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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철수 '포시가'…심부전·신장질환 특허 향방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가 예정대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 이 성분 제네릭을 보유한 업체들은 심부전 치료 목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포시가 제네릭을 심부전 치료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부전을 치료하는 내용의 '용도특허'가 포시가 철수와 무관하게 등록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장질환의 경우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심부전 용도특허에 대해선 특허청 등록을 마친 상태지만, 신장질환 용도특허는 아직 등록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심부전 용도특허 등록·급여 등재에도…포시가 국내시장 철수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0년 3월 포시가의 심부전 용도특허를 출원했다. '다파글리플로진으로 박출률이 감소된 심부전을 치료하는 방법' 특허다. 이 특허는 2040년 3월 만료된다. 특허 등록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출원 이후 특허청으로부터 최초 반려 통지를 받았고, 이후로도 2차례 거절 결정을 더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명세서를 세 차례나 보정한 끝에 지난 2022년 2월 심부전 용도특허를 특허청에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집에 이 특허가 등재됐다. 이에 앞선 2020년 12월엔 식약처 허가사항에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 치료'가 추가됐다. 작년 6월엔 '박출률 무관 만성 심부전' 적응증이 추가됐다. 급여도 확대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약제급여기준 개정안 예고를 통해 포시가와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의 만성 심부전 급여를 내달 1일부터 확대한다고 밝혔다. '좌심실 수축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자 중 좌심실 박출률이 40% 이하인 환자의 표준치료'로 급여가 적용된다. 문제는 심부전 적응증 추가와 급여 적용 사이,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의 국내시장 철수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시장에서 포시가를 철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포시가 철수 전까지 포시가의 국내 공급물량을 충분히 확보해뒀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심부전 환자들의 포시가 사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재고물량이 바닥나면 포시가 투여를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네릭사, 심부전 목적 판매하려면 '용도특허' 극복 필수 포시가 제네릭들은 2형 당뇨병에만 적응증을 갖고 있다. 제네릭사들이 아직 포시가 심부전 용도특허를 극복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이어진 제네릭사들의 대규모 특허 도전 당시엔 심부전 용도특허가 등록되지 않은 상태였다. 원칙적으로는 용도특허를 무효화하지 못한 상태로 포시가 제네릭을 심부전 치료 목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포시가 제네릭이 쏟아진 이후, 몇몇 업체는 심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판촉물을 사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작년 6월 '심부전 치료 목적의 판촉은 약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8월엔 해당 판촉물을 사용한 업체에 3개월의 광고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런 이유로 제네릭사는 심부전 목적의 판매를 위해 포시가 용도특허에 무효 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포시가의 심부전 용도특허에 무효심판을 청구한 제네릭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제약사가 아스트라제네카가 포시가 철수를 결정했으므로, 특허권자의 취소 신청에 의해 특허가 소멸될지를 지켜보는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입장이 정리되면 심부전 특허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특허와 관련한 사항은 본사 측이 담당하고 있으며 아직은 특허 취소와 관련한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특허 취소 여부 미정"…신장질환 특허는 미등록 상태 신장질환 용도특허는 상황이 더욱 애매하다. 식약처 허가사항에는 신장질환 치료 적응증이 추가됐지만, 아직 특허로서 등록은 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1년 4월 '다파글리플로진을 이용하여 만성 신장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 특허를 출원했다. 그러나 이 특허는 아직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았다. 특허청은 두 차례 특허 등록을 거절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는 거절 결정에 불복한다는 심판을 청구했다. 만약 신장질환 용도특허가 등록돼 있다면, 제네릭사들은 무효심판을 청구하고 여기서 승리하는 방식으로 신장질환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등록된 특허 자체가 없어 심판 청구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하나는 신장질환 용도특허가 최종 등록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것이다. 심부전 용도특허와 같은 경로를 걷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최종 등록에 앞서 신장질환 적응증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제네릭 허가를 변경하는 것이다. 이때 만약 신장질환 용도특허가 뒤늦게 등록된다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제기할 수 있는 특허침해 소송에 맞서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신장질환 적응증 추가 신청을 한 제네릭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심부전 특허와 마찬가지로 신장질환 특허 등록 절차를 마무리 지을지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2024-01-22 12:07:00김진구 -
18명의 약사가 함께 뛰는 청소년올림픽을 아시나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내일(19일)부터 제4회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강원도 강릉과 평창, 정선 등에서 2월 1일까지 열린다. 이번 대회는 80여개국 19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15가지 종목에 대한 경기를 치르게 된다.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지사 선수들이다. 만 15~18세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차기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 만큼 사실상 데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경기장 안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선보이는 게 선수들이라면,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 못지 않게 분주히 움직이는 인력 가운데 하나가 약사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건강을 책임질 도핑방지약국이 15일부터 2월 2일까지 약사 18명을 주축으로 운영된다. 도핑방지약국 총괄을 맡은 이정연 이화여대 약학대학 교수를 만나 이번 대회의 의미와 약국 운영 방식,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와 다른 점 등을 들어봤다. -18명의 약사가 함께 뛰는 도핑방지약국, 어떻게 꾸려졌나? =대회가 확정되면서 작년 9월 첫 조직위원회 의무분과회의가 열렸다. 