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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차등수가 '75건'…2012년부터 이미 훌쩍 넘겼다지난 한 해 약국에 하루 평균 드나든 급여 조제 환자가 75명을 넘어, 차등수가 조제 기준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약국마다 감액된 조제행위료를 지급받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발간한 '진료비통계지표'와 최근 발표한 '2018년 진료비심사실적'을 바탕으로 데일리팜이 약국 일평균 조제환자 방문수를 추산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포착됐다. 먼저 지난해 전국 약국 전체 급여환자의 내원일수와 명세서 청구건수는 5억1361만여건으로 같았다. 심평원 명세서 건수는 약국에서 청구한 조제료 명세서 중 심사 결정한 건수를 의미한다. 급여 환자 1명당 조제를 1회 하고, 1년 평균 약국 개문일수를 300일로 가정할 때 지난해 약국당 하루 평균 조제건 수는 77.5건 가량이었다. 차등수가 기준선인 75건을 넘어선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 19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차등수가제가 도입된 2001년 44.5건을 시작으로 점진적이지만 뚜렷하게 조제건수가 늘어나면서 2012년부터는 기준선인 75건을 넘기고 있었다. 급여 청구 약국으로 등록 된 기관 수는 2000년 1만9530개에서 2018년 2만2082개로 2552개 늘어났다. 한편 이 같은 분석은 개국한 약국 1곳 당 약사 1명씩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산출됐다. 심평원이 2018년 12월 신고 기준 요양기관 현황을 보면 개국 약국이 전국 2만2082개로 나타났으나, 종별 인력 현황에서는 개국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가 3만1295명, 상급종합병원 근무약사 1749명, 종합병원 근무약사 1581명, 병원 근무약사 1360명, 요양병원 근무약사 1493명, 의원 근무약사 45명, 치과 근무약사 9명, 한방 근무약사 271명, 보건기관 근무약사 34명 등 활동하는 약사가 3만7837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로 보면 약국에서 고용한 근무약사는 개국약국 근무약사 3만1295명에서 개설약사 2만2082명을 제외하면 9213명이라는 집계가 나온다. 지난해 약국 1곳 당 약사가 1.42명 근무한 셈이다. 심평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약국 차등수가제 실시현황'을 보면 약국이 차등수가로 차감된 조제료는 2016년 173억3300만원, 2017년 159억1100만원, 2018년 1분기 5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약국 차등수가제 차감금액 확인을 위해 심평원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요청 후 일주일이 다 돼서야 '불가하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차등수가제 시행 19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국회에서 자료 요청이 없다면 심평원 스스로 약국 등 차등수가 적용현황이나 효과 분석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답변이기도 하다.2019-08-05 11:42:15이혜경 -
'보건직'으로 전직한 김 약사…불리한 약무직의 비애[데일리팜=이정환 기자] 1. A보건소 공직약사 최 모(57)씨는 최근 5급 사무관(과장)으로 승진했다. 1996년 공직에 발을 들인지 23년만이자 정년퇴임을 3년 앞두고서다. 최 사무관은 승진이 기쁘지만, 23년 간 공직약사로서 겪은 설움도 그만큼 크다고 했다. 약무직 대비 인원 수가 많은 보건직이나 간호직과 직렬경쟁을 펼쳐야 하는데다 지자체가 좀처럼 약사 정원을 늘리지 않아 할 일은 크게 늘고 전문성을 갖춘 약사인력은 없는 약무공백 현상을 최 사무관은 십 수년째 봐왔다. 2. 경기 B보건소는 치매건강생활과를 신설하면서 5급 사무관 보직인 과장직을 보건의료기술직과, 간호직으로 한정했다. 약사는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셈이다. 건강증진과장 역시 약무직렬을 배제해 약사 임용이 불가하다. 약사만 지원 가능한 '약무단수직'은 점점 줄어드는데 승진할 기회인 과장직마저 약사 배제 현상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 약무팀장을 맡은 약사 박 모(55)씨는 직접적인 피해자다. 승진 시기가 지났지만,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없다. 3. 강원도 모 군청 소속 김 모(53) 약사는 6급 약무직으로 공직에 입문, 20년째 근무했다. 도 내 공직약사가 희귀해 의약품 관련 업무를 도맡았지만, 갈수록 관련 정책을 만질 빈도는 줄어만 갔다. 특히 6급 약무직으로 일한 16년 동안 김 약사는 보직이 없었다. 계장(팀장급) 직무를 달고 싶어도 남는 보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급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과장급 보직이 보건직과 간호직으로 직렬을 한정해 약무직이 갈 수 있는 자리는 없었다. 결국 김 약사는 보건직으로 전직을 결정했다.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며 승진 등 미래를 생각할 때 약무직은 전혀 메리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공직약사의 임용·진급 불이익이 심각한 수준이다. 밑으로는 약무단수직이 줄어들고, 위로는 약무직렬 배제 현상이 빈발해 '약사 없는 보건소'가 늘어나며 약무공백 위험이 커지고 있다. 타 직렬 대비 배 이상 부단한 노력은 기본, 일명 '직렬 파워게임'에서 이기는 동시에 운까지 좋아야 제 때 승진이 가능하다는 게 지자체 공직약사의 공통견해다. 공직약사의 진급 불안보다 더 큰 문제는 공직약사 인력 자체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보건의료 선진화를 위한 약사 역할과 의약품 안전 이슈는 점점 커지는데 지방 공무원 내 약사 부족 현상은 해결될 기미가 없어 훗날엔 공직약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다. 실제 2012년 기준 전국 254개 보건소 가운데 154개소에 약사 인력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약사 인력이 최소배치기준을 초과하는 지역은 서울뿐이며, 전체 보건소 근무약사 2/3가량이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다. 보건소 근무 약사는 법정정원 352명을 기준으로 2010년 166명(47.3%), 2011년 169명(48.1%), 2012년 163명(46.4%)으로 평균 47.3%에 그친다. 대도시 수도권을 제외한 농어촌 지역 고령인구 약제관리나 약무행정에 군데군데 구멍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보건소 근무 약사인력은 지역보건법이 배치기준을 정하고 있지만, 기준을 제대로 지키는 지자체는 드문 현실이다. '공직약사는 사명감으로 일한다', '국민과 사회에 공헌한다는 마음과 약사로서 전문성을 펼치겠다는 포부가 양립해야 비로소 공직약사의 길을 택할 수 있다'. 공직약사의 중론이다. 약국을 직접 운영하거나 국내외 제약사에서 산업 약사로 일하는 대비 공직약사 처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원동력이 사명감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공직약사가 긍지를 갖고 일하기 어렵다. 약무단수 삭제와 과장급 직위 약사 배제 불합리가 여전한데다 의사를 보건소장 우선임용하는 관행도 그대로다. 최근에는 한약사의 공직약사 지원 마저 활발하다. 가뜩이나 적은 약무직 정원에 한약사까지 합류하면서 공직약사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는 현상이 심화되는 셈이다. 공직약사들은 지자체가 지역 보건의약 철학을 세우고 약사 중요성을 새로 각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자체 보건소의 경우 의약품과 직결되는 직무에만 약무직을 배치할 게 아니라 다양한 직무에서 약사 전문성을 펼칠 수 있도록 약사직능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약무직 정원을 늘려 보건소 내 약사 인사 적체 완화와 공직약사 지원 인력 증가가 시급하다고 했다. 특정 보직을 약사 외 직렬로 한정하거나, 약사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행정직군을 배치해 비효율을 자처하는 관행도 타파 대상이다. 쉽게 말해 7급 자리에 6급 약무직을 하향 배치하거나, 6급 약무직에게 제대로 된 팀장 보직을 부여하지 않거나, 제 때 승진할 기회를 박탈하는 케이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모 보건소 H공직약사는 "서울은 그나마 나은편이다. 보건소마다 약사가 1명 이상 배치됐고, 약무직에 대한 필요성을 바로 인식한 경우가 많다"며 "경기도만해도 약사 없는 보건소가 절반 이상이다. 약무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H약사는 "약사는 보건소 내 소수직렬이다. 기업이든 공무원이든 조직에서 소수는 밀릴 수 밖에 없다"며 "승진이 전부는 아니지만, 20년 넘게 일해야 겨우 한 급수 승진할 수 있는 조직에서 긍지를 가질 약사는 희박하다. 동료, 선·후배 약사에 체면을 구기며 사명감을 유지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경기 모 보건소 K약사도 "지역보건법이 약사인력을 규정하고 있지만, 안지켜도 그만이다. 약사사회 스스로도 공직약사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일을 하면 합당한 대우가 뒤따라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6급 팀장에만 머물러있다 보니 밑에있던 보건직이 나를 뛰어넘는 경우마저 겪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K약사는 "지자체 공직약사 실태조사만하고 증원하지 않는 관행을 깨야한다. 보직에 직렬을 한정해버리는 불합리도 사라져야한다"며 "나아가 보건소에 비전문가인 행정직이 갑자기 낙하산 인사로 배치되는 것도 문제다.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려면 결국 공직 지원 약사 수를 늘리고, 공직약사 스스로도 약사 업무를 추가 발굴하면서 결집력을 키워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약사회와 정부 역시 공직약사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마련이 시급하다. 서울 모 시립의료원 J약제부장은 "지역보건법 상 약무직은 의약품 조제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지자체의 약무직 배제는 심각한 문제"라며 "약사의 공직 진출 빈도를 높이고 공직약사 스스로도 약사 업무를 끊임없이 개발해 지역 보건의료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J약제부장은 "정부와 약사회, 공직약사가 각성하지 않으면 공직약사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 공직약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환경이 마련된다"며 "기본적으로 공직약사 승진이 하늘 별따기란 인식을 깨고, 보건소장까지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2019-08-02 02:53:55이정환 -
공직약사 면허수당, 34년째 7만원…의사 최대 95만원[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직약사의 기본 봉급 외 지급되는 '약사 특수업무수당'의 불합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공직약사 면허수당은 1986년 최초 책정된 월 7만원에서 34년째 제자리다.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수의사, 간호사 등 타 보건의료 직능이 꾸준히 수당을 올려온 것과 비교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결국 연봉과 직결되는 낮은 약사 수당은 공직약사 인력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타 면허 대비 현저히 박한 대우에도 자존심을 꺽어가며 공직에 헌신할 약사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 공무원의 경우 규정에 따라 약사 수당 지급액이 예외없이 일괄 월 7만원으로 묶여있는 반면, 의사 수당은 급수에 따라 각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풀어놓은 점도 직능 간 수당 격차를 가파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직능별 수당 인상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만 해도 일반의(전공의를 제외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와 전문의 수당은 세 차례에 걸쳐 상향됐다. 1991년 6월 기준 서울시 3급 전문의·일반의 수당은 41만원, 4급 55만4000원, 5급 47만1000원이었다. 1993년 7월에는 3급 전문의·일반의 수당 71만원, 4급 전문의 60만9000원·일반의 55만4000원, 5급 전문의 60만9000원·일반의 51만8000원으로 올랐다. 2003년 9월에도 3급 전문·일반의 101만원, 4급 전문의 90만9000원·일반의 85만4000원, 5급 전문의 90만9000원·일반의 81만8000원으로 재차 상향조정됐다. 국가 공무원 역시 약사 수당이 7만원인 대비 의사 수당은 최저 60만원에서 최대 95만원까지 지급되도록 책정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2년 미만의 일반임기제 나급 의사 국가 공무원이 의료취약지인 군 단위 지역에서 근무할 때 받는 수당은 월 95만원(특별·광역시 근무 시 월 60만원)이다. 연차가 쌓이면 수당도 비례해 오른다. 공직약사 수당 7만원과 비교할 때 약 13.5배 많은 액수다. 약사 수당은 연차가 쌓여도 오르지 않는다. 수의사 역시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수당이 올랐다. 1994년 7만원이던 수의사 수당은 2012년 15만원, 2017년 25만원으로 조정됐다. 광역시·도 관할구역 내 시·군 공직수의사는 월 25만원 초과, 50만원 이하 범위에서 시·군 조례로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 마저 붙었다. 34년 동안 면허 수당 변동이 없는 직렬은 약사(7만원)와 함께 간호사(5만원)가 유일한데, 간호사 일부 직렬은 몇년 전 '간호진료 가산금 5만원'을 인정받는데 성공해 사실상 간호직렬 역시 약무직렬 수당을 뛰어 넘은 상태다. 약사들은 왜 공직약사 수당이 타 직능 대비 현저히 낮아야 하는지, 줄기찬 수당 인상 요구에도 변동없는 고정 수당 7만원을 받을 수 밖에 없는지 의아해한다. 과거 대비 환자 중심 약료 서비스와 마약류·향정약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의약품 안전사용·관리 전문 약제업무가 급증한 현실이 약사 수당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약학대학 학제가 과거 4년제에서 6년제로 개편되고 임상약학 전문 업무도 고도화됐지만 공직약사 처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일선 약국가나 병원, 제약업계와 비교해 낮은 보수로 공직약사 인력난은 심화되는 실정이다. 실제 2016년 기준 국립병원 7급 1호봉 약사 초임 연봉은 2900만원 수준이다. 반면 공직이 아닌 다른 분야 약사 초임을 살피면 병원약사는 약 3500만원에서 6500만원, 약국 근무약사 6000여만원(월급 500만원 계산 시), 제약사 취업 약사는 4000만원 이상으로 공직약사 대비 크게 높다. 서울 모 보건소 공직약사는 "약사가 수당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다. 수당은 결국 봉급이자 공직에서의 자존심 문제"라며 "똑같이 일하고 수긍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당 격차를 겪으면 속된 말로 일할 맛이 안 난다"고 토로했다. 이 약사는 "간혹 선·후배 동문을 만나면 할 일은 많고 수당이나 봉급은 적은 공직약사를 권하기는 커녕 체면이 서지 않을 때도 많다"며 "이제 공직약사 처우개선을 수면위로 끌어올려 공론화 할 때"라고 했다. 