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약 90%는 처방받은 의약품…그 이유는?
- 정혜진
- 2017-01-11 06:15:05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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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제된 소염진통제 331가지 중 일반약 분류 품목 17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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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만1014정 중 일반의약품은 10%가 채 되지 않았는데요, 이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걸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반의약품보다 전문의약품, 처방을 통한 조제의약품을 더 많이 복용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의 80% 이상이 전문의약품이니, 버려진 약 역시 전문의약품이 많을 수 밖에요. 하지만 휴베이스 약사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일반의약품은 유효기간과 약의 종류, 효능효과가 적혀있는 포장 단위로 구입하기 때문에,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필요시 언제든 남은 약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은 가정에서 '필요한 때마다' 일반약을 소진할 수 있죠.
반면 조제의약품은 낱알단위로 약포지에 포장해 나가는 게 대부분입니다. 유효기간도 알 수 없고요, 요즘이야 의약품 정보를 약봉투에 인쇄해주지만, 예전에는 이마저도 없어 조금만 오래돼도 이게 언제적, 왜, 어떤 목적으로 조제받은 약인지 알 수 없어지죠.
또 여러 약이 한 봉지에 섞여 오랜 시간 있다보니,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고요. 의사와 약사들이 처방, 조제받은 약은 그때그때 다 먹되, 남은 건 다시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할 수 밖에 없어요. 남으면 버릴 수 밖에 없는거죠.

수거된 조제의약품 수가 358가지, 일반의약품 수는 10가지였습니다. 금액으로 보면 각각 566만9505원, 1만4763원. 엄청난 차이가 나네요.
동네약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조사에 참가한 모약국은 조제약 수와 일반약 수가 각각 164가지, 15가지. 금액으로 치면 68만5497원, 7만3066원으로 격차가 큽니다.
전체 10개 약국을 보면 조제약은 2137가지, 일반약은 218가지가 수거됐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1277만8060원 대 91만8547원. 약 14배 차이가 납니다.
이들 중 진통제 효능 의약품만 따로 골랐습니다. 골라서 일반의약품과 조제된 의약품으로 또 나눠보았죠.
소염진통제는 총 381가지 제품으로 식별됐고요, 이중 조제된 의약품이 331가지, 일반약으로 판매된 것은 50가지였습니다. 조제된 의약품 중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것이 172가지 6만1398정, 전문의약품이 159가지 3만1676정으로 나왔습니다.
자, 그럼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도 보시죠. 소염진통제 전체 분량은 125만원, 이 중 조제로 나간 진통제는 114만원어치였습니다. 조제로 나간 진통제가 전체 진통제 폐의약품 중 86.9%에 달하네요.

보이시나요? 52%(일반약으로 살 수 있는 제품)가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약들이라는 점이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같은 것들이죠.
캐나다 약국에서 일했던 한 약사는 미국과 캐나다는 진통제 처방을 이렇게 한다고 말합니다.
"의사가 처방을 낼 때 '진통제는 일반약 ㅇㅇㅇ를 사서 통증이 있을 때만 드세요'라고 안내하는 거죠. 그럼 환자는 진통제를 조제약과 분리해 따로 관리하고, 조제약을 다 복용한 이후에도 증상이 있을 때마다 복용할 수 있을 거에요. 한꺼번에 조제받아 다른 약들과 함께 버리지 않게요."
이렇게 소염진통제만이라도 같은 성분이면 일반약으로 대체하면 장점과 단점이 있을 겁니다.
단점은 한 약포지에 포장하지 않으면 복약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포장과 별도로 판매되니 분실할 위험도 생기는 거죠.
반면 장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일반약은 개별 포장으로 식별이 쉬워 '덜 버려진다'고요. 진통제 성분 만이라도 일반약으로 판매된다면 폐의약품 수는 많이 줄어들 겁니다.
물론 미국과 캐나다 방식을 우리가 무조건 따라할 이유는 없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의약품이 사보험 영역이니, 의사도 병원도 가능한 처방을 적게 내려 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하지만 건보재정 절감을 생각하면 한 번 고려해볼 만한 제도 아닐까요?
오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은 2400가지 버려진 약 중 가장 많이 버려진 약이 무엇인지, 항생제가 얼마만큼 버려지는지 분석해보죠. 보다 진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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