이전에도 봉사약국 운영에 대한 교감이 있었고,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에도 약국이 운영됐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대한약사회와 임상약학회, 병원약사회를 통해 약사 모집을 요청했고 17명의 약사가 지원해 주셨다. '평균 5일 근무'라는 현실적인 벽에도 불구하고 개국, 병원, 제약 약사님들이 기꺼이 동참의사를 밝혀 주셨고, 프로필을 받아보니 가까운 강원도부터 제주에서 오시는 분도, 잼버리 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신 약사님도 계셨다. 12월 초 17명의 약무부 약사님들을 대상으로 줌OT를 한 차례 실시했고, 도핑예방 보건의료 전문가 과정인 KADAMP나 IOC, 대한약사회 교육 등을 들으시길 권장드렸다. 도핑방지교육과 주의사항 등을 이수한 경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약무부 간담회와 약사 대상 교육이 5일과 12일 진행됐다. 약사님들이 3차례 가량 교육을 이수하시다 보니, 금지약물부터 연령금기까지 그야말로 '준비된' 상태다. -개회식 전부터 약국이 꾸려진다. 이유가 무엇이며, 누가 주로 찾나? =19일이 개회식이지만 약국은 15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보통 대회 일주일 전부터 선수촌이 열리기 때문인데, 사실 이 때가 가장 분주하다. 사실 선수들의 경우 일반인들에 비해 육체적으로 건강하다 보니 약국을 찾을 일이 많지 않다. 전체적인 비율로 보자면 선수:자원봉사자 등 스태프 비중은 1:9 정도로 이외 인원이 압도적이다. 다만 경기 전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약국을 주로 찾는다. 장시간 비행과 시차 등 환경 변화로 감기나 건조 등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특정 비강분무제를 찾는데, 우리나라에는 해당 제형이 없는 경우도 있다. 성분은 있는데 제형이 없는 경우, 유사한 성분의 비강분무제를 드리거나 국가별 허용 용량이 다른 경우 등에는 중재가 필요하다. 개막 이후에는 선수들이 대체로 줄어든다. 이번에도 봉사자나 IOC위원, 미디어센터 기자 등 1만명이 오신다고 들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내둔 상황이다. 약사들의 프로필을 약국 밖에 게시해 약력을 알 수 있도록 했고, 금기 약을 '투호' 게임으로 접목해 퀴즈로 풀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약국 운영 스케줄은? 별도 보상이 있나? =약국은 강릉과 정선 두 곳에 운영되는데 강릉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정선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2명씩 짝을 지어 2인1조로 근무하게 된다. 약사의 경우 전문봉사단으로 급여가 나오지만, 사실상 봉사 개념에 가깝다. 숙박 역시 대학교 기숙사와 스키 리조트에서 하다 보니 근무 여건 자체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약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참여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 대체로 '약사인데 해보면 어떨까', '이론으로는 못 배우는 현장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매번 오는 기회가 아니다 보니 드물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일 경기는 빈번하게 열리지만, 종합 경기는 그 기회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약국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처방전 검수다. 약국은 잘못된 처방이나 금지약물 등을 걸러낼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사실상 약국에서 걸러내지 못할 경우 선수는 물론 코치, 가족 등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약국이 처방전 검수를 더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이번 대회는 청소년 대회인 만큼 12세, 15세, 18세 연령금기를 표기한 처방약물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번 대회가 청소년 대회인 만큼 경쟁보다는 문화와 교육이 우선시 됐으면 좋겠다는 부분이다. 또 꾸려진 인력풀을 주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2024-01-17 12:31:12강혜경 -
논란 속 중단됐던 일반약 가격 공개 왜 부활하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폭리 약국’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 공개가 5년만에 재추진됩니다. 수년 전에는 소비자 알권리 충족, 질서 있는 가격 경쟁을 위해 제도가 추진됐다면, 이번에는 물가 안정 대책 일환으로 목적이 변경됐습니다. 지난 4일 정부는 '2024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하며 상반기 중 물가 2%대 조기 달성을 위해 주요 생필품 정보제공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안에 다소비 일반약 가격 공개도 포함돼 약사사회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약국가에서는 일반약 판매가 공개가 재추진 된다는 소식에 수년 전 악몽을 떠올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019년까지 정부 주도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 공개는 조사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오류부터 약국과 소비자, 약국과 약국 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했고, 결국 잠정적으로 조사와 공개가 중단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왜 5년여만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도를 다시 부활하겠다고 나선 건지, 이번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추후 약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봤습니다. 다소비 일반약 판매가 조사, 중단-진행 반복 20년 역사 복지부는 지난 2001년부터 소비자 알권리 제고와 합리적인 의약품 구입 선택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다소비 일반약 판매가격을 조사하고 매년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해당 제도를 이어오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양산돼 왔습니다. 조사의 실효성,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 문제,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 양상 등이 그 이유였습니다. 2015년에는 약국에서 포장단위를 착각한 입력 오류로 인해 동일 품목의 약값이 지역별로 3.5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발표가 나 홍역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주관 부처인 복지부는 2014년, 2016년 두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조사 방식을 개편하기도 했습니다. 가격 조사에서 약사조사원 및 대한약사회 검토 단계를 추가하는가 하면 최고가와 최저가를 단순 비교하는 방식에서 최고가·최저가의 약국 비율을 추가적으로 안내하고, 의약품 전체의 시도별 평균가격 등을 공개하는 등 조사 방법을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미봉책에 불과했고 2017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가격 조사가 중단된 데 이어 2019년에는 이번 제도는 잠정 중단된 후 5년이 지났습니다. 다소비 일반약 가격 조사·공개 다시하겠단 정부, 왜? 이 가운데 최근 정부가 다소비 일반의약품의 가격 조사와 공개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물가, 서민생활 안정화 일환으로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다소비 일반약 판매가격 정보 공개가 포함된 것인데, 기획재정부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선 정부는 약사회 협조로 감기약, 연고, 간장제, 소화제, 영양제, 파스류,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 40여개 다소비 일반약 가격을 주기적으로 공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다소비 일반약 가격 정보 공개가 재추진에는 지난 한해 유명 일반약들의 줄이은 판매가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지난해 아로나민, 베아제, 이지엔6, 판시딜, 치센, 노스카나겔, 잇치, 까스활명수, 노루모, 훼스탈, 판콜, 후시딘, 겔포스 등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으며 인상폭도 최소 7%에서 최대 15%까지 비교적 높았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에도 일부 유명 품목의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해 주요 일반약 가격 인상설이 불거지면서 관련 제약사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가격 인상에 대한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제2차관 주재로 의약단체, 제약사 관계자들과 만나 일반약 가격 인상이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제약사들에 자체적인 노력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가격 인상과 관련한 정부 주재 회의는 처음으로, 이례적인 일로 꼽힙니다. 