부당한 약사 수당 문제를 개선하는 데 양 팔을 걷어부친 기관도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약제부가 대표적인데, 인사혁신처와 보건복지부에 약무직 공무원 수당 인상을 적극 요청하고 나섰다. 정신건강센터는 정부를 향해 약무직 수당을 기존 7만원에서 329% 인상한 30만원으로 올리고 약무직가산금 10만원과 마약류 관리자 가산금 5만원을 신설해달라고 요구했다. 34년동안 한 푼도 오르지 않은 약사 수당을 현실에 맞춰 소급해 상향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신건강센터는 약사 수당 조정 근거도 비교적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무작정 지난 미인상분을 소급 적용해달라는 주장이 아니라 약사 업무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급받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센터는 ▲2013년 약사법 개정으로 약물 유해반응·부작용 보고 의무화 ▲2014년 모든 환자에 대한 대면 접촉 후 구두·서면 복약지도 의무화 ▲2017년 DUR(약물사용평가) 의무화로 약사 처방중재·책임 증가 ▲2018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시행 의무화 등을 약사 수당 상향조정 근거로 내놨다. 34년동안 늘어난 약사 업무량 만큼 수당도 올려야 한다고 했다. 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혁처와 복지부에 약사 수당 현실화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복약지도 의무화, DUR, 마약류통합관리 등 약사 업무를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데 수당은 7만원"이라며 "의사와 비교하면 의사는 거듭 상향조정돼 지금 95만원까지 받는다. 간호사 역시 몇 해 전부터 가산금으로 5만원을 더 받아 사실상 10만원의 수당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약무직 수당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결국 소수직렬의 비애다. 왜 공직에 헌신하는데도 그에 부합한 처우를 제공하지 않는지 답답할 따름"이라며 "수당 문제는 결국 낮은 보수로 인한 약사인력 수급 불안으로 이어진다. 국민이 약사 전문성이 결여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약사회도 공직약사 수당 현실화 문제에 공감하고 대내외적 활동으로 처우 개선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 먼저 약사회는 김대업 회장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기존 공직약사위원회를 없애고 직능균형발전위원회를 신설했다. 개국약사에만 치우친 회무가 아닌 병원약사, 공직약사, 산업약사 등 다양한 직능군의 약사 회무를 고루 발전시키겠다는 포부가 담긴 조직 개편이다. 나아가 약사회는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기관과 간담회를 추진하고 공직약사 임금, 근로조건, 채용인력 등 통계를 산출해 객관적 근거로 제도 개선에 앞장선다는 비전이다. 약사회 직능균형발전위원회 임은주 이사는 "공직약사 처우 개선 문제는 이제 더 두고 볼 수만 없는 상황이다. 약사회가 약사 면허수당 현실화와 공직약사 명예회복을 위해 전천후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안으로는 객관적인 통계지표를 마련하고, 밖으로는 국회와 정부기관 협의를 이끌어 내 34년째 제자리 걸음인 공직약사 근무환경을 선진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2019-08-02 02:47:08이정환 -
올해 일반약 가격 인상률 11.2%…총물가 지수의 두배[DP스페셜] 일반약 가격 인상 현황·원인 분석 ①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률이 심상치않다. 소비자는 물론, 도매가로 약을 매입하는 약국이 체감하기에도 올해 상반기 약가 인상은 예년 수준을 뛰어넘는다. 올해 1월부터 동화약품 '후시딘'을 비롯해 20여개 품목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이중 인상률이 특히 높다고 지목된 명인제약 '이가탄'은 약사회와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일반의약품 가격이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 소비자와 약국이 체감하는 대로 정말 일반의약품 인상률이 우리나라 소비 지표인 총물가지수를 웃도는 걸까. 데일리팜이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2010년 이후 주요 일반의약품 물가지수를 분석했다. 감기약 등 일반의약품 대표 품목 8개 조사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의약품'으로 조사한 분야는 총 13개 종류로,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정장제 ▲위장약 ▲진해거담제 ▲소염진통제 ▲피부질환제 ▲치과구강용약 ▲조제약 ▲한방약 ▲비타민제 ▲병원약품 등이다. 이중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17년 발표한 '2015년 이후 물가지수에 반영된 일반의약품' 분류에 따라,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정장제 ▲위장약 ▲진해거담제 ▲소염진통제 ▲피부질환제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8개 품목 각각의 물가지수와 8개 품목의 평균 지수를 '일반의약품 물가지수'로 정했다. 결과를 살펴보기 이전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17년 발표한 자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협의회는 당시 일반의약품이 2010년 대비 16.4%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인 10.7%를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그 배경으로 제약사의 과도한 광고비와 판관비 지출, 불필요한 유통구조라고 분석했다. 데일리팜이 2010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물가지수와 일반약 물가지수를 비교해보니, 이같은 지적은 현재까지 별반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015년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이를 기준으로 각 연·월·분기 별 물가를 집계했는데, 2010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취합, 분석한 감기약, 진통제 등 대표 일반의약품 8개 품목의 물가 상승지수는 108.7로, 2015년보다 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전체 산업군의 총 물가지수는 104.47로, 4.47% 물가인상률과 비교해도 일반의약품의 상승율은 배나 높았다. 약가 인하된 조제약으로 전체 의약품 물가지수 '완만한 상승세' 이는 그래프로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일반의약품 8개 품목은 모두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 중 '의약품' 전체 물가지수 평균이 2010년에서 2011년까지 상승하다 2012년부터 급격히 하락해 정체기를 이루는데, 이는 '조제약' 때문이다. 앞선 표를 보면 조제약은 2010년과 2011년 물가지수 120이 넘는 높은 수치를 보이다 2012년 108.2, 2013년 101.9로 급격히 하락한다. 이후 2014년부터 2019년까지도 100을 넘지 못하는 물가 하락세를 기록한다. 2012년부터 시행된 기등재 보험약 일괄약가인하 여파로 해석된다. 전문의약품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국내 사정을 생각했을 때, 조제약의 물가지수 하락은 전체 의약품 물가지수 곡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래프에서 보듯, 일반의약품은 2010년 이후 꾸준히 물가가 상승했다. 특히 진해거담제, 진통제, 감기약, 소염진통제 등의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이들 물가지수는 2010년부터 2019년 1분기까지 각각 22.4%, 11.1%, 9.6%, 8.3% 상승했다. 2019년 초 5월까지 일반약 물가상승률 최고조...8개 품목 평균 11.2% 물가 인상 그렇다면 20여개 품목이 약국 공급가를 인상한 올해 상반기는 어떨까. 2015년을 '100'으로 놓은 데이터에서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동일한 해당 품목 물가지수를 분석했다. 같은 기간 조제약은 95.19로 여전히 낮은 물가인상률을 보였고, 이로 인해 2019년 5월 전체 의약품 평균 물가지수는 2015년과 비교해 1.3% 인상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8가지 일반의약품 품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야기는 다르다. 2015년과 비교해 2019년 5월 8가지 일반의약품 품목 평균 물가상승률은 11.2%로, 이는 2019년 1월과 비교해도 약 3%가량 오른 수치다.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표 일반약 판매가가 3% 가량 오른 것이다. 품목 별로는 여전히 진해거담제가 26.4% 가량으로 가장 높은 물가인상률을 보였다. 진통제(11.9%), 감기약(10.5%), 소화제(9.4%), 소염진통제(9.2%), 피부질환제(9.9%), 위장약(8.3%) 상승세도 총 물가지수인 5.1%를 훨씬 웃돈다. 우리나라 전체 물가지수와 비교해도 8가지 일반의약품이 두 배(11.2%) 가량 많이 가격인 인상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거란 점이다. 6월, 7월에도 주요 유명 품목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2019-06-12 17:32:33정혜진 -
제약 "인건비·원자재 상승" vs 약국 "광고비 확대 영향"[기획] 일반약 가격 인상 현황·원인 분석 ② 통계청이 집계한 일반의약품 물가지수는 총물가지수 평균의 두 배. 다른 산업의 물가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그렇다면 실제 약국과 소비자가 느끼는 일반의약품 물가지수는 어떨까. 데일리팜이 통계청 자료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2012년 이후 실제 가격 인상을 공지한 제약사 품목을 조사했다. 제약사가 거래업체에 발송한 공문을 일괄 조사할 방법이 없어, 언론에 보도된 품목을 연도별로 정리한 결과인데, 연도별 인상 품목 수와 인상률에 대한 대략적인 추세는 알 수 있었다. 2012년 1년 간 기사화된 가격인상 품목 30여개...복지부, 제약업계에 경고 2012년을 기준으로 잡은 것은 정부가 일반의약품 가격 인상에 대한 공적인 움직임을 보인 해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2012년 가격 인상 품목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207개 일반의약품 품목을 정해 가격동향을 조사했다. 복지부는 제약사의 일반약 가격 인상이 기등재 의약품 일괄약가 인하에 따른 매출 보전을 위해서라고 보고, 결과를 토대로 업계에 경고를 하기도 했다. 당시 조사 결과, 2011년 6월과 비교해 2012년 4월까지 가격이 인상된 다소비 일반의약품은 51개 품목으로, 전체 품목 중 25.5%가 여기에 해당했다. 가격 인상률은 평균 12.6%로 조사됐다. 데일리팜이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 해동안 보도된 가격 인상 일반의약품 수를 조사한 결과, 총 19개 제약사 33개 품목으로 나타났다. 평균 인상률은 13%였다. 이후 2015년까지 가격 인상을 통보한 제약사는 급격히 감소한다. 2013년 15개, 2014년 17개, 2015년에는 6개로 최저점을 찍고, 2016년 8개, 2017년 7개, 2018년 4개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 올 상반기에만 21개 품목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며 급증한다. 약국 "광고비 인상이 원인...유명 제품서 매출 증대 노리는 것" 갑작스러운 다빈도 일반약 가격 인상 러시를 두고 약국가는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한 약국체인 관계자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제약사의 광고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광고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신규 제품 대신 이미 검증되고 유명해진 스테디셀러 품목에서 매출 향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질 수록 소비자는 역매품보다 TV광고, 유명품목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꼭 필요한 것만 검증된 것을 사려는 심리 때문"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지고 매출 향상을 노리는 기업은 광고에 더 의존하고, 광고 지출비가 높아져 결국 제품 공급가에 반영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의약품은 신제품을 발굴해 시장에 안착시키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미 확실하게 브랜딩된 유명 품목의 가격을 올려 매출 상승 효과를 노리는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2012년과 2019년 일반약 대거 가격 상승의 공통점으로 '전문의약품 매출 손실'을 지목한다. 2012년 일괄 약가인하 단행, 2019년 제네릭 위수탁 생산에 대한 규제 강화로 전문의약품에서 매출이 줄어들 위기에 처하자, 제약사가 일반의약품에서 이를 만회하려는 정책을 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의약품 시장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르면서 전문약 매출 둔화를 타개할 활로를 일반의약품에서 찾으려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기업에게 일반약의 수익성, 매출 볼륨은 상당히 중요하기에 앞서 언급한 주장도 일부 맞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된다. 전문약과 일반약의 매출 비중을 따졌을 때, 일반약으로 전문약 볼륨을 상쇄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약 "전문약 약가인하 보전은 일부 영향...인건비,원료가 상승이 주원인"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약은 성공해봤자 100억 매출인데, 공급가를 몇백원 올린다고 늘어난 매출로 전문약 손해를 타개하긴 힘들다"며 "광고 지출비 역시 설득력이 크지 않다. 대부분 기업들이 광고홍보 예산을 정해놓고 범위 안에서 집행하기 때문에, 광고비가 갑자기 늘어나 약가에 반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유행처럼 번지는 일반약 가격 인상 원인으로 인건비와 원자재비 상승을 꼽았다. 대부분 제약사가 3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어 최근 주 52시간 시행 등으로 인건비가 많이 인상됐고, 원자재비 역시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여러 제약사가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는 건 작년부터 인건비가 많이 상승했다는 점, 부자재값 상승 원인이 크다고 본다"며 "의약품은 소비자와 약국 반발이 커 쉽게 가격을 올릴 수 없는데도 이렇게 올리는 건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사가 가격을 핸들링할 수 있는 건 일반약 뿐이다.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모든 제조업 품목과 서비스 물가 등이 대체로 오르고 있는데, 같은 제조업으로서 제약사는 일반약 가격만 조정할 수 있다"며 "실제 원료는 매년 오르지만 몇년 간 버티다 더이상 감당하기 어렵다 싶은 시점에 공급가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제약사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앞으로 2~3년에 한번씩 일반약 가격이 대거 인상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매년 생산원가가 인상되고 있기에 적어도 3년에 한번 공급가를 인상해야 제약사도 수지타산이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지금 우리 회사도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데, 소비자와 약국 저항이 거세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일반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산업 전반적으로 생산원가와 공급가가 오르고 있다"며 "일반약 활성화를 우선해야 할 시점에, 가격 인상을 비판하는 의견이 일반약 산업 발전을 저해할까 우려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2019-06-12 17:06:16정혜진 -
