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젊은약사 10인의 도전적 실험과 대한약사회
- 조광연
- 2017-01-16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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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생태계를 위해 '현장 리얼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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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머리와 입들은 참 많다. 그렇지만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의 본질을 찾고 바꿔보려 시도하는 이는 드물다. '옷에 사람을 맞추라'는 군대 언어처럼 불합리한 현실을 곁에 두고 있다보면, 그게 왜 문제였더라? 옆사람에 물어보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길들여져 문제를 망각하게 되는 것인데, 시민들이 약국에 가져오는 폐의약품이 그렇다. 왜 폐의약품이 발생하게 됐는지, 왜 시민들에게서 그걸 받아 놓고 끙끙대는지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져 버렸다. 대신 선의로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하는 약국이 고통받는 적반하장이 일어난다. 현상에 집중하다보면 폐의약품을 제 때 수거하지 않는 지자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물론 지자체의 느슨한 태도는 문제다.
당연히 그러해 보였던 폐의약품에 대해 휴베이스 소속 젊은 약사 10명은 작년 하반기 그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 보기 위해 도전적 실험에 함께 나섰다. 말이 좋아 실험이지 '노가다'나 한가지 였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약국에 모인 6만정 이상 의약품을 일일이 분류하고, 낱알을 세고, 여기에 약가를 곱해 전국 단위서 연간 버려지는 의약품의 총 가격을 추산했다. 그 성과로 어떤 의약품이 많이 버려지고, 발생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도록 단초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와 약사 사회, 그리고 이 사회가 폐의약품 양산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줬다. 문제의 현장에서 실천한 이 실험은 그래서 의미가 매우 크다. 과장해 이야기하자면 쓰레기 더미를 뒤진 끝에 그 위에 장미꽃을 피워냈다.

젊은 약사들이 금쪽같은 시간과 노동력을 들인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래서 더 값지다. 현장의 살아있는 이런 연구 성과들은 앞으로 더 나은 정책 연구에 빛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거의 모든 처방마다 들어가다시피하는 소염진통제나 위장보호제 같은 '깔아주는 광범한 처방의 현실'은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환자 임의로 약 복용을 판단하는 현실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는 어떻게 진화 발전해야 할지 과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약국은 물론 약국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유의미한 정보는 엄청나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관한 연구는 물론 환자 행태조사까지 실로 연구의 보고나 한 가지다. 한데 중요한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점이다.
약사 사회의 가장 큰 단체인 대한약사회의 정책이 사실은 젊은 약사들의 실험과 같아야 한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길거리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돌발 사안을 잠재우려 이리저리 바삐 쫓아다니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며 대처해야 할 현실과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증요법에 몰두하느라 직능의 미래 운명과 직결될 사안의 연구를 내일로 미루는 것은 결코 상책일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화상투약기, 원격의료, 드론은 가까운 장래에 팔을 뻗어 함께 어깨동무를 할 친구들이다. 필연 이들의 기술은 자고나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를 수익모델 삼으려 욕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들은 그들의 수익모델에 적합하게 다른 보건의료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젊은 약사들의 실험은 폐의약품의 현실과 대처 방안을 넘어 약사 미래의 실존적 가치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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