다빈도 일반약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며 최대한 가격을 유지하려던 약국들도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해 진 상황이 됐습니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약국에서는 최대한 공급가가 오르기 전 재고를 확보해 인상 전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노력하는 등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하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다”며 “사전 예고 없이 공급가가 대폭 인상되거나 일부 제약사는 인상되기 3개월 전부터 출하 물량을 조절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민 이사는 “정부 눈치에 시기를 늦추고 있지만 인상이 이미 예고된 유명 품목들도 있다”면서 “최대 20%까지 공급가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약국들도 적정한 판매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다소비 약인 데다, 인상 폭이 커 소비자도 체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활한 판매가 공개, 어떻게…약국들 “폭리약국 낙인” 우려 우선 정부는 대한약사회 협조로 가격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존에 지역 보건소, 약사회 등 조사처를 다양화한 반면 약사회로 조사를 단일화하면서 효율성과 관련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사실상 조사와 공개의 주도권을 쥔 약사회는 주요 약국체인의 협조를 얻어 약국 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40여 품목의 다소비 일반약의 평균 판매가를 조사하고, 관련 데이터를 매월 1회 공개하는 방식을 고려 중입니다. 관련 자료는 약사회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한편, 관련 URL을 복지부에 제공하는 방안을 복지부와 협의 중이라는 게 약사회 설명입니다.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약사회도 편치만은 않은 입장입니다. 자칫하면 이번 일반약 판매가 조사와 공개가 수년 전과 같이 불필요한 약국과 소비자, 약국과 약국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의 POS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만큼 이전과는 달리 신뢰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전에 조사 신뢰도나 포장단위 입력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추구하는 부분은 물가안정이고 약은 무엇보다 판매가가 안정돼야 할 품목에 해당된다”며 “약사회가 정부 요청을 거부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협조하려 하지만 일반약 가격 공개가 일반 시민에까지 제공되는 만큼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떻게 공개, 관리하고, 언제까지 할지 등은 정부와 더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됩니다. 이전보다 조사 과정에서의 신뢰도는 높아졌다고 해도 소비자의 성향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가격 비교가 손쉬워진 상황에서 자칫하면 적정 마진을 책정한 약국도 폭리를 취하는 약국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겁니다. 지역의 한 약사는 “다소비 일반약은 가격비교가 워낙 심해 이미 약국들이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판매가가 공개되면 적정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약국이 오히려 폭리를 취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약사도 “지역 별로 판매가에 일정 부분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평균가가 공개되면 약국과 환자와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며 “대량 주문하는 약국에 비해 주문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소규모 약국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2024-01-16 17:33:55김지은 -
1층 출입구 나란히 붙은 의원-약국…전용통로 소송전[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건물 1층에 위치한 병원과 약국의 주 출입구가 하나의 통행로에 인접해 있다면, 이를 전용통로로 볼 수 있을까. 대전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천안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국개설등록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A약사는 경쟁 약국의 개설 등록이 허가되자 이에 반발해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A약사는 지난 2015년 C건물 1층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2022년 인근 건물 1층으로 이전해 다른 상호로 약국을 개설해 운영 중에 있다. A약사가 이전하기 전 자리에 B약사가 약국을 새로 개설하기 위해 개설등록을 신청했고 천안시는 해당 등록 신청을 수리했다. 개설등록 허가 당시 C건물 1층에는 의료기관과 B약사가 허가를 신청한 약국, 종합건축사 사무소가 위치해 있었으며, 이 건물 3층에는 마사지샵이, 4층에는 헬스장이 각각 입점돼 운영 중에 있었다. 이 건물 앞에는 폭이 3m 가량 사유지에 보도블록을 설치한 통행로가 있고, 1층에 위치한 병원, 약국 출입구, 건물 주 출입구는 이 통행로를 향해 있는 상황이다. 그해 A약사는 개설 등록을 허가한 지자체의 결정이 약사법을 위반했다며 충남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약사는 법원에 또 다시 약국개설등록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A약사는 C건물 출입구 특성상 1층에 위치한 의료기관과 약국이 전용통로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A약사 측은 “C건물 1층에는 이 사건 의료기관과 B약국과 인접해 있고, 이 약국과 의료기관의 주출입문은 대로변이 아니라 이 사건 통행로에 인접하고 있다”며 “사건의 의료기관 이용자들은 이 사건 통행로를 이용해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를 통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통행로는 사실상 사건 의료기관 환자들만이 사건의 약국을 출입하는 통로로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전용통로에 해당한다”면서 “약국 개설을 허가한 처분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 전용통로가 설치돼 있는 경우 개설등록을 받지 않도록 정한 약사법 제20조 제5항 제4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A약사 측 주장과 달랐다. 대로변에 접해 개방된 형태의 통행로를 특정 의료기관과 약국 간 전용통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 사건 통행로는 의료기관과 약국 이용자 외에도 이 건물 다른 층에 위치한 다중이용시설인 헬스장, 마사지샵을 이용하기 위한 통로로도 사용되고 대로변을 통행하는 다수 사람들도 약국을 출입하기 위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며 “이 사건 통행로를 약국, 의료기관의 직원 및 이용자만을 위한 전용통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 약국개설등록업무 지침의 ‘같은 층에 의료기관과 약국만이 위치하고 복도로 연결된 경우’의 ‘복도’를 전용통로의 하나로 인정하는 예시는 해당 통로가 건물 내부에 위치한 폐쇄된 구조의 통로인 복도인 경우를 전용통로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보인다”면서 “개방된 형태로 대로변에 연접한 이 사건 통행로를 전용통로로 보기는 어렵다. 약사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2024-01-16 10:30:49김지은 -