제약 CEO "과도한 약가규제, 제약산업 성장 걸림돌"국내 제약사 최고경영자들은 정부의 과도한 약가규제가 회사 제약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았다. 데일리팜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제약바이오산업 CEO 65명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매출 변화 전망 ▲매출 목표 달성에 대한 가장 큰 장애요인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 ▲제네릭 약가인하와 약가차등제 ▲공동생동 규제 ▲유망 수출지역 ▲향후 R&D 투자 계획 ▲일반의약품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결과 ‘정부 규제와 맞물려 향후 5년간 매출 변화’ 질문에 응답자의 43%에 달하는 28명이 ‘0~5% 성장’이라고 예상했다. ‘5~10% 성장’을 예측하는 CEO는 19명으로 나타났다. 7명의 CEO들은 향후 5년간 매출 감소를 예상한다고 답했다. CEO 80% 이상이 10% 미만 매출 성장 또는 매출 축소를 전망한 셈이다. 10% 이상 성장을 기대하는 CEO는 11명에 불과했다. 정부의 약가와 허가 규제와 관련 회사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매출 목표 달성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응답자 65명 중 44명은 정부의 과도한 약가규제를 꼽았다. 이 질문은 중복 답변을 허용했는데, CEO 3명 중 2명은 약가규제가 성장을 저해한다고 인식한 것이다. ‘직접생동 등 과도한 허가규제’가 매출 달성의 장애요인이라고 응답한 CEO는 32명에 달했다. CEO 2명 중 1명은 허가규제의 강화가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한 셈이다. 응답자 중 28명은 ‘전반적 경기불황’을 회사 성장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불공정한 영업환경 및 강도 높은 리베이트 수사’, ‘회사 인적 구성원 역량 및 내부고발 등’의 답변은 각각 5명, 1명에 그쳤다. CEO들은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65명 중 41명은 ‘정부 약가규제 개선‘이라고 답했다. 반복된 약가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 할 분더러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다. 32명의 CEO는 ‘연구개발 독려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가 시급한 과제라고 답했다.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정부의 허가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응답은 28명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선 다소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에 포함된 계단형 약가제도는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산업계 구조조정과 품질경영을 위해 제도 시행을 수용’한다는 응답자는 10명으로 조사됐다. 65명의 CEO 중 11명은 약가제도 개편을 찬성한다는 의미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수익성 악화가 초래돼 제도 시행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전면 반대 의사를 건넨 응답자는 16명으로 조사됐다. 약가제도 개편 찬성보다는 다소 많았지만 전체 응답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6%에 불과했다. ‘제도시행 찬성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검토 필요’를 선호하는 부분적 찬성을 표명하는 CEO는 가장 많은 35명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약가제도 개편의 취지를 수긍하지만 시행 시기를 늦춰야한다는 의견이다. CEO 4명은 계단형 약가제도와 약가인하 중 하나만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식약처의 공동생동 규제에 대해서는 ‘1+3 등 부분제한 찬성’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생동성시험 1개당 3개의 위탁제네릭을 허용하는 방안을 가장 선호한다는 얘기다. 현행대로 위수탁 공동생동 자율 시행을 적절하다는 의견이 24명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 방침을 전면 찬성하는 응답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현실을 고려한 유망 수출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32명이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CIS/중남미 시장은 30명의 CEO가 지목했다. 유럽과 미국시장은 각각 23명 20명의 CEO가 유망 수출지역으로 지목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5명, 9명에 그쳤다. 제약사들은 궁극적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R&D 수준을 고려하면 차선책으로 동남아시아 등의 공략이 현실적으로 회사 발전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향후 2년간 R&D 투자 계획으로는 매출 대비 5~10%가 가장 많은 27명으로 조사됐다. 10~15%가 16명으로 뒤를 이었고 5% 미만(15명), 15~20%(4명), 20% 이상(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약사 CEO들은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표준제조기준 확대(31명)와 유통구조 개선(31명)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안유심사 면제규정 유지(16명), 약사들의 인식변화(13명), 제약사들의 인식변화(5명)를 요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제약산업 CEO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대면, 유선) 형태로 진행됐다.2019-06-11 06:21:57천승현 -
조제에 매몰된 약사들, 환자중심·상담형으로 진화 중의약분업은 의사와 약사의 직능과 역할을 구분해 국민이 더 좋은 환경에서 진료·처방·조제·투약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의약분업의 그늘에는 의료기관의 편법 약국 개설, 조제에 매몰된 약국, 의약사 간 권력 다툼 등 부작용도 존재한다. 부작용은 여러가지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대부분 약국의 처방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한가지 원인에서 출발한다. 또 2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나면서 극단적인 사례를 목격한 일부 약사들은 의약분업이 효능보다 부작용이 상회하는, '복용해선 안되는 제도'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처방전에만 의존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약사들이 본능적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정부기관도 사회 변화와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약사와 약국을 '변화'로 이끌고 있다. 기업도 이러한 변화를 중심에 둔 서비스를 출시하며 일조한다. 큰 변화를 가져올 작은 움직임을 살펴봤다. "정부도 약사의 상담을 원한다"...민·관 협력 모델 잇달아 지역 약국이 주민 건강과 생활을 관리하는 서비스 중 포문을 연 것은 '세이프약국'이다. 이전까지 건강 상담 활동이 약사회나 개인 약사, 약사 커뮤니티가 주가 되어 봉사활동 차원에서 간헐적으로 이뤄졌다면, 세이프약국은 서울시가 약사회와 협업, 주도해 공식적인 대민 사업 차원에서 접근한 사례였다. 2013년 4월 6개월 간 4개 구 50곳 약국으로 시작된 세이프약국(건강증진협력약국)은 2019년 25개 구 520곳 약국이 참여할 만큼 확대됐다. 규모뿐만 아니다. 올해에는 서울시 예산 6억8893만원이 투입된 공공사업으로, 전년보다 예산을 1억원 증액할 만큼 시의 중점 보건복지사업 중 하나가 됐다. 세이프약국이 주민이 약국에 찾아와 만성질환 관리 뿐 아니라 금연, 자살예방 등을 상담하는 형태라면, 약사가 직접 주민의 집에 찾아가는 사업도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주도하는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이하 방문약료사업)인데, 지난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세이프약국이 서울시에 국한된 사업인 반면 방문약료사업은 공단과 지역약사회 협력으로 전국 확대가 가능하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사업은 약사가 환자의 시설이나 주택에 방문해 ▲환자상태 확인 ▲처방검토 ▲복약지도 ▲교육과 정보 관리 ▲약품관리 등을 실시해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전화로 대상 환자나 보호자, 요양서비스 제공자와 상담을 통해 환자 복약 순응도나 이상사례 등을 평가, 조언하는 것도 포함한다. 세이프약국과 방문약료사업 모두 시범 운영 단계지만, 약사나 환자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약사의 복약상담 서비스 전과 후 환자의 복약순응도나 질병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재인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커뮤니티케어'도 빼놓을 수 없다.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는 정부가 지난 4월 총 16개 지자체를 선정해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의료 취약계층에게 전문 의료인이 집중적인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8개 지자체(노인5, 장애인2, 정신1)가 6월부터 선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연내 지자체를 추가 선정해 총 16개 지자체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픈매대·단골약국 만들기 선택한 약국업체와 약사들 정부가 약사와 약국을 주민 건강에 활용하려는 정부 주도의 사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사 스스로, 또는 기업이 약사의 니즈에 따라 출시한 상담활성화 프로그램이나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누리약국, 휴베이스, 옵티마 등 주요 약국체인이 약사가 환자상담과 약력관리를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각종 IT툴을 개발하거나 학술 강좌를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지금은 보편화된 '오픈매대'도 약사가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맡기고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와 복약상담에 집중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것이다. 또한 의약품 유통에서 출발한 태전그룹이 약국 단골고객 만들기를 위한 '하하하 얼라이언스'를 출시한 것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하는 약국을 위한 것이다. 한 약국체인 관계자는 "약국 청구프로그램에 환자 상담 내용을 메모하기 편리하게 디자인하거나, 상담에 필요한 학술 정보를 그때그때 불러올 수 있는 서비스 등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다"며 "약국의 건의사항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약국이 '상담 중심'으로 변화할 거라는 본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전그룹 관계자는 "정부와 사회, 환자 모두가 약국이 조제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건강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변화하지 않는 약국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처방전 수에 따라 약국 경영이 결정되지만, 처방전이 전자화되고 IT기술이 더 발전하면 약국의 고유 기능인 상담이 약국의 성공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약분업 거치며 약사 '약의 전문가'로 정립..."약국 진화는 필연적"... 이처럼, 20년 가까운 시간을 거쳐 의약분업이 고착화된 사회에서 약국은 또 다시 변화하고 있다. 분업 전 지역 밀착형 약국에서 분업 20년 간 조제 중심으로, 문전약국으로 옮겨갔던 약국이 다시 '상담 중심'으로 회귀하려는 조짐이 분명해 보인다. 이에 대해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소장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이며, 필연적인 결과라고 진단한다. 노인 인구 증가와 복용 의약품 수의 증가, 만성질환의 보편화가 약사로 하여금 다시 '약'과 '건강'을 상담, 관리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1994년 WHO가 FIP에 약사의 역할을 제품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수정하도록 권고하면서 전세계 약사, 약국이 변화해왔다"며 "제품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옮겨왔다는 건, 다시 말해 약사가 '약'을 만들거나 조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약을 환자가 더 잘 복용하고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게 약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나라는 약이 모자라던 시대를 거쳐 이제 약을 너무 많이 복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약사가 '약을 구해 약을 주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약을 잘 먹도록,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박 소장은 "이제는 옛날보다 많은 약을 긴 기간 동안 먹어야 한다. 작은 부작용만 일어나도 젊은이와 달리 노인에게 큰 타격이 올 수 있다"며 "또한 이 부작용과 약물에 의한 피해는 노인에게서 90%까지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역할을 약사가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의약분업 이후 약사·약국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는 현상은 하나다. 그러나 원인은 복합적이다. 분업 20년을 거치며 약국이 생존하기 위해 병의원 처방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의 일환으로 '상담'을 선택했고, 한편으로는 이것이 전세계적 추세이며 사회가 원하는 방식인 것이다. 또 인공지능과 조제로봇의 보편화라는 기술 발전도 약사를 계속해서 상담과 환자 관리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박 소장은 "의약분업 이전 약국의 환자 관리와 지금 시대 약국의 환자 관리는 다르다. 의약분업을 거치며 의약사 간 역할이 분담됐고, 지금의 약사는 '약을 관리하는 상담자'로 역할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분업 전 약사가 '작은 질병 치료자'였다면, 지금의 약사는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관리자'인 셈이다. 박 소장은 "아직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약이 너무 많은 시대에 약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이 역할을 구체적인 사업과 시스템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며 "분업이 고착화될 수록, 인구 고령화가 진행될 수록, 과학이 발전할 수록 약사의 상담자 역할은 강화돼야 하고 강화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2019-06-07 12:56:03정혜진 -
