형 간 수가 격차 또는 인상률 순위를 가늠하는 결정적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내년도 요양기관 수가인상률의 순위는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것이다. 5개 요양기관 유형은 대개 인상률 순위보다는 전년도 수가계약분보다 많은 인상률과 추가재정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한다.

다만 회원들의 정서가 인상률 순위에 집중된 의원과 약국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상위 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상률 순위는 상징적으로나마 부각되기도 한다.

실제로 과거 건보공단이 전 유형 완전타결을 목표로 했을 당시, 일부 협상단은 인상률 1순위를 타결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기도 했었다.

올해 또한 어김없이 순위는 이미 예정돼 있지만 속단할 순 없다. 건보공단은 순위 원칙은 지키되 일부 변수에 대해서도 염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형 간 진료량 지표나 통계가 미묘한 차이로 접전을 보일 때 이들의 순위는 유의미한 부대조건 등 '제 3의 변수'로 인해 충분히 전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위 순위권 유형 간 눈치싸움은 막판으로 갈수록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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