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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새운 14시간 마라톤 협상...연속 전유형 협상타결

  • 이혜경
  • 2017-06-01 06:14:56
  • 의원 3.1%-약국 2.9%…벤딩 8234억 규모 '역대최고'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1일 오전 4시부터 8차 협상을 진행했다.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0.1% 인상을 위해 1시간 가량 협상을 이어갔다.
새벽 5시까지 마라톤 협상…의협 0.1% 두고 막판 기싸움

요양기관 내년도 보험수가 인상률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 유형에 걸친 완전 타결이다.

당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추가소요재정(벤딩)은 지난해 8134억보다 100억원 늘어난 82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병원과 의원, 약국·한방·치과 5개 유형 공급자 협상단은 5월 31일 오후 3시부터 막판 협상에 돌입해 오늘(1일) 새벽 5시 이후까지 건강보험공단 협상단과 릴레이 협상을 벌여 각 유형별 인상률에 최종 합의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왼쪽)과 박인춘 상근부회장 겸 수가협상단장이 최종 2.9% 수가인상률 합의를 하고 협상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수가협상은 건보재정 6년 연속 흑자로, 총 20조원의 누적흑자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급자단체의 기대치와 가입자단체의 재정악화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례적으로 오전 5시까지 마라톤 협상으로 이어졌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공급자단체와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수 차례 재정운영소위원회를 열고 당초 7000억원 중반대로 알려진 벤딩을 823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재정소위는 새벽 3시가 넘는 시간까지 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 머물면서 판세를 지켜봤다.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은 막판까지 벤딩 규모를 키워, 의원 3.1%, 한방 2.9%, 약국 2.9%, 치과 2.7%, 병원 1.7%, 조산원 3.4%, 보건의료기관 2.8% 등으로 전 유형 완전 타결에 성공했다.

평균 인상률은 2.28%였다. 올해와 비교하면 100억원이 더 늘어난 수치다. 평균 인상률도 0.01%p 상승했다.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는 "공급자단체는 여러가지 감염관리, 의료기관 시설기준 강화 및 보건의료분야의 높은 인건비 증가 등 급속한 비용 증가를 들며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했다"며 "공단은 건보재정 관리자로 수가 인상률을 현저히 상회하는 진료비를 통제하면서 재정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고 국민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안으로 협상을 마무리 짓게 됐다"고 이번 수가협상을 평가했다.

장미승 급여상임이사가 31일 오후 3시부터 1일 오전 5시까지 14시간 동안 공급자 수가협상단과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을 완료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장 이사는 이어 "모두에게 만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공단과 의약단체는 완만한 협의와 양보로 2년 연속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공단과 공급자단체는 건강보험의 중요한 축으로서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제도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7~8차에 거듭된 심야·새벽 릴레이 협상 5개 공급자단체장 모두 협상장 응원 방문

이번 수가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는 8차에 걸쳐 건보공단 측과 수가협상장에서 만났다.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도 7차례를 만나서야 최종 협상안에 서명했다.

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사진 중앙)이 수가협상장을 방문했다. 병협회장의 수가협상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지막으로 협상안에 서명한 의협은 오전 4시부터 5시까지 건보공단과 기싸움을 진행하면서 3.1%로 5개 공급자 협상단 가운데 1위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최근 3년 동안 5개 공급자 협상단 중 1위를 기록한 약사회는 2.9%로 한의협과 공동 2위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3.5%라는 높은 인상률로 4년 연속 1위라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가협상 과정에서 5개 공급자단체장 모두가 공급자 협상단을 응원하기 위해 공단 스마트워크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모든 공급자단체장이 모습을 드러낸 건 유형별 수가협상 중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병협회장은 과거 수가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사진 왼쪽)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사진 오른쪽)이 공급자 수가협상단을 응원하기 위해 공단을 방문했다.
한편 수가협상 이후 한의협, 치협, 병협, 의협은 총평을 통해 수가협상 최종기한을 앞두고 14시간 이상 진행되는 협상 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새벽 3시 24분 가장 먼저 협상안에 서명한 박완수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8차까지 이어진 가장 힘든 협상이었다"며 "1차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렵고 실망스러운 협상이었다"고 했다.

박 단장은 "공단 측이 국민 건강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요청했고, 최종 협상안에 서명했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수가협상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사진 중앙)이 높은 수가인상률을 기대하면서 장미승 공단 급여상임이사(사진 오른쪽)의 손을 꼭 잡았다.
한의협에 이어 두 번째로 협상안에 서명한 약사회는 "할말이 없다"며 협상장을 나섰다. 10분 후 치협이 협상안에 서명했고, 마경화 수가협상단장은 "어려운 과정 속에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아무 소득없이 줄다리기 협상을 지속하는 방식은 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주 병협 수가협상단장 또한 오전 3시 54분경 서명을 마치고 "어려운 과정에서 협상을 체결했다"며 중소병원이 고사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피부에 와닿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사진 왼쪽에서 네번째)이 치과 수가협상단을 응원하기 위해 공단을 방문했다. 사진은 최종 협상안에 서명하고 나온 직후다.
변태섭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오전 5시 마지막으로 협상안에 서명하면서 "작년과 동일하게 3.1%로 체결했다"며 "지난해와 같은 수치를 지켜냈고, 금액적으로는 벤딩을 100억원을 더 가져왔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날 협상결과는 오늘(1일) 오전 8시에 열리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 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계약을 체결하면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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