신약개발, AI·빅데이터 시대 걸맞는 전략 수립해야"제약바이오산업 100년 대계를 위한 핵심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상호 인프라 융합·혁신과 신속하면서도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에 있다." 데일리팜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5월 21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연구소장 4명을 초청,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 R&D 전략과 방향성'을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는 박두홍(63)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 오세웅(49)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부소장, 유현아(45)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 이승주(55) 알테오젠 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심도있는 토론의 장을 펼쳤다.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을 투자하며 퍼스트 인 클래스와 베스트 인 클래스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이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며, 글로벌 총생산량의 1%를 차지하는 등 아직은 태동기인점을 감안할 때 우량 다국적제약사의 전략을 무조건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좌담회에 참석한 4명의 연구소장들은 신약개발에 있어 ▲파이프라인 역량을 정확히 진단 ▲수요 충족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 확보 ▲리스크 분산과 시대적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두홍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은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인 클래스가 당연히 유리하지만 약제의 종류, 질환의 특성, 개발사의 역량, 시장의 환경 등 다양한 다양한 컨텍스트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충족 수요를 파악함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외형 확장을 통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설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부소장도 "신약개발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되는 분야다. 아울러 회사의 수준을 고려한 정확한 개발 타깃 설정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임상3상까지의 개발 목표보다는 중간단계에서의 라이선스 전략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현아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모든 종류의 역량과 리소스를 내부에서 확립해 외부와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부 과제 영입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다른 산업의 새로운 기술(A.I)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확장성도 검토될 시기"라고 피력했다. 이승주 알테오젠 연구소장도 "다국적 제약기업의 경우, 내부에서 유사한 과제가 수행되고 있더라도 개발 일정이나 경쟁력이 높은 프로젝트가 있을 경우 과감하게 외부 과제를 도입해 결과 도출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 역량의 강화와 확장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특성 중 하나인 오너십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성 제시도 눈길을 끌었다. 4명의 패널 모두는 "신약은 기다림의 미학으로 독단적 리더십은 자칫 개발 프로세스와 목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시 말해 신약개발에 있어 합리적 리더십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의사결정, 전략적인 사고와 투자, 연구개발자에 대한 존중 등이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되게 유지돼야 한다는 말이다. 유현아 연구소장은 "신약 개발을 인생 역전의 로또로 기대하는 순간,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될 수 있다. 이는 오너 스스로 하여금 '쓸데없이 긴 시간과 비용 투자'라는 오인과 착각으로의 인식전환을 부추기는 부정적 원인을 제공할 수 있어 가장 금기시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목표가 수립된 경우 게이트 리뷰를 통해 명확한 실행과 중단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A.I와 빅데이터 시대에 즈음한 스마트연구소에 대한 다양한 의견제시도 주목된다. 스마트연구소는 인공지능을 등 첨단기기를 도입·활용한 연구시스템 기반 마련을 뜻하기도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 개발자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프로세스가 유연한 조직으로 대별되기도 한다. 오세웅 부소장은 "병원을 중시으로 축적되고 있는 환자와 유전체에 대한 한국인의 빅데이터 정보로부터 새로운 약물 타깃이 발굴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과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덧붙여 이승주 소장은 "전자 연구노트와 LIMS가 연동되어 필요한 정보나 기술 자산과 정보가 필요한 연구자들에게 적기에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 조만간 창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약개발의 환경적 요인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전문 인력)로 나뉠 수 있다. 특히 전문 연구 인력 확보는 사실상 R&D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인력 풀은 적지 않지만 실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대학 및 대학원에서 산업계와 연계해 실무교육의 보강이 필요하고, 이를 양성할 수 있는 산업의 외형과 규모가 커져 고용이 증대돼야 함은 당연한 논리다. 이 같은 전반의 상황과 관련해 박두홍 본부장은 "글로벌 기업 경험이 있는 연구 인력들이 국내 기업으로 회귀하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융합되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과 바이오텍의 인력 선순환 구조 현상과 창업 붐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지식과 노하우의 공유는 새로운 커뮤니티 교류 문화의 새로운 지평으로 자리매김해 단계적 융복합 혁신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4명의 패널들과 진행된 좌담회 내용이다. [가인호 취재보도본부장] 신약개발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매출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빅파마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제약기업은 1조원 매출을 넘는 곳이 5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외형적 측면에서는 아직도 태동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각 제약사별로 특화 연구분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신약개발의 큰 방향성을 놓고 볼 때, ‘퍼스트 인 클래스’와 ‘베스트 인 클래스’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놓아야 할까요? [박두홍 본부장] 시장에서의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에 퍼스트 인 클래스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유리한 정도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은 약제의 종류, 질환의 특성, 개발사의 역량, 시장의 환경 등 다양한 컨텍스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퍼스트 인 클래스 제제를 개발하면서 갖게 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위험성과 이러한 시장에서의 이익을 잘 평가하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무엇이 unmet medical need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당연히 unmet need가 있는 분야겠지만, 베스트 인 클래스에도 unmet need가 있을 수 있습니다. Unmet need가 있고 따라서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퍼스트 인 클래스든 베스트 인 클래스든 회사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세웅 부소장] 국내제약사 신약개발의 1차적인 목표는 글로벌사에 기술수출을 통한 글로벌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제약사에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 퍼스트 인 클래스 물질(FIC), 베스트 베스트 인 클래스(BIC) 약물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FIC는 아무래도 BIC에 비해 글로벌사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기술수출에 유리하지만 in vivo, 초기 임상 PoC 증명이 어렵고 개발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반면 BIC 약물도 선행 경쟁물질 대비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기술수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유한의 레이저티닙은 BIC로서 경쟁력과 차별성을 충분히 확보하였기 때문에 기술수출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FIC, BIC를 막론하고 글로벌파마의 수요를 충족 시킬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놓아야 하는가는 각 회사의 역량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판단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유현아 소장] 우선 순위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플랫폼 기술, 후보 물질 개발 역량, 집중하고자 하는 질환/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 글로벌 임상/허가 역량에 따라 달라 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회사의 핵심 역량이, 플랫폼 기술이라면(예를 들어, 물질의 체내 안정성 개선) Best-in- class를 목표하는 것이 적합하고, 그와는 달리 특정 질환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신약 임상에 대한 개발 역량이라면 First-in-class를 추진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역량의 분야로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승주 소장] 개인적으로는 First-in class와 Best-in class를 구별하기 보다는 각 기업의 특성과 내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근에 더 집중하여 역량을 보다 강화하여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Bio USA나 Bio Europe 등에 참가해 네트워크를 쌓다보면 우리가 개발할 것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해외 기업들의 연구 범위와 접근 방식의 다양성에 놀라게 되고, 이러한 혁신적 연구 성과의 상당수가 대학이나 제약기업 연구자들이 설립한 벤처기업들로부터 기술 이전된 것에 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사람과 산업 전반의 시스템에 따른 것이라고 단순하게 정의한다면, 대학 및 벤처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역량을 키우고 새로운 탐색을 부단히 추구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연구 환경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겠고 기초 연구와 사업화 연구/개발 간 원활한 결합을 촉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방금 말씀하신 답변과 연동되는 질문일 수 있겠는데요. 