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약제 평가체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검토"
- 최은택
- 2017-06-02 06: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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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접근성 확보 우선...비급여 약 최소화에도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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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일 약제실장, 제약 토론회서 제시]

데일리팜은 1일 오후 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약제관리실 주최로 열린 '2017년 제2차 제약업계 토론회' 내용 중 이 실장 발언만 따로 발췌해 정리해봤다. 그는 1시간 30여분 가량 '원톱'으로 심사평가원 의약품 관리방향을 설명하고, 질의에 답했다. 제약계에 고민거리를 던져주기도 했다.
이 실장은 이날 심사평가원 의약품 관리방향의 기본골격은 '환자가 비용부담을 덜 느끼면서 약을 쓸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여기에 맞춰 심사평가원이 담당하고 있는 약제 심사·평가와 관리체계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큰 흐름은 비급여 약제관리와 노인 약품비 관리였다. 비급여 약제관리는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안이다. 노인약품비 관리문제는 약품비 절감보다는 노인환자의 치료접근성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시중유통 다빈도 비급여 약 직권조정 검토
◆비급여 약제 급여화=이 실장이 말하는 심사평가원 단계에서 검토될 수 있는 비급여 약제 관리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
선별목록제 시행 후 심사평가원에 급여 등재 신청했다가 비급여 된 경우가 첫번째다. 지난해 말 기준 120개 품목인데, 이중 37개 품목이 요양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공급금액은 530억원 규모다.
두번째는 심사평가원 절차를 통과했지만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이 결렬돼 비급여 상태로 있는 약제다. 역시 같은 시점 기준 64개 품목이 있는 데, 이중 6개 품목의 공급내역이 잡히고 있다. 액수는 93억원 수준이다.
세번째는 급여 등재된 의약품과 성분·제형·함량 등이 같은 약제가 비급여로 있는 경우다. 대략 410개 정도인데, 요양기관 공급금액은 전문의약품 1100억원, 일반의약품 700억원 등 총 1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실장은 "심사평가원 급여평가에서 비급여 판정됐거나 건보공단 협상에서 결렬된 약제 중 공급량이 많은 약제, 의료기관이 요구하는 약제를 대상으로 의학적 타당성, 비용효과성 등을 재검토해 직권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동일제품군의 약제인데도 한쪽에선 가격과 사용량 등을 통제받는데 반해, 다른 쪽은 이런 통제를 전혀 안받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 검토해 보려고 한다. 가령 비급여 약제를 급여로 전환시키거나 일반약일 가능성이 크지만 급여를 비급여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세가지 유형 외에 또다른 비급여 영역도 있다. 바로 시판허가를 받아 급여목록에 등재되기 전에 사용되고 있는 비급여 약제다.
이 실장은 "가급적 이 기간을 단축시키고, 등재단계에서 경제성평가 등의 수단으로 비용효과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약제는 사후평가 기전을 마련해 급여권 진입을 보다 더 쉽게하는 방안도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비급여 영역 해소 방안을 찾다보면 고가 신약을 신속 등재하는 내용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능한 급여 진입을 신속히 하고, 사후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했다.

◆노인 약품비 관리 방안=이 실장은 "노인약품비 재정을 절감하려는 방향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현재 국내 노인 빈곤율과 자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고령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 실장은 "몇 년전 통계인데, 경제적 문제로 의약품 처방과 조제를 포기하는 노인이 30%가 넘는다는 데이터를 본적도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건강보험 정책 수단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나온게 바로 만성질환 약품비 관리방안이다.
이 실장은 "노인이 만성질환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모색 중이다. 이미 지난 2월 만성질환 약품비 관리 관련 TF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검토에 착수했다. 관리대상 만성질환의 범위, 관리방법, 정부와 지자체, 건강보험공단 등 다른 영역의 만성질환 관리제도 등도 다 꺼내놓고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여도에 급여 전 무상지원 포함 고려"
◆고가신약 급여 전 무상지원=이 실장은 현장 토론주제로 앞서 언급된 '동일약제 급여·비급여 동시 등재'와 함께 '고가신약 급여 전 무상지원 실시' 방안을 제시했다. 제약계 의견을 직접 들어보겠다는 의미였다.
