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8 18:53:01 기준
  • #평가
  • #인사
  • #약사
  • 임상
  • #허가
  • 유통
  • #제품
  • #MA
  • 데일리팜
  • #유한

닥터 왓슨 시대…제약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 안경진
  • 2017-05-24 08:45:10
  • 길병원 이언 뇌신경센터 소장 "신약개발 등에도 영향 미칠 듯"...업계 리더 50명 참석

24일 세미나에는 제약사 CEO 50여 명이 참석했다.
2011년 미국 저파디 퀴즈쇼에서 쟁쟁한 챔피언들과 겨뤄 승리를 거머쥔 주인공을 기억하시는지? 'IBM 왓슨'이 인간세계를 향해 실체를 드러냈던 첫 사례다.

퀴즈왕 자리를 정복한 왓슨은 다음 타깃으로 의료계를 겨냥한다. 2012년 암환자 진료에 왓슨을 도입했던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MSK) 암센터는 2년 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4)에서 12%에 달하는 성과를 데이터로 방출하기 시작했다.

가천대 길병원 이언 교수는 24일 제약사 CEO 50여 명이 참석한 조찬세미나에서 "암환자 진단 및 치료를 넘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영역까지 닥터 왓슨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변화되는 시대에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팜 제약사 CEO 초청 세미나, 올해로 6회차 맞아

이날 세미나는 데일리팜과 메디칼타임즈가 창간 18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데일리팜은 지난 2012년부터 제약회사 CEO들과 함께 ▲다케다는 어떻게 글로벌 기업이 되었나(1회)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스마트한 전략과 우리의 기회(2회)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전략적 제휴와 M&A(3회) ▲치매 예방의 임상현장서 길어 올린 리더십(4회) ▲인공지능(AI)이 제약산업과 보건의료에 몰고 올 변화(5회) 등의 주제로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닥터 알파고'라고도 불리는 '닥터 왓슨'.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IBM 왓슨을 진료현장에 도입해 화제를 모았던 가천의대 이언 교수는 제약업계 리더들을 향해 '닥터 왓슨, 어떻게 진료하고 어떻게 미래를 바꿀까'란 화두를 던졌다.

이정석 데일리팜 대표
오전 7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비바체룸에서 진행된 행사장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김옥연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제약사 CEO 50여 명이 참석했다.

강의에 앞서 이정석 데일리팜 대표는 "닥터 왓슨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도입되는 가운데 제약사들이 대응책을 모색할 수 있는 영감을 얻어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창간 18주년을 맞이한 데일리팜이 앞으로도 보건의료계 및 제약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급격한 환경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닥터 왓슨과 더불어 제약산업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인삿말을 전했다.

가천의대 이언 교수가 말하는 '닥터 왓슨이 몰고 온 진료현장의 변화'

2016년 9월 8일 '왓슨 포 온콜로지'를 전격 도입한 길병원의 동기는 단 하나였다. IBM 왓슨을 통해 최고 품질의 치료를 제공하고, 최고의 고객만족을 끌어내자는 것.

길병원 인공지능(AI) 암센터에 자리한 왓슨 슈퍼컴퓨터는 290여 종의 의학저널과 전문문헌,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습득하고 있다.

2012년부터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거치며 터득한 진료경험을 기반으로 길병원에서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8개 진료과의 전문의 30여 명, 전문코디네이터와 함께 다학제 진료시스템에 참여한다.

가천대 길병원 이언 교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길병원이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 및 보호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4점, 신뢰도는 100%에 가깝다. 전체 응답자 224명 중 204명이 "진료 후 신뢰가 더 생겼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된다.

왓슨 도입 후 진료현장에서는 휴먼 에러(human error)가 현저히 줄었고, 의사결정과정은 일방향→쌍방향 방식으로 변화됐으며, 진료 투명성이 늘어났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의사가 하는 일의 80%가 조만간 인공지능으로 대치되리란 관측이 제기될 정도다. 로봇수술이 활성화되면서 외과 영역은 일찌감치 침범 당했고, 영상의학과나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이 알파닥에 의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물론 제약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암환자 진단과 치료영역에서 신뢰를 얻은 닥터 왓슨은 이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에도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문제는 시대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규제장벽이다. 현행법은 왓슨과 같은 의료용 인공지능으로 환자를 진단, 처방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환자정보가 고스란히 입력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의 불법수집 및 유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최근 정부는 창조경제 활성화와 서비스 경제 육성 명목으로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는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므로 개인정보 불법 유출 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기업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믿고 따랐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언 교수의 입장은 달랐다. 현재 우리나라는 데이터 유출을 걱정하기 보단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단계라는 것. 전문인력들의 실력에 합당한 대우를 제공하고, 나아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과 미국의 모바일업계를 경험한 실리콘밸리 지인의 표현을 빌어 "미국은 규제가 나중에 오는데 한국은 규제가 먼저 온다"는 시사점도 던졌다.

이날 이언 교수가 강조한 보건의료계의 대응책은 '포맷(format)'이란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듯 하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진료의사들과 제약사들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포맷할 수 있는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