"약사가 백신놓고 건강관리하는 캐나다는 어떠세요?"[데일리팜=강혜경 기자] "한때는 멋진 해외 경험이 남의 얘기였습니다. 가슴 한편에 간직한 꿈 하나 때문에 시간, 돈, 경력까지 희생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캐나다 약사면허는 제가 걱정하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줬습니다. 캐나다에서 약사로 일한다는 것은 성취감의 수준이 다릅니다. 또 캐나다 면허와 영어 복약상담 능력은 한국에서 찾기 힘든 든든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캐나다 약사 전문교육업체 팜스터디 대표를 맡고 있는 정재훈 약사(49·서울대 약대). 약사이자 푸드라이터로 바쁜 활동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정 약사는 25년째 캐나다 약사 배출이라는 길을 고수하고 있다. 외국 약사가 생소하던 90년대 맨땅에 헤딩하듯 캐나다 약사 면허를 취득하고, 외국 약사를 경험해 본 그는 약사로서 살아갈 수 있는 보다 많은 길을 후배들에게 제시하고 실현해 주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제에 매몰된 후배들에게 우리나라 보다 약사의 허용 행위 자체가 너른 외국 약사라는 길을 제시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 ◆캐나다 약사 인력난…"여전히 전망 밝아"= "캐나다 약사의 전망은 어떤가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무조건 핑크빛 미래를 보장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캐나다에서는 약사가 신뢰받는 대표 직업으로 꼽히며 약사를 건강관련 정책에 활용하려는 추이다 보니 그는 "그렇다"고 답한다. 약사시험에서 실기시험을 가장 먼저 도입한 나라이자, 15~20년 전부터 약사 직능 확대를 연구해 온 캐나다는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도 '약사'와 '약국'을 활용해 보다 지혜롭게 넘겼다는 설명이다. 약사가 백신을 접종하고 처방을 하고, 검사 의뢰 등을 할 수 있다 보니 약국에서의 백신 접종률은 무려 50%나 된다. 정 약사는 "캐나다 약사협회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약국에서 이뤄진 백신 접종 건수는 1700만건 이상으로, 약 21%가 약국에서 접종이 이뤄졌으며 독감 예방 백신의 경우 그 이상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의·약사의 과로 문제가 대두됐고, 일부 주의 경우 약사 인력난이 심화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약사 인력난은 현재도 진행형인 문제다. 매년 1300여명의 신규 약사가 배출되고는 있지만 캐나다가 '이민자의 나라'라고 불리는 만큼 부족한 일손을 해외약사로 채우고 있다. 2022년 기준 외국약사 비중은 전체 4만6699명 가운데 3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온타리오주의 경우 외국약사 비율이 48%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재훈 약사는 "최근에는 급여와 외국 약사를 위한 프로그램, 복리후생 등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캐나다 약사 평균 급여는 시간당 52.88달러로, 연봉은 한화 기준 1억원에 달한다. '합격률' 역시 궁금해 하는 내용 중 하나이지만, 개인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 보니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느냐는 부분도 궁금해 하지만 기존에 갖춰진 영어실력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며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영어 실력이 상당 수준 향상될 수 있으며, 준비 기간 역시 2년 반에서 3년 간 소요되지만 개인에 따라 그보다 빨리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인력 추이에 관해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됐다, 완화됐다 하는 추이를 보이다 보니 준비 기간 이후 상황을 정확한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단 준비해 두면 보다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1·2차 시험까지는 한국에서 응시가능…혼자보다는 '여럿이' 준비= 외국약사로서 캐나다 약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1차 외국인 시험(Evaluating Examination), 2차 필기 시험(MCQ), 3차 실기 시험(OSCE)에 응시해야 한다. 해외약사가 '예비약사시험'에 합격해야 약사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 다만 규제가 완화된 부분은 1, 2차 시험을 한국에서 응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까지 가지 않고 응시할 수 있다 보니 각종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정재훈 약사는 "특히 2030 젊은 층에서 관심과 수요가 높다"며 "외국생활을 꿈꾸는 약사님이나 자녀 교육 등으로 인해 해외 이주를 고민하고 있는 약사님, 확대된 약사 직능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약사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실공히 약사 직능이 확대된다는 느낌을 몸소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1차 시험의 경우 영구히 유효하다 보니, 관심있는 약사라면 누구든 시도해 볼 만 하다. 정 약사는 "당장 해외약사로 일하지 않더라도 미국전문약사인 BPS 수준의 임상약학 공부와 더불어 영어실력도 키울 수 있다"며 "요즘에는 유튜브 등을 통한 관련 정보 취득이 용이하지만 혼자 보다는 여럿이, 함께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1차 시험은 1월과 6월, 2차와 3차 시험은 5월과 11월 각각 진행된다. 정재훈 약사는 "연초에 준비해 접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최근에는 BC주에서 인턴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2024-01-15 16:55:51강혜경 -
표정 엇갈린 식약처·공단 특사경법…"타당성 보여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우리나라는 오는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임박한 셈인데요. 21대 국회 임기 말 2건의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법안이 보건의약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천저 공무원에게 마약류 범죄 단속 업무에 관한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과 건강보험공단 임직원에게 불법 개설 의료기관·면허대여 약국 수사 특사경권을 주는 법안이 그것인데요. 최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법안소위원회에서 두 특사경 법안은 모두 계속심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만 두 법안이 처한 상황은 사뭇 엇갈립니다. 식약처 마약류 특사경 법안은 다음 심사 통과가 유력해 보이는 대비 공단 특사경 법안은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거든요. 14일 데일리팜이 식약처·공단 특사경 법안의 현황과 입법가능성, 파급력을 살펴봤습니다. 약사 공무원에 마약류 수사권…법무부도 찬성 먼저 입법 순항이 예상되는 식약처 마약류 특사경 법안부터 볼까요. 특사경은 전문 영역에 종사하는 행정공무원 등에 관련 분야 범죄 수사권을 부여해 전문지식을 범죄 수사에 활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로, 1956년 도입됐습니다. 현재 식약처 특사경 운영을 살펴보면 식약처와 지자체에 근무하면서 식품·의약품·화장품 등 산속 사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게 특사경권을 부여하고 있어요. 식약처는 수사 전담부서로서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을 두고 특사경 제도를 통해 매년 300건을 초과하는 수사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식약처 특사경의 수사 권한·범위에 마약류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마약류 범죄는 신속정확한 수사가 어렵다는 점인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 국회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마약사범 단속 사례가 매해 증가세인 데다, 2만명에 가까운 사건이 적발되고 있거든요. 