이 실장은 "식약처에서도 동정적 지원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현재 37개 품목의 무상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 급여등재 시점을 최대한 당기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지만 허가부터 급여등재까지 '갭'은 생길 수 밖에 없다. 비급여로 인해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거나 많은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는 상황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그래서 정부가 신속 등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 기간동안 무상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게 우리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진출신약 약가 특례제도와 관련한 사회적 기여도 중 하나로 이 내용을 포함시킬까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분명 논란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상지원프로그램이 갖는 공공의 이익이 있기 때문에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경평, 불필요한 요소 등 낱낱히 해부
◆경제성평가 운영방식 등 개선여부 검토=급여 의약품 신속 등재는 많은 예외적인 접근 툴이 있지만 역시 경제성평가 부분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이 실장은 "선별목록제도 시행이후 10년 정도 이 평가 툴을 운영해왔다. 경제성평가 이론의 실현 가능한 평가요소나 불필요한 부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는 건 뭐고, 버릴 건 뭔지 등 기본 골격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가 허가부터 급여등재까지 '갭'을 최소화하고, 이 단계에서 무상지원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신속등재 노력을 이야기했던 부분의 핵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제약계는 올해 심사평가원과 1차 간담회에서 경제성평가 과정 투명성 제고, 경제성평가 시 비교약제 선정기준 및 대체약제 범위 개선 등을 건의했었다.
심사평가원은 이런 의제를 다루기 위해 의약품 경제성평가제도 개선 TFT를 지난달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제약계에 팀원 추천을 의뢰한 상태다. 이 TFT에는 심사평가원 5명, 제약계 13명 등 총 18명이 참여하게 된다.
이 실장은 이 TFT를 통해 제안된 의제 외에 경제성평가 운영방식과 관련한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복수적응증·위험분담제도 등=이 실장의 심사평가원 의약품 관리제도 운영방향 설명 이후 제약계 관계자들은 여러 현안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대체로 이 실장의 전향적인 태도에 고무된 반응이었다. 특히 무상지원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컸다.
이 실장의 답변을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현재는 급여 적정평가 때 적응증이 복수인 경우 주적응증만 검토하고 부적응증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앞으로 부적응증까지 한꺼번에 검토할 수 있는 지 들여다 보겠다. 적응증별 복수가격 설정 등 가능한 모든 것들을 다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항암 병용요법의 경우 비급여 항암제가 추가되면, 급여 인정되는 요법까지 전체가 비급여가 되는 데, 이 실장은 "이 부분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위험분담제와 관련해서는 "'위험분담'이라는 용어로 인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 시민단체 등도 일부 있다. 정의를 재정립하고, 실질적인 효과가 변함없이 지속되도록 가급적 적용대상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했다. OECD와 약가비교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실장은 "우리도 위험분담제 적용을 받는 약제를 13개 갖고 있다. 이 약제들은 외국에서 알고 싶어도 표시가격 외 실제 가격을 알 수 없다. 이런 방식으로 표시가격과 실제가격이 다른 국가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실제가격이 얼마인 지 확인할 수단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런 일종의 '이중가격' 제도가 확대되는 추세라면 외국가격을 참고하는 것 자체에 위험성이 생길 수 있다. 약가비교는 오류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고 했다.
약평위원 추천단계서 검증...회의록 공개검토
◆약평위 운영방안 등 정비=이 실장은 "그동안 심사평가원이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잘못 운영한 측면이 있었다. 약평위는 최종 의사결정기구가 아닌 심사평가원장의 자문기구이고, 약평위 심의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은 심사평가원장이 한다"면서 "관련 운영규정부터 명확히 정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 위원수나 인력풀도 확대할 계획이다. 청렴도를 강화하기 위해 추천기관이 피추천자를 검증하도록 검증서를 만들고, 김영란법 관련 부분도 엄격이 위원회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기본 방향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쪽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위원회가 종료하면 심사평가원장에게 보고한 뒤, 급여여부 등 약제별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회의록 공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실장은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이날 이 실장이 검토하겠다는 영역이 방대하고 많아서 현실성이 있는 지 의구심이 생길 수 있었는데, 이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또 이런 제도개선은 심사평가원 자체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복지부와 건보공단 등과 협의가 필요한 항목도 적지 않다.
이 실장은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놓고 검토할 계획이지만 결과가 원하는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100개 중 30~40개를 달성해도 획기적인 성과다.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 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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