아직까지 국내 제약산업은 케미칼 제네릭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외형 확장 후 점진적 신약개발 방향성과 혁신적 신약 개발 방향성을 놓고 봤을 때,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박 본부장] 최근 바이오시밀러,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출시가 잇따르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시장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시장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단계적 개발 전략이 이제는 진부하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외형 성장을 위하여 국내시장용 품목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점진적 신약개발과 혁신적 신약개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개의 서로 다른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국내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이나 자사만의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직접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바이오벤처의 경우 당연히 혁신적 신약개발을 우선순위로 놓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 부소장] 혁신신약 개발은 제약회사라면 포기 할 수 없는 미래 성장 동력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혁신 신약 개발을 하기 위해선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고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개발기간을 고려 할 때 연구개발비 조달 재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제네릭/개량신약과 혁신신약 개발을 병행하여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신약 개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신약의 기술 수출이 이뤄지면, 이러한 신약이 개발/허가되고 판매됨에 따라 마일스톤이나 경상기술료가 유입되고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 소장] 회사마다의 상황이 다르니,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의 신약 개발에서의 혁신(innovativeness)의 속도는 과거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는 제약 분야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외부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좀더 과감한 결정과 추진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소장]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미 발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해외의 경우와 비교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제약 기업은 연구와 매출 규모에서 외연적 확장 필요성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합성과 바이오,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그리고 신약 등의 구별 없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 등처럼 특정 사업 영역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거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출현되고 육성되어 산업 생태계가 보다 확장적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앞서 말씀드렸던 듯이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부 주도하에 운영되고 있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등을 제외하면 정부 출원 신약개발지원기관은 전무할 정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수준을 놓고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정부 출원 연구개발 자금이 확보/운영되면 좋을지 개인적 의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출원기관이 더 세분화되고 많아 져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박 본부장] 물론 어떤 형태의 연구개발 자금이든 많은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정부 예산을 사용하는 정부출원 연구개발 자금은 그 속성상 마냥 늘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의 특성,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선도기업들의 역량을 보았을 때 너무 많은 부분을 정부 연구비에 기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연구비의 역할은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기초 및 초기 응용 연구, 연구개발 역량이나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신생 바이오벤처기업이나 중소형 제약기업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스크가 큰 임상개발 단계에 대하여는 큰 규모의 지원이 가능한 펀드를 조성하는 데에 정부지원금을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같은 정부출원 신약개발지원기관이지만, 두 기관은 지원 형태상 큰 차이가 있습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정부연구비 배분 및 자문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이고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실제 정부연구비를 직접 사용하면서 물질제공기관과 공동개발을 수행하는 형태입니다.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관의 역량과 경험을 고려하여 두 모델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외에 필요한 업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오송 및 대구 첨복단지까지 고려하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출원기관의 종류 및 숫자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부의 역할은 신약개발의 다양한 주체들이 충분히 역량을 쌓고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선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세분화된 출원기관은 자칫 필요 이상의 지나친 간섭을 초래할 수도 있고, 또 그 자체의 유지 관리를 위한 에너지와 비용 소요도 크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 부소장] 혁신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감당하기에는 국내제약사의 자금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최근 유한이 기술수출한 3건 중 2건(레이저티닙, YH14618 퇴행성 디스크치료제)은 범부처 신약개발 사업단을 포함한 정부지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규모는 1400조이상의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국들이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선진국 수준의 투자와 더불어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국가 전체 R&D 예산의 20% 이상이 보건의료 분야에 투자되고 있고 연구개발 투자액에 대한 100% 이상 세액공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신약연구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출원기관의 세분화 필요성도 있지만, 아직 국내 신약 개발 성공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부처별 분산된 계획과 중복 지원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으로 자금적 지원을 현실화하고, 기초연구부터 허가까지 글로벌 신약개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통합기관의 설립이 절실하고 협력부처의 동반자적인 역할 분담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 소장] 생명/보건의료 산업과 관련된 연구개발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지원 필요 대상과 자금의 규모가 이에 합리적으로 조정되어야 하겠습니다만, 현재 정부 지원 예산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해 금액을 특정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출원/운영기관의 경우 운용 전문성이나 기술 통제의 관점에서 기술 분야 또는 질환 분야로 분리 또는 통합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될 필요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최근 각 제약바이오기업별로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왜 이 시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고, 실제로 오픈이노베이션이 연구개발 확장성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 본부장] 오픈이노베이션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지향하고 있는 전략이며 개발 주기가 길고 고비용이 소요되며 다양한 player의 참여가 요구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율이 높은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지 이미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 규모도 영세하고 많은 부분 가족기업 형태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다소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인하여 생각하는 만큼 또 말하는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미,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한올, 에이비엘바이오 등 다양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에서 자극받아 이제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전략적 접근에 대하여는 위에 열거된 성공사례를 통하여 많이 토의되고 공유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 제약바이오 연구개발의 가치사슬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 간 오픈이노베이션도 최근 아주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국내 기관간 오픈이노베이션이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즉, 협약 성사 시 주고 받는 업프론트 비용 비중은 좀 낮추고 대신 특정 마일스톤이 달성되었을 때 지급되는 비용의 비중을 높게 하는 것이 규모나 역량면에서 영세한 국내 기업들 간의 거래를 덜 부담스럽게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각자의 역할과 기술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성사를 위하여 필수적입니다. [오 부소장] 다국적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과 신약 개발 기술이 전문화, 고도화,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의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약회사들은 각자 역량분석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서 외부에서 들여오고 제약사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봅니다. 유한양행도 신약개발 기반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내부역량의 보완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유한은 역량분석을 통해 신약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강점이 있는 반면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약물표적 및 과제발굴에 약점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 초기 과제들을 도입하고 유한에서 전임상, 초기임상연구를 통해 약물의 가치를 증대시켜 기술수출함으로서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창출 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레이저티닙, YH14618은 이러한 모델의 성공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유한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중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 도입한 과제들입니다. [유 소장] 제약산업 R&D의 생산성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과거 10년 동안의 글로벌 회사를 포함한 제약 산업의 R&D 생산성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의 허가와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보다도 훨씬 시장 파급력이 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투자 회수율은 과거의 그것을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 비용/시간 증가와 규제상의 제약으로 인해 기업들이 R&D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진 것이 그 원인입니다. 