식약처 마약류 특사경권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용 마약을 악용한 범죄에 대한 식약처 수사력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특히 의료용 마약이 주로 종합병원이나 병원, 요양병원, 의원에서 취급·처방되는 만큼 일선 의료기관에 대한 전문성 있는 수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입법 분위기는 좋은데요. 강병원 의원안과 장동혁 의원안에 법무부가 별다른 이견 없이 찬성하고 있는 영향입니다. 다만 법무부는 식약처와 소속기관을 넘어 지자체 공무원에게도 마약류 특사경 권한을 주는 강병원안 대신 식약처와 소속기관 공무원에게만 권한을 주는 장동혁안이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입니다. 법무부는 전문성과 자료 접근성을 갖춘 식약처 공무원에 한정해 비의료용 마약류를 제외한 의료용 마약류 범죄로만 직무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거든요. 식약처는 물론 법무부도 찬성하는 데다, 의료계 등 유관 직능단체 반대도 없는 법안이라 오는 25일 열릴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비공무원에 병원·약국 수사권…법무부·경찰청 반대 건보공단 특사경 법안은 식약처 마약류 특사경과 달리 상황이 좀 어렵습니다. 해당 법안은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 모두 수 년 간 공을 들여왔는데요. 정부 니즈에 공감한 여야 4명의 의원들이 각자 특사경 법안을 대표발의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복지부, 공단은 불법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 규모가 3조~4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근거로 공단 특사경 권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복지부는 경찰의 불법 개설 요양기관 수사가 건보공단이 생각하는 것 만큼 신속하지 않다는 점도 입법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공단 판단에는 불법 혐의가 있어 보이는 사례인데도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 없음을 결정해 한계가 있다는 게 복지부 설명입니다. 나아가 복지부는 현재 이미 특사경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지금 수준의 복지부 특사경 규모로는 불법 개설 요양기관을 민첩하게 수사하기엔 인력 부족으로 어렵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정경실 복지부 국장은 "복지부 내 불법 의료기관·약국 특사경이 현재 3명 지정돼 있다"면서 "이 3명으로 모든 의료기관·약국을 다 조사하고 수사하기 행정적 역량이 매우 부족하다. 공단에 직접 수사권을 주면 건보재정 누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해 법무부와 경찰청은 특사경 법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일단 현행법상 비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사례 자체가 드문 상황인데요. 선장·기장 등의 경우 기내·선내 발생 범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은 국립공원 내 경범죄, 금융감독원 임직원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에 관한 범죄, 민간교도소장·직원은 교도소 내 발생 범죄에 대해 특사경 권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법경찰권을 비공무원에게 줘야 할 긴급성이 인정되는 사례들인데요. 일반 경찰의 접근이 곤란해 범죄발생을 바로 인식할 수 있는 비공무원에게 수사권을 줘서 범죄 피해를 방지하자는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된 셈이죠. 법무부는 건보공단 소속 비공무원에게 불법개설 병원·약국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줄 긴급성이나 필요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게 반대 이유입니다. 법무부는 공단 특사경권 부여로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게 되면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수사지휘가 배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사 밀행성과 보안성, 독립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현행법에서 수사심의위 설치 의무를 규정한 입법례가 없기 때문에 입법에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법무부 견해에요. 경찰청도 건보공단이 불법개설 요양기관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가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고요. 나아가 판사 출신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공단 특사경권을 위해서는 경찰제도 틀을 깨고 비공무원에 수사권을 부여하기 위한 논리나 타당성을 더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공단 특사경권 입법을 위해서는 복지부와 건보공단이 공단에 경찰 수사권을 넘겨 줬을 때 국민 권익 침해, 의료기관·약국 권익침해 등 부작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지 설득해야 할 전망입니다. 아울러 복지부와 공단은 현행 경찰 수사과 공단 수사를 견줬을 때 공단 수사가 국민 편익과 건보재정 누수 문제 해결에 얼마나 큰 파급력을 줄 수 있을지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 숙제도 얻게 됐습니다. 이런 절차를 거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사무장병원·면대약국에게 지급되는 건보급여로 인해 발생한 건보재정 누수가 일정부분 축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복지부와 공단에 따르면 불법개설 요양기관으로 인한 건보재정 누수 규모는 2020년 6월 기준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실정입니다.2024-01-15 06:19:54이정환 -
"CMV 2차 옵션 제한적...내성 효과 신약 접근성 높여야"[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이식받은 장기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 치료를 위해 내성 환자에게 효과를 보인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신성 서울아산병원 신& 8729;췌장이식외과 교수(대한이식학회 총무이사)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1차 치료제에 CMV 내성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2차 치료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리브텐시티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CMV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와의 일종으로 감염성 질환을 발생시킨다. 특히 장기 이식 후 면역력이 낮아진 상태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 CMV는 신장 이식 환자에게서 감염이 많이 일어나며 환자 절반 가량에서 보고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폐렴, 폐염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지만 1차 치료제 사용 후 내성 환자에게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어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케다의 CMV 치료제 리브텐시티(성분명 마리바비르)는 기존 1차 치료제의 내성, 불응 환자에게서 유효성이 입증됐다. 임상에서 리브텐시티는 기존 치료옵션 대비 2배 이상 CMV 바이러스혈증 제거율을 보였으며 독성 또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교수는 저항성, 치료 불응성 CMV에 대한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제가 나온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리브텐시티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장기 이식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CMV, 사망에 이르기도 CMV의 치료가 지연되면 다양한 장기에 감염증이 발현할 수 있다. 특히 이식 초기에 면역력이 낮을 시에는 심각한 폐렴 혹은 장염, 패혈증까지 진행돼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CMV는 신장 이식환자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신장 이식은 연간 약 2천 건 이상이다. 