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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마일스톤 계약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 김민건
  • 2016-10-25 06:15:00
  • 마일스톤 계약 본질 알아야…주식시장 분석가, 언론도 반성을

"전 세계 이런 기술수출 사례는 없었다.", "만루홈런으로 3연타석 홈런", "계약금 4억 유로의 사상 최고 계약 체결",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의 한 획을 긋다."

2015년 11월 5일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당뇨 지속형 치료제 파이프라인 '퀀텀프로젝트' 기술수출을 발표한 뒤 이튿날 주식시장의 반응이다.

제약업계는 물론 대한민국이 뜨거웠다. 계약금만 5000억원(4억유로)에 임상단계별 최대 5조원(39억유로)을 받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초대형 계약이다. 금융권은 기술이전 신약가치를 최소 3조원에서 최대 7조원까지 내다봤다.

지난달 29일 한미약품은 또 다른 대형계약인 베링거인겔하임과 70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합친 금액 약 730억원은 받았지만 7000억원 중 6270억원이 하루만에 사라졌다. 이날 한미약품 주가는 10% 이상 폭락했고 투자자는 최대 수천만원 이상 투자손실을 입었다. 바로 '마일스톤' 계약방식이 가져온 위험이었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 동안 약 8조원 규모 기술수출 실적을 이뤘다. 국내 제약업계로서는 전례없는 사건이다.

지난해 3월 일라이릴리와 7800억원(6억9000만달러)에 HM71224(면역질환치료제)를 계약하고, 4개월 뒤 베링거인겔하임과 7700억원(6억8000만달러)에 HM61713(내성표적 항암신약)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고점을 찍은 것은 사노피와 계약이다. 지난해 11월 약효지속 기반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당뇨 신약 파이프라인 3개(퀀텀프로젝트)를 약 4조8000억원(39억유로)에 수출하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나흘 뒤 얀센과 9100억원(8억1000만달러)에 당뇨 및 비만치료 바이오신약(HM12525A)을 수출했으며, 11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판매한 항암신약을 자이랩(중국)과도 1000억원대에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술수출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포지오티닙을 제외하면 총 기술수출 금액은 7조4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산업이 '신약개발'을 위한 도약을 맞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제약업계를 비롯해 언론과 증권가는 "단 개발에 성공할 경우"라는 조건을 간과했다. 바로 제약산업계에서 이뤄지는 '마일스톤 방식' 기술수출이다.

마일스톤 계약방식과 실패 함수관계 중요

마일스톤(Milestone)은 프로젝트 계약과 중간보고, 종료 등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사건이나 이정표를 의미한다.

보통 제약산업 내 기술수출 방식을 보면 ' 마일스톤'이 대세를 이룬다. 임상 1상부터 개발 성공까지 확률이 단 9.6%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술을 사들이는 입장에서 선수금(계약금)을 먼저 지급하고 단계별 성공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임상단계에서 신약이 실패한다면 남은 마일스톤 계약은 허공에 흩날리는 '휴지조각'이 된다.

또 개발을 시작했을 때 시장 전망이 밝았더라도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야 하는 임상의 특성상 정확한 개발기간을 판단하는 것 또한 어렵다. 개발지연으로 시장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주식시장 분석보고서와 언론은 마일스톤을 포함한 기술수출 총 금액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만 알리기에 급급했다. 주식 투자자에게 단계별 마일스톤 계약방식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거나 실패의 경우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어느하나 울리지 않은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50만원대인 한미약품 주식가치를 최대 100만원까지 상향조정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상업화 이후 제품매출의 판매 로열티를 별도로 받게 된다"며 신약개발 성공 후 들어올 이익이 벌써 손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였다.

이들이 내린 시장 전망내용은 "빅파마 도입 계약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 "신약개발 가치 7조원", "국내 기업 사상 최대 기술수출 계약 도출의 쾌거 달성" 등 긍정적 내용이 분석 보고서를 채웠다.

또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사노피'가 5조원이나 주고 산 기술이니 만큼 개발성공 확률이 높다는 예상도 한몫 거들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당뇨병시장에서 사노피의 강력한 입지를 감안하면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다국적 사가 엄청난 거금을 주고 사들인 만큼 '신약개발'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듯한 분석이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압도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춘 동사를 강력 매수 추천한다"며 결과를 내놓았다.

처음으로 국내제약이 이룬 대규모 기술수출에 모두가 도취한 것이다.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알고 있으면서도 임상 실패 시 지고가야 할 무게에 대해 정확히 맥을 짚은 이 하나 없었다.

경험부족이라고 탓하기에 뼈아픈 실책이다. 마일스톤 계약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고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방향타가 계속 헛돌았다.

이는 약 1년이 지난 2016년 9월 29일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해지를 통해 수많은 개인투자자에 피해를 입힌 결과로 나타났다. 전날인 28일 제넥테과의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이 발표난 뒤라 더욱 컸다.

실제 한미약품이 지난해 이룬 7조4000억원대 수출금액은 임상 단계별 성공 보너스와 개발 성공시 받게 되는 금액으로 '미래가치'를 현재에 반영한 결과다.

총 5개 기술수출에 대한 계약금만 따졌을 때 마일스톤 10분의 1수준인 7400억원만이 한미약품이 보장받은 금액인 것을 봤을 때 그 격차는 상당하다.

다국적 제약사 또는 해외 언론에서는 '임상중단'을 신약개발 과정의 하나로 인식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신약개발 경험이 드문 때문인지 개발 실패는 곧 '회사의 실패'로 치부되며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 9월 30일 최고가를 기록한 한미약품 주가(65만4000원)는 10월 24일 41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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