이러한 결과 제약산업 R&D 역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왔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역량과 리소스(축적된 경험, 인력, 비용등)를 내부에서 확립해 외부 경쟁자와 속도를 맞추기란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니,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리소스에 대한 외부 영입을 결정해 그 속도와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산업 분야의 새로운 기술(AI, robotics등)을 받아들이는 정도의 확장성(Openness)에 대하여 훨씬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 입니다. GC녹십자도 새로운 모델의 R&D 조직을 구성하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외부 파이프라인 도입에 대하여 그 어느때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소장] 다국적제약기업의 경우 내부에 유사한 과제가 수행되고 있어도 개발 일정이나 경쟁력이 높은 과제가 있는 경우, 과감하게 외부 과제를 도입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빈약한 파이프라인을 보충하는 목적으로 생경한 과제나 연구분야에 대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과제에 대한 내부 통제력이나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보적인 협력관계 형성이 가능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연구개발 역량의 강화 및 확장 관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미국, 영국 등 글로벌 현지에서 만난 한인 출신 연구자들은 국내 제약기업의 오너십이 연구개발 성과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면아래에서 연구자들을 만나보면 투자 대비 빠른 성과를 주문해 중간에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신약개발은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올곧은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한 경영인의 자세는 무엇일가요? [박 본부장] 과거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규모나 환경에서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내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이미 지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만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오너십이 어떤 형태가 더 유리하냐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오너 체제의 한미약품과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의 유한양행이 가장 성공적인 연구개발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점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입증되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리더십이든, 중요한 것은 신약개발의 특성과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 전략적인 사고 및 투자, 연구개발자에 대한 존중 등을 바탕으로 꾸준하면서도 일관된 연구개발의 리더십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 부소장] 신약연구는 오랜 기간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에 오너 체제가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오너 기업은 한 번 잘못 판단하면 끝까지 그대로 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신약개발에서 ‘fast fail-fail cheap’ 이란 개념이 있듯이 빠르게 변화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의사결정은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한 사람의 결정보다는 시스템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신약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연구 실무진의 결정에 대한 전폭적으로 지지가 중요합니다. [유 소장] 신약 개발을 전통적인 제조업의 연속선상으로 보고 있는 현재의 관점에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조업 기반으로 구축된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그 관점을 변화하는 것은 거의 새롭게 태어나는 수준의 의식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고, 회사마다의 뼈아픈 성장통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제약 분야의 경영인분들은 현재 회사의 정체성이나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하여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앞으로의 방향이나 비전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약 개발을 인생 역전의 로또로 기대하는 순간,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쓸데 없이 긴 시간과 비용 투자’로 여겨 질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 연구자들의 자세도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일만분의 일이라는 확률과 10년 이상의 시간을 이야기하며, ‘뭐라도 하나만 걸려라’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활을 쏘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보다는 탄탄한 과학적 추론을 기반으로 기존의 제품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목표물을 향하는 저격수(sniper)로서의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장] 국내 제약기업 중 오너의 의지로 특정 주제나 분야에 대해 오랜기간 투자가 유지되어 성과를 도출한 사례들도 다수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은 회사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 투자대비 성과가 저조하다고 판단되면 turn around를 추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대한 경영진의 이해와 동의로 생각되고, 엄정한 과정을 통해 목표가 수립된 경우 Gate review를 통해 명확하게 Go/No-go decision을 내리는 합리적 의사 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최근 한미약품/보령제약이 A.I/빅데이터를 기반한 초기형 스마트 공장을 오픈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부장님/연구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스마트 연구소’는 어떤 모습일까요? 해외 사례를 빗대어 설명해 주셔도 좋고, 평소 구상하셨던 모습을 자유롭게 소개해 주셔도 무방합니다. [박 본부장] AI나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연구소는 아니지만,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르는 연구소 또는 On-line, off-line 교류가 활발한 연구소, 하드웨어가 아니라 문화, 제도, 프로세스 등 소프트웨어가 유연한 연구소라고 봅니다. [오 부소장] 스마트 공장이 제품 생산, 설비, 시스템 측면 등 하드웨어가 강조된다고 보면 스마트 연구소는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중요합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나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약개발이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AI 의 경우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에의 접목 방향은 정보의 서치 및 종합분석 그리고 AI를 활용한 활성화합물의 구조 예측기술입니다. 더불어 병원을 중심으로 축적되고 있는 환자와 유전체에 대한 한국인의 빅데이터 정보로부터 새로운 약물 타깃이 발굴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과제가 시작되는 가능성도 기대됩니다. [유 소장] 저는 hardware 보다는 software 분야 즉 연구소의 구조적인 조직 문화, 업무 방식 등에 대한 개선으로 ‘스마트 연구소’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마트 연구소는, 개개인의 리더십이 꽃을 피워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주인 정신과 ‘자신만의 창업’ 정신이 충만한 연구소이며, 이러한 정신에 대한 의심이 전혀 없는 문화가 있는 연구소 입니다. 너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적어도 본인의 전문성에 근거하여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의사 결정 할 수 있는 문화의 연구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애자일 조직(Agile organization)이 그것인데, 아무래도 IT 분야에서 시작된 조직구조라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고민 중에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R&D 조직은, 기능(function) 기반의 조직과 프로젝트 구조가 함께 운영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matrix structure)인데 의사 결정의 속도나 효율성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R&D 구성원의 전문 역량을 근거로 한 Agile structure 구현이 생산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장] 최근 Data integrity에 대한 규제기관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QbD 등 강화된 개발 방식이 강조되고 있어 생산과 개발의 연계성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전자연구노트와 LIMS가 연동되어 필요한 정보나 기술 자산과 정보가 필요한 연구자들에게 적기에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스마트연구소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신약개발의 핵심은 경제적 투자여건 못지않게 전문인력 수급도 중요합니다.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전에 능통한 전문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문연구인력 수급을 위한 올곧은 해법은 무엇일까요? [박 본부장] 한참 팽창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신생 바이오벤처의 상황을 볼 때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또는 지금보다 좀 더 활발하게 글로벌 기업 경험이 있는 분들이 국내 기업으로 되돌아오고, 또 어느 정도 경험과 역량을 쌓은 국내 제약기업의 인력들이 바이오벤처로 이동하면서 여러 경험이 섞이고 전문성이 조합되면서 전문인력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아주 활발해진 전문가 커뮤니티의 교류 문화를 통한 지식과 경험의 공유도 전문인력 육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다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해결 방안은 이미 전문인력의 확보가 수월한 미국, 유럽 등 선진 글로벌 국가에 직접 진출해 현지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할만 합니다. 라이선스 아웃을 통한 글로벌 제약기업과의 경험 공유도 전문인력 양성의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간과 끈기를 가지고 계속 경험 있는 전문인력을 육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오 부소장] 관련 인력 풀은 적지 않으나, 실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정말 부족한 형편입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대학 및 대학원에서 산업계에 필요한 실무교육의 보강이 필요하며,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산업계의 규모가 커지고 고용이 증대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수요자와 공급자간 간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부분을 연결해 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KASBP(재미한인제약인협회) 같은 기구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정부에서도 범국가적인 일자리 창출 과제 일환으로 바이오제약 부분의 우수인력을 기업체들이 유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면 좋겠습니다. 유한은 작년 설립된 유한 USA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 인 한인과학자들을 적극 영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소장] R&D의 본질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전에 능통한 전문 연구인력 수급에 대하여서는 오해의 소지가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의약품 개발 역량의 초기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제약 회사들은 그 속도와 성과를 중요시하다보니, 생산 공정 개발(Process Development) 역량에 집중해 온 측면이 강합니다. 이로부터 즉시 공정 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실전에 능통한 전문 연구 인력이라고 여겨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R&D(research and development) 전문가라기 보다, 숙련된 공정 운영 전문가이지요. 하지만, 제아무리 생산성이 높고, 물리화학적인 품질의 측면으로 잘 만들어진 물질이라고 해도 신약으로서의 가치, 즉 새로운 치료 개념과 임상적 유용성 등이 증명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신약 개발의 핵심적인 전문 인력은 탄탄한 과학적 백그라운드를 가지면서 논리적이면서도 유연한 사고 방식으로 기존의 습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두려워하지 않은 창의적 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력들은 초기 해당 분야의 경험이 축적되는데 일정 시간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신약 개발의 어떤 단계(후보 물질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임상, 허가 단계 등)에 배치해 놓아도 훌륭한 역량과 성과를 보이고 있음이 제가 그 동안 제약 산업 경험에서 느낀 점입니다. [이 소장] 제약/바이오분야는 구인과 구직의 불균형이 매우 심각합니다. 연구 및 생산 전문인력의 경우 현장 업무 숙련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지만 현실은 신규 인력 대부분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의 직무 교육과 숙려 기간이 필요합니다. 바이오벤처의 경우는 이러한 불균형에 따른 어려움이 더 큼에도 어렵게 육성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빈번하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에서 실무형 인재 육성과 유지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실행 중에 있고 추가적인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바이오벤처 및 중소제약기업에 재직하는 연구 및 생산인력에 대한 교육 지원이 보다 강화되야 합니다. 대기업 연구 인력의 유입과 육성된 내부 인력의 유지가 가능하도록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이 가능하기를 희망합니다. [가 본부장] 끝으로 본부장님과/연구소장님들께서 생각하시는 대한민국 100년지대계를 위한 미래 연구개발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박 본부장] 신약개발에 왕도는 없습니다. 