보고에 따르면 이 중 50% 이상이 CMV에 감염되고 감염된 환자들 중 10% 이상에서 실제 감염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신장을 이식받기도 어렵지만 이식 후 각종 바이러스 관리도 중요한 상황이다. 신 교수는 “CMV 감염 시 감염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이식 받은 신장이 더 일찍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며 “CMV 감염에 의해 심각한 감염증으로 사망하거나 치명적인 폐렴으로 이어지는 확률도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고 전했다. 이에 감염에 취약한 장기 이식 환자에게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의 조기 투여가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간시클로버, 발간시클로버 등 기존 1차 치료제 내성 비율이 60%로 보고되는데 기존 CMV 2차 치료옵션은 독성 문제로 인해 사용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CMV 감염 예방요법으로 사용되는 MSD의 프레비미스(레테르모비르)가 등장했지만 장기 이식 후 100일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신 교수는 “CMV의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의 완전한 음전이다. 하지만 2주 간의 치료 후 바이러스 양이 증가하거나 충분히 감소하지 않을 시에 치료 실패로 본다. 바이러스 자체가 유전적으로 항바이러스제에 저항성을 가지고 있거나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복용 순응도 저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성이 생긴 후 같은 약제를 다시 쓰거나 2차 약제로 포스카네트, 시도포비어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이 약제들은 신독성이 너무 심해 신장 이식 환자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제한점이 있다”고 피력했다. 리브텐시티 등장…CMV 내성 환자에게 효과 보여 리브텐시티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약제다. 해당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세포 숙주 안에서 증식할 때 UL97이라는 키나아제를 방해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임상 3상 SOLSTICE 연구에서 리브텐시티는 기존 치료제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임상 결과, 리브텐시티는 CMV 바이러스혈증 제거율 55.7%를 기록하며 발간시클로버/간시클로버, 포스카네트 또는 시도포비어군의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이 기록한 23.9% 대비 2배 이상의 CMV 바이러스혈증 제거를 확인했다. 또 리브텐시티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낮은 편이다.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대부분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데 리브텐시티는 낮은 독성으로 환자 투약의 부담을 낮췄다. 안전성 면에서 리브텐시티는 호중구 감소증 발생 비율이 1.7%가 발생했다. 이는 간시클로버/발간시클로버 투여군의 25.0% 대비 15배 낮은 수치다. 신 교수는 “바이러스 음전율에 있어 리브텐시티군의 효과가 더 좋았으며, 16주간 추적관찰 시에도 바이러스 음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또 리브텐시티를 투여했을 때 호중구 감소증이나 신독성 같은 부작용 비율이 낮았고, 이로 인해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매우 적다고 보고됐다”고 전했다. 리브텐시티 개발사 다케다는 지난해 12월 약제급여평기위원회를 통과해 이달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에 들어간 상황이다. 신 교수는 리브텐시티가 더 많은 환자에게 사용되려면 보험급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신 교수는 “고형 장기 이식,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기회 감염 중에서도 CMV는 이식받은 환자의 생존율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라며 “치료가 늦어지면 거부 반응 발생 위험이 커지므로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저항성, 치료 불응성 CMV에 대한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제가 나온 것은 이식 환자들의 실제 치료현장에서 환영할 일이다. 의료진들과 환자들이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험 적용이 중요한 사안이라고 본다”고 피력했다. 대한이식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신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도 CMV 질환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CMV 감염환자에 대한 국내 치료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지 않아 체계적인 치료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신 교수는 "CMV 예방 치료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6개월 간 시행하고 만약 장기 이식 수혜자에게 항체가 있을 시에는 PCR 또는 항원 검사를 통해 기준에 다다르게 되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게 된다"며 "다만 아직 정확한 기준선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 장기 이식 환자를 위한 정량검사 및 바이러스 양에 대한 기준선 등 CMV 치료 지침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2024-01-12 06:15:41손형민 -
건물주 "권리금 요구하지마"...임차 약사는 따라야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조물주 위 건물주’라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건물주, 임대인의 파워가 그만큼 막강하다는 건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건물주들의 위세도 한 풀 꺾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약국만은 상황은 다릅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약국의 경우 임대차계약 과정에서 임차 약사를 향한 임대인의 무리한 요구나 불합리한 조건이 오가기도 하는데요. 임차 약사를 향한 건물주, 임대인의 요구는 어느 선까지 허용이 가능할지, 임차인인 약사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까지인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서동주 변호사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Q. 약국 인수 과정에서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에 추후 새 임차인에 약국을 양도할 경우 어떠한 권리와 권리금을 주장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번 임대차계약에서 권리금 없이 약국을 임차한 만큼 계약이 종료된 후 다음 임차인에 약국을 양도할 때도 어떤 권리금 권리금을 주장할 수 없다는 게 임대인의 주장입니다. 임대인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만약 받아들였다면 이 특약은 효력이 있는지 궁긍합니다. A. 서동주 변호사=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에 따르면 ‘권리금이란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서,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이 법 제10조의4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임법에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특약으로 임차인의 권리금을 미리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상임법에 위반되는 임차인에 불리한 약정으로 그 효력이 무효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약국 계약 과정에서 내과가 입점 예정이라고 했지만, 내과는 입점되지 않았습니다. 약국 오픈 후 9개월이 지나서야 가정의학과가 입점됐는 데, 처방이 30건도 나오지 않는 실정입니다. 수익률이 떨어져 약국 양도도 되지 않는 상황인데 매수자가 계속 나타나지 않으면 권리금을 회수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또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임대인이 다른 임차인에게 권리금 없이 약국을 임대할 수 있는 걸까요. A. 서동주 변호사=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 3 제2항에서 ‘권리금 계약’이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상임법에서는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상대방은 신규 임차인임을 전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각호의 행위를 함으로써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습니다. 임대인이 위 규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게 되는 경우 결과적으로 임대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그대로 종료하기를 원할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신규 임차인을 주선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음으로써 기존에 납입했던 권리금을 회수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기간 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경우에는 더 이상 권리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임대인과 2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사항 중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보건소가 진료업무를 재개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은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기재했습니다. 하지만 보건소가 코로나 이후 정상영업을 하지 않기로 해 약국 역시 더 이상 영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중도에 폐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임대인 측에 폐업 예정 날짜 등을 알리니 계약 기간 중 남은 기간에 대한 월세를 내야 하며 보증금은 당장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A. 서동주 변호사=‘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 보건소가 진료업무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임대차를 해지할 수 있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기재했다면 해당 기간 내 보건소가 진료업무를 재개하지 않았을 경우 특약에 따른 해지권이 발생합니다. 다만 위와 같은 해지권이 발생한 이후에도 1년여 간 임대차계약을 유효하게 유지했다면 법률적으로 임차인이 위와 같은 해지권을 중도에 포기했는지 여부가 다퉈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한편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임대목적물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어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서는 점포 반환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2024-01-11 21:09:26김지은 -
약사에서 프리랜서 방송인으로..."건강프로 MC가 꿈"[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방송을 보고 전주에 계신 환자분이 저를 만나겠다고 근무하는 병원으로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그 날을 계기로 제 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 진심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약국에선 친근한 약사로, 무대 위에선 장내를 사로잡는 아나운서로, 미디어에선 의약품 전문가로 1인 3색의 삶을 살아가는 약사가 있다. 때와 장소에 따라 목소리와 표정, 옷차림은 180도 달라지지만, 그 중심에는 약사라는 구심점이 있었다. 주소연 약사(33·숙명여대 약대)는 학창시절부터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 아나운서와 약사를 나란히 적는 꿈 많은 학생이었다. 약사 면허를 딴 이후에도 아나운서라는 꿈을 놓치지 않았다. 졸업 후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며 카메라 테스트와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도 했다. 졸업 후 2년 간은 불교방송과 용산구청, 한국시각장애인방송 등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며 뉴스와 라디오, 행사장을 오갔다. “가족들 반대가 있었어요. 제약사에서 일을 하길 원하셨거든요. 아나운서 준비를 할 때에도 약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했어요. 아나운서로는 프리랜서로 유튜브에서 첫 활동을 했고요. 불교방송에선 라디오 코너를 맡아 진행을 했었어요. 용산구청 아나운서로 뉴스와 행사 진행도 맡았었습니다. 한국시각장애인방송에서는 약 4년 정도 뉴스를 했었어요.”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아나운서 활동에 휴식기가 필요했고, 강동경희대병원 약제부에 3개월 계약직 근무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길들이 펼쳐졌다. 아나운서 활동 경력이 알려져 원내 아나운서 활동을 맡았고, 통화연결음 녹음으로 시작한 활동은 병원 홍보영상까지 제작하게 됐다. 주 약사는 3년이라는 시간을 약제부에서 보냈고, 유튜브에 업로드 된 병원 영상을 본 방송국의 연락으로 TV 출연을 시작했다. 엄지의제왕, 나는몸신이다, 천기누설, 굿모닝건강세상 등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현재까지도 방송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방송에서 하는 말들을 더 믿으면서 봐주기 때문에 평소 알리고 싶던 내용을 소개하는 재미가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부담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한 번은 방송을 보고 전주에서 올라온 환자가 병원까지 저를 만나러 찾아왔었어요. 영양제를 먹으면 나을까 싶어 무작정 왔던 것인데, 진료와 검사가 필요했던 분이라 설명을 드렸었죠. 그 계기로 제 말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9년 12월, 병원 약제부를 떠나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 약사는 파트타임 근무와 방송 채널, 아나운서 일을 병행하고 있다. 주 약사는 약제부 근무를 하면서도 환자와 만나는 투약구를 좋아하는 약사였다. 당시에도 환자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약국 업무도 적성에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병원에서도 처방 모니터링을 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환자를 직접 대면할 기회는 많지 않았어요. 약국에서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려운 환자도 있지만 다행히 스트레스도 덜 받는 성격이에요(웃음). 상담 시간을 정해두고 운영하는 약국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내공도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현재는 전문가 패널로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만 앞으로 건강 프로그램 MC를 해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다. 또 보건의료 관련 다양한 행사 아나운서로도 활동하며 일궈왔던 꿈들을 더 다채롭게 경험하고 싶다는 포부도 가졌다. “방송을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방송 활동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약사가 되고 싶어요. 또 어려서 꿈꿔왔던 라디오나 건강 프로그램 MC를 언젠가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병원약사회 행사 진행도 여러 번 했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보건의료 관련 행사에도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아나운서 도전을 우려하던 가족들도 지금은 방송과 약사, 아나운서로서 삶에 모두 진심인 주 약사를 응원하고 있다. 그의 생활기록부에 나란히 적혀있던 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2024-01-10 17:37:15정흥준 -