고비용, 장시간, 다기능이 필요하면서도 고위험의 특성이 있는 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해는 꾸준하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유기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이들을 적절히 활용해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동안 정부 및 민간의 꾸준한 투자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토양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인적 혼합(제약기업 -> 바이오벤처, 글로벌 기업 -> 국내 제약기업, 대학/연구소 -> 바이오벤처 등), 지식 공유(각종 on-line, off-line community) 등의 새로운 문화가 접목되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의 환경이 차근차근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학/연구소 -> 바이오벤처 -> 제약바이오기업 -> 글로벌 제약기업의 가치 사슬이 원활하게 작동하며 선순환의 사이클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현주소가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근래 부쩍 눈에 띄는 도전적인 바이오벤처 창업 분위기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환경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미래를 밝게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시사점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 신약개발의 트렌드인 precision medicine 개발이라는 지향점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biomarker-driven 및 seamless adaptive design 에 근거한 임상개발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잘 수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임상 규제 당국의 유연한 대응 및 투자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 부소장] 미래에는 AI출현과 함께 신약개발 속도나 제약바이오 내 융합현상은 휠씬 더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연하고 통찰력 있는 과학자 인재양성과 차세대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민간, 정부의 실질적인 공동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유 소장] 변화의 속도가 과거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가속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따라가기도 너무 버거운데, 성과가 보여 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 쉽게 포기하기도 쉬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신약이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가지를 뻗기를 요구 받고 있지만, 그 만큼의 풍부한 토양과 깊은 뿌리 내림이 필요한 것이 이치입니다. 현재의 개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토양이나 환경에서는 뿌리를 내리기 힘듭니다. 기존의 것을 어설피 개선해 이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를 기대하기보다는, R&D의 본질을 잃지 말고, 새로운 혁신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방향성을 정하고 전략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경쟁자와 기존의 파이를 나누어 확보하려는 방향보다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개척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 있어, 완전히 다른 산업 분야와의 접점을 찾고 확장해야하는 연결이라는 화두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이 소장] 그동안 바이오/의료 분야에 기업과 정부가 오랫동안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몇몇 기업들은 국제적인 성과를 도출한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바이오와 제약 산업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회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지금 국내에서 태동 단계에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이 기술의 거래에 국한되지 않고 대학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인력의 교류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진행:가인호 취재보도본부장] [정리:노병철 제약산업 1팀장]2019-06-07 06:30:00노병철 -
규제에서 제약산업 육성으로...정책 패러다임 전환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운명을 가른 수많은 제도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제도는 단연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다. 정부는 1999년 비로소 전국민 단일보험 재정 체계를 구축하면서, 전염병과 질병의 극복에서 건강한 삶으로 국민 의료의 개념을 바꿨고, 그 틀 안에서 제약산업 또한 일대 변화와 개혁을 맞았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상당수의 규제, 개혁과 정책 개편의 20년은 시대 흐름에 맞춰 단순 규제에서 산업 육성, 그리고 환자와 현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시간이기도 했다. 약가제도와 산업육성 ◆약가제도 = 우리나라 약가제도의 가장 큰 축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과 접근성 향상, 두개으로 구분된다. 여기다 산업역량 강화와 품질확보 등 사회적 이슈에 따라 최근 20년의 정책 무게추가 변화했다. 전국민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는 의약분업이라는 접근성의 허들에도 불구하고 약품비 비중을 치솟게 했다. 약가 투명화와 건강보험 재정관리, 합리적인 지불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반복되는 약가제도 개편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민 단일보험체계와 의약분업을 전격 도입하기 직전 '실거래가 상환제도'를 도입해 요양기관의 보험약가 차액을 없앴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재정 파탄과 함께 정부는 2002년 ‘계단형 약가제도’라 불리는 약가재평가제도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약품비 규모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지불이 대두된다. 2007년 이 같이 근거중심의 보험 적용 아젠다와 함께 도입된 제도는 이른바 '포지티브 리스트'로 불리는 선별등제제도다. 포지티브 리스트제는 2006년 말 정부가 약제비적정화방안을 통해 신약 가격에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 기전을 도입해 비용효과성이 낮은 약제는 보험권에 진입 자체를 못하도록 제한하는 약제급여 시스템으로 현재까지 모든 약가제도의 근간이 돼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심사평가원에 등재 전 약제적정성을 심의, 평가하도록 하고 이후 건보공단이 약가협상을 하도록 기관별 기능을 분배해 등재 문턱을 까다롭게 설정했다. 기존에 네거티브 리스트로 급여화를 촉진했던 약가 적용방식에 일대 개혁이 이뤄진 시점이다. 이후 우리나라 약가제도는 근거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근거중심의 약가 시스템은 약제 심사·평가 발전에도 탄력을 주어 경제성평가의 고도화를 촉진했다. 제약 기술의 발달과 보장성강화의 대명제는 지속가능한 보험재정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정부는 여느 보험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약품비를 관리, 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국 2012년 29% 후반까지 치솟은 약품비 비중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의약품 가격정책 및 약가제도 개편(약가 일괄인하제도)'을 단행하고 계단형 약가재평가 차등 산정방식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 제도는 동일성분은 동일가격이라는 대원칙을 두고 제네릭을 오리지널 (최고가) 가격의 53.55%로 깎는 기전으로 제약업계 일대 파란을 몰고 왔다. 근거중심과 함께 중증질환 보장성강화의 아젠다가 수년에 걸쳐 이어지면서 패러다임은 환자중심으로 변모했다. 약품비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 상황에서 초고가 약제들의 접근성이 가로막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14년 위험분담제도(Risk Sharing Arrangements, RSA)를 도입해 현재까지 고가약제의 보험권 진입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접근성 향상의 맥락에서 약제 품목허가와 급여적정성평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연계해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약제들의 급여화 속도를 높였다. 이후 2018년 갑자기 불어닥친 '발사르탄 사태'는 또 다시 약가제도에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합동으로 의약품 안전성과 품질, 보험급여를 연계하는 '제네릭 약가개편'을 올해 초 발표한다. 일괄인하제도 도입과 동시에 폐지됐던 계단형 약가제도가 부활하는 것이다. 이 개편은 자체생동과 DMF 등 허가규제정책과 약가정책을 연계하는 제도로서, 정부가 곧이어 내놓은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반영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는 이 밖에도 고가약 사후관리와 종합 약제 재평가제도도 담고 있다. 보험 등재 문턱을 낮춰 환자 접근성의 아젠다를 해결하되, RSA 등 여러 방식으로 보험권에 진입한 약제 특성에 맞춰 등재 유형별로 평가방식을 차등화 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는 '현장 중심'의 근거로 지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서, 향후 약가제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산업 육성 = 우리나라 제약산업 육성 정책은 크게 산업육성 관련 법 기반 마련과 불법 리베이트 근절로 양분된다. 먼저 우수한 의약품을 국산화 하고 글로벌 제약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육성기반 강화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2011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Pharma 2020 비전'이나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 현재까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기반의 바탕은 대부분 이 특별법에 근거한다. 이 특별법은 제약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지원과 혁신성 증진,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제약산업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외국 제약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해 우리나라 제약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특히 이 법 하에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신약 R&D와 조세·연구시설 건축 등 특례뿐만 아니라 개발부담금와 약가우대 등 파격적인 가산이 부여된다. 특별법과 함께 2000년 제정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은 제약산업 육성 기반을 위한 법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국내 제약기업의 천연물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약산업 육성 시스템 하에서 R&D 지원과 인허가, 논의구조 등 일관성 있는 관리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제약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만들기 위해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을 2012년부터 전국에서 선정한 약학대학에 설치, 지원 중이다. 바이오시밀러와 줄기세포 치료제 등이 우리나라 제약의 유망 분야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4차산업혁명 지원책에 바이오 분야를 포함했다. 지난 달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바이오헬스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일자리 30만개 창출 목표를 세우고,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헬스 분야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동시에 고질적인 문제인 음성적 리베이트 제제에도 칼을 꺼내 들었다. 2010년 말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와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자 모두와 해당 약제의 약가에까지 페널티를 부여하는 강력한 제도지만 음성적 거래는 현재까지 다양한 루트와 방면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는 지출보고서 적용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정부는 지출보고서를 올해 첫 적용했다. 지출보고서는 음성적 리베이트를 양지로 끌어올린 것으로, 제약사 등 의약품 공급자가 의료인 등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정부는 이조차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게는 리베이트 수사 연계 등 페널티 부과를 예고해 앞으로 제약 생태계에 어떻게 자리 잡을 지 주목할 부분이다. 허가와 임상, 그리고 규제 ◆허가와 임상 = 과거 가짜약과 부정·불량약 단속에 치중했던 규제약무는 선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거듭했다. 1996년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으로 설치·운영해오던 식품의약품안전본부와 지방식품의약품청은 미국 FDA를 모델로 일대 변화를 꾀한다. 1998년 식품의약품안전청 탄생으로 약사 인력관리와 의약분업, 관련 산업육성과 유통질서 확립 등의 업무는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허가와 품질, 안전성·유효성 관리 등은 식약청이 맡아 이원화 되고 전문적인 약무관리가 실현된 것이다. 별도 외청으로 허가행정이 분리되면서 1999년 화장품법, 2003년 의료기기법이 차례로 제정됐다. 이들 법 제정은 의약품과 다른 특성에 맞춘 전문법으로, 관련산업 역량의 향상을 의미했다. 이 시점(2003년)에 도입된 의약품임상시험계획승인제도(IND)는 우리나라 임상제도 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당시 임상은 의약품 제조판매와 품목허가를 위한 조건부에 그쳤었다. 