"인보사 재도약, 실패 두려워 말자"...임상권위자의 당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실패해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이사로서 모든 것을 책임지겠습니다. 대신 수평적으로 충분히 대화합시다. 충분한 대화를 거쳐 진정한 합의에 이르렀을 땐 그 결과가 무엇이든 무조건 책임지겠습니다." 지난해 3월 김선진(62) 코오롱생명과학 신임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취임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새 리더에 오른 뒤 지난 1년 간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주력했다. 김 대표는 2020년 3월 코오롱티슈진의 사외이사로 합류하면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연을 맺었다. 서울의대 출신으로 미국 엠디앤더슨에서 19년 간 교수로 재직하며 임상중개 연구 분야 글로벌 권위자로 활동하던 그는 한미약품 부사장과 플랫바이오 대표를 거쳐 코오롱생명과학에 합류했다. 그가 합류할 당시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상태였다. 불과 10개월 전인 2019년 5월 미 식품의약국(FDA)은 인보사의 '임상 보류(Clinical Hold)'를 통보했다. 2020년 4월 임상 보류가 해제됐다. 그렇다고 미국 임상이 곧바로 재가동된 것은 아니었다. 때마침 발생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환자 모집에 차질을 빚었다. 론자(Lonza)에 임상용 시약 위탁생산을 맡겼는데, 이물질이 섞이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고비 하나를 넘으면 더 큰 고비가 나타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김 대표는 당시 코오롱티슈진의 최고의학책임자(CMO)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결국 2021년 12월 미국에서 임상3상의 환자 투약이 재개됐다. 인보사(현재 개발명 TG-C)의 미국 임상3상 재개에 김 대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내외부의 설명이다. 어렵사리 미국 임상이 재개됐지만,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김 대표가 취임 메시지로 '실패에 대해 두려워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로 코오롱생명과학은 전반적으로 다소 침체된 조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대표는 "한 번 실패를 경험하면 그 다음 실패에 대한 공포가 커지게 마련"이라며 "다들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상처가 깊었다. 그래서 개개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취임 2년차 조직 개편 단행…"R&D 강화·그룹사 시너지" 김 대표는 자신감을 심는 것과 동시에 조직 역할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연구조직 개편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올해 1월 1일자로 코오롱생명과학 내에 연구본부를 신설했다. 그가 대표로 선임된 이후 첫 조직 개편이다. 기존에 바이오연구소와 케미컬연구소로 파편화 돼 있던 연구 역량을 한 데 모았다. 또 합성신약 개발 기능을 강화했다. 케미컬과 바이오를 가리지 않고 신약 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과 관련 기업들이 완벽한 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을 중심으로 코오롱티슈진은 신약 R&D과 임상개발을, 코오롱바이오텍은 생산을, 코오롱제약은 이런 제품들의 국내 유통·판매를 각각 담당한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구조다. 그러나 각 회사 간 유기적인 결합에 대해선 조금 아쉬웠다는 평가를 내렸다. 회사마다 잠재력과 역량을 100% 발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평가다. 김 대표는 "회사에 합류해보니 이미 정상화 궤도에 진입한 코오롱제약을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조금씩 부족한 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4개사 간 조직과 연구원들의 중복되는 기능을 배제하고 가능한 모든 연구개발 기술을 내재화 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향후 각 회사가 질병별·물질별로 특화된 연구개발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각 사가 보유한 주특기를 최대한 발휘하게 해, 가장 효율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구조와 기능을 재편하는 작업이다. 김 대표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각 연주자의 특색을 살리듯, 연구개발·임상개발·생산·유통 등 4개 사가 각각 보유한 주특기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시너지를 이끌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보사 미국 3상 투약 마무리 단계…더 혹독한 조건으로 개발 중" 단기적으로는 코오롱티슈진 최고의학책임자로서 인보사(TG-C)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장기적으로는 취임 2년차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로서 다른 후보물질의 상용화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보사 임상은 현재 미국 3상 투약 마무리 단계다. 현재는 환자 등록 마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올해 초 투약이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약 완료 후 2년 간의 추적 관찰까지 끝나면 BLA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인보사와 TG-C는 동일한 물질"이라며 "한국과 미국에서 사용하는 세포주는 용량과 공정에서만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안전성과 효능 면에선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성별·나이·인종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 임상에서는 한국에서 진행했던 임상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무난하게 승인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차례 복병을 만난 만큼,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인보사의 미국 임상을 더욱 혹독한 조건에서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통증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는 외부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속단하기에 조심스럽다. 마지막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며 "전반적인 임상디자인은 한국 임상 때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조금 더 혹독한 조건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임상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보사 외 다른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신경근병증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KLS-2031'은 미국에서 완료된 1/2a상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분석 중이다. 동시에 새로운 적응증 추가를 위한 비임상시험이 상당히 진척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항암제로 개발 중인 'KLS-3021'의 경우 추가 비임상시험을 통해 최근 적응증을 결정했다. 현재는 임상 단계 진입을 앞두고 독성 실험과 분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임상중개 권위자로서 독자적인 임상디자인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문제 중 하나는 해외의 임상 디자인을 그대로 복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관행에 격렬히 반대한다. 내 후보물질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24-01-10 06:18:38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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