그러다 제조판매와 시판을 위한 임상이 아닌, 오로지 임상시험만을 위한 규제로 전환된 것이다. 그간 의료기기법과 IND 제도 도입으로 기기와 임상 허가까지 규제를 넓혀가는 흐름이었다면, 이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규제정책이 세분화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생동조작 사건과 약제 파동 = 식약청이 외청으로 독립한 이후 국내 의약산업에 충격과 정책 파장을 일으킨 대표적 의약품 사건·사고는 단연 '생동조작' 파문과 '탈크 파동', '발사르탄 사태'다. 2006년 생동조작 사건은 국내 제약산업계 근간을 뒤흔들만큼 파장이 컸다. 1·2·3차에 걸친 조사에서 총 35개 생동시험기관이 약 290품목의 생동시험 자료조작 정황이 드러났다. 직접 생동 115품목과 위탁품목 169품목 등 총 284품목이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직접 생동 품목 중 80품목의 허가가 취소됐고 위탁품목은 123품목이 허가취소 당했다. 내로라하는 전국의 국립·사립 약학대학과 의과대학들이 사건에 줄줄이 연루돼 곤혹을 치렀으며, 제약사도 무려 37개 업체가 관련됐다. 파장은 계속됐다. 건강보험공단과 '생동조작 소송' 등 후속 사태로 이어졌고, 재발방지 대책도 나왔다. 2007년 2월 생동 참여 업체수를 2개로 제한하는 규제책이 발표된 것이다. 다만, 이 규제책은 계단식 약가제도로 제네릭 진입이 제한되고 '동일성분, 별개 생동(공동생동 제한)'이 불합리하다는 제약계 현장 목소리에 따라, 2011년 말 규제개혁위원회의 조치로 폐지된다. 그러나 공동생동 규제·제한제도는 올해 다시 부활한다. 원인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발사르탄 사태였다. 우리나라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품질 관련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1992년 발생한 메탄올 사건과 함께 2009년 탈크 석면 파동, 2018년 발사르탄 사태다. 3건의 일련성을 꼽자면 모두 의약품 안전관리가 사회 문제로 비화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냉정한 시각으로 보자면 핵심은 안전성 문제가 아닌 '품질' 관리였다는 점에서 의약품 규제정책 역사에 중요한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2년 한 소비자단체에서 공개한 은행 추출물 약제 메탄올 검출 사건에서 ▲당시 보사부 공무원과 제약업계 유착 관계 ▲보사부 약정국의 구조적 부조리 ▲징코민의 제조공정·검사과정 문제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009년 의약품 원료에도 탈크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시 식약청은 120개 의약품 제조업체 1122개 품목의 유통과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명령을 내렸다. 제약업계 사상 가장 많은 품목이 행정처분 대상이 된 사건이었고 2018년 터진 발사르탄 NDMA 검출 사태와 유사했다. 국민 불안 해소를 명분으로 회수·판매 조치를 취했지만 당시에는 이와 관련한 품질 관리 기준과 규격이 없었다. 불순물 혼입을 예상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제품을 판매한 제약사들은 그 나름의 억울함이 잔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발사르탄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내놨다. 해외제조소 약사감시 관련 법과 원료약 관리 의무규정이 만들어졌고, 공동생동 규제 부활과 약가를 연동하는 총체적 제네릭 관리대책을 준비 중이다. ◆국제통상과 허가특허 = 2007년 체결된 한·미 FTA는 허가와 특허를 별개로 보던 국내 제약산업의 개발 트렌드를 전면적으로 바꿔놓을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허가와 특허가 연계되고 자료보호 제도가 도입됐다는 것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특히 허특연계제도 도입에 따라 PMS(시판 후 조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자료를 보호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정부는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 보호를 위해 '우선판매품목권'이라는 기전을 추가로 도입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 압력으로 허특연계를 적용한 만큼 일종의 '제도적 종속'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허특연계제 도입 이후 정부가 PMS 등 자료보호 기간을 변경하기 위해선 사실상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판권의 경우 현장에서 드러나는 제도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실정을 반영한 문제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진국형 규제조화 = 의약품 규제정책이 ‘규제조화’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는 식약청의 처 승격이다. 2013년 초 식약처 승격 이후 의약품 규제당국은 이듬해인 2014년에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2016년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차례로 가입했다. 올해는 EU 화이트리스트 등재에 성공해 선진국형 과학규제기관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PIC/S 42번째 가입국으로, 국내 GMP가 국제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이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GMP 상호실사 면제 등은 우리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PIC/S가 GMP의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라면 ICH 정회원 가입은 의약품 규제 수준이 미국과 EU, 일본 등 제약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어 2018년에는 ICH 관리위원회로 선출되면서 적극적인 의약품 규제 수립과 예산 기획·집행권 등을 능동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올해 EU 화이트리스트 7번째 등재국이 되면서 우리 제약기업은 유럽 진출에 필요한 GMP 서면 확인서 면제 등 혜택을 받게 됐다. 이 밖에도 의약품 규제 정책은 환자 부작용 보상에까지 이르렀다. 2014년 도입된 의약품 부작용피해구제제도는 이것이 의약품 관리 흐름의 한 축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특히 의약품을 공공재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은 그간 규제 일색이었던 허가당국의 정책 기조가 제약산업을 지원·진흥하는 방향으로 차츰 변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 향후 다양한 관리 정책의 탄생을 예고한다. [취재종합]=김정주·김민건 [그래픽]=김진구 NEWSAD2019-06-05 06:30:42김정주·김민건 -
"병원 망하면 약국도 폐업"…요원한 의약 견제기능1 "의약분업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상 약에 대한 권한 중 상당 부분은 의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조제율이 1%도 되지 않잖아요. 의사와 약사가 상호견제하도록 만든 시스템인데 제 기능을 하지 못 한 채로 20년 가까이 흘렀어요." 2 "첫 개국을 준비하는 주변 약사들을 보면 가까이에 병원이 있는지, 처방전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계산합니다. 시작부터 의존적 관계가 맺어지는 구조예요. 이 점을 이용해 브로커들이 비집고 들어오고요. 전부 분업의 폐해예요." 3 "첫단추를 잘못 채웠습니다. 좌우가 뒤틀린 상의를 입고있는 것처럼 의약분업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있어요. 그런데 더 답답한 건 잘못 입은 걸 알면서도 고쳐입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의약분업 19년. 병원과 약국의 갑을관계, 저조한 대체조제율, 불용재고약 등으로 나타나는 분업의 아픈 현실을 쿡쿡 찔러 재확인했다. 약에 대한 권한이 온전히 약사들에게 주어지지 않은채로 분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 약사들의 중론이다. 의약분업은 의·약사가 처방과 조제 역할을 각각 맡아 서로를 점검하고, 이를 통해 환자 안전을 제고한다는 목적이었다. 19년이 지났다. 사회가 의약사에게 기대하는 환자안전의 수준은 분업 당시를 훌쩍 넘어선다. 오늘날 커뮤니티케어, 방문약료 등의 시대적 흐름은 약사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분업을 넘어 의약협업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냐고. 하지만 분업의 한계는 여전히 약사들의 발목을 붙잡고있었다. "품목도 수량도 의사가 결정"...대체조제율 0.2% 의사의 처방의약품에 대한 약국의 대체조제율은 1%가 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0.1%에서 2017년 0.22%, 2018년 상반기에는 0.23%에 머물렀다. 2017년 기준 전체 청구건수 5억 586만건 중 대체조제는 109만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약사들은 저조한 대체조제율이 의사와 약사의 관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부천 A약사는 "약국은 병의원으로부터 약에 대한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품질을 인정한 제네릭 제품으로 대체조제를 하는 것도 의원들과의 마찰 때문에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약사는 "정부는 약사가 병원과의 마찰에 대한 걱정없이 대체조제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대안으로 성분명처방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대체조제율이 10% 이상은 늘어나야 논의가 진척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약의 종류와 수량에 대한 선택권이 약사에게 집중되면서, 약국은 불용재고 등 약품 관리측면에서도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인천 B약사는 "병원은 동일성분의 약을 여러개 사용하고, 또 자주 바꾼다. 결국 의사의 선택에 맞춰 약을 준비해야 하는 약국은 부담이고, 또 재고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간혹 멀리있는 병원 처방의 경우 대체조제를 하지만, 인근 병원의 처방을 대체조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병원 처방전에 대한 약국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병의원을 전담하는 층약국의 형태는 전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B약사는 "층약국의 형태가 바로 분업의 민낯이다. 병원이 망하면 약국도 망하는 구조다. 약국은 병원 처방전 조제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의약분업의 본래 의도는 보란듯이 엇나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품명처방 악용한 의약 담합...성분명처방은 안갯속 최근 경남의 모 병원은 약국과의 담합 행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지역 약사의 고발 내용에 따르면, 병원은 약품목록을 특정 약국에만 제공하는 등의 담합행위을 했다. 또한 의정부 소재의 한 의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처방과 다른 약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약국을 지정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실제 방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약사들은 약국과 병원의 담합 역시 분업의 병폐라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는 실마리는 성분명처방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료계는 처방권을 침해하는 주장이라고 맞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경기 C약사는 "성남의료원에서 성분명처방을 시행해보려는 것 같은데, 의사들의 반발이 워낙 완강한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분명처방의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면서 "성분명처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서울의 D약사도 "환자들 중에는 제네릭을 질이 떨어지는 약으로 인식하는 경우들이 많다. 게다가 제네릭이 가격적인 면에서도 큰 이점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등과 맞물려 국민 캠페인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저가 제네릭은 약제비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상품명처방의 대안으로 국제일반명(INN)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분명처방이 의사의 처방단계에서 성분명 표기를 하는 것이라면, INN의 경우 제품 허가단계에서 회사명+성분명으로 표기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분명처방과 마찬가지로 INN은 의료계 반발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업의 불씨, 커뮤니티케어에 거는 기대 의약협업의 시대로 가기 위한 불씨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가 전국 단위 사업인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통합돌봄선도사업)를 주도적으로 기획·추진하면서, 의약협업의 바람은 조금씩 불어오고 있다. 커뮤니티케어가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직능간 협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대한방문케어 다학제학회'가 설립되는 등 협업에 대한 현장의 논의도 시작됐다. 이에 약사들은 우려와 기대가 반반씩 섞인 반응이다. 방문약료를 통한 약료서비스 경험은 충분히 쌓여있지만, 의약사 간 협업을 한 경험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사들 사이에서도 커뮤니티케어 참여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어, 경기도의사회 등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기 C약사는 "아직은 협력 경험이 적다. 공공의료기반이 취약한 것도 배경적 이유가 된다"면서 "약사들도 노력을 해야한다. 의약분업 이후 오로지 약만 조제하는 약국들도 많다. 환경적 여건은 어렵지만, 변화를 대비해 전문성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약사는 "파트너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의약사 협력은)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의약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지를 가진 정부의 핸들링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2019-06-04 10:31:30정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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