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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NIP에도 눈독들이는 화이자 상륙 프로젝트

  • 안경진
  • 2017-06-16 06:14:55
  • 임팩트 데이터·비용효과성 확보한 '프리베나13'…질본 "군집면역 따져봐야"

2014년 5월부터 영유아(생후 2개월~만 5세 미만)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NIP)에 포함된 13가백신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화이자가 노인 NIP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등 '프리베나 13'을 NIP로 도입한 뒤 폐렴구균질환이 감소된 국가들의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13가백신의 중요성을 어필하려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폐렴구균질환의 주요원인으로 알려진 '19A 혈청형'에 대한 면역효과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 학계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23가 다당류 백신'과 '13가 단백접합백신'을 순차 접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프리베나 13'의 NIP 대상이 노인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결과는 내년경에나 윤곽이 잡힐 듯하다. 질병관리본부가 2018년에나 예방접종 전략을 재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내년까지 노인 폐렴구균백신 접종을 둘러싼 제약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접종률 올랐지만…효용성 논란은 여전= 전 세계적으로 폐렴구균질환에 따른 사회적 부담은 상당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영유아와 노인을 비롯해 매년 160만 명이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노인 폐렴구균 예방접종 사업의 접종실적(출처: 질병관리본부)
우리나라도 이러한 실정을 감안해 2013년부터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3가 다당류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NIP 도입 효과는 기대보다 컸다. 15.4%에 불과하던 노인층의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4년 새 61%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오른 접종률 만큼 예방효과가 있었느냐다. 23가 다당류 백신은 침습성 폐렴구균 예방에 관한 근거가 확보된 반면 비침습성 폐렴구균질환에 해당하는 폐렴 예방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대한감염학회가 권고한 만성질환자 폐렴구균 백신 접종법(자료제공: 화이자)
대한감염학회가 2014년 개정된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서 "13가 단백접합백신(PCV13)을 우선 접종한 후 23가 다당류 백신(PPSV23)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연유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고 있다. 2015년 폐렴구균 예방접종사업 관리지침에서 "13가 단백접합백신은 23가 다당질백신에 비해 면역원성이 우수하고 폐렴의 예방효과가 검증됐다"며,"단백접합 방식이 다당질 방식과 달리 면역기억세포의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란 근거를 들었다.

◆19A 혈청형 예방효과로 GSK 견제= 믿는 구석(?)이 생긴 화이자가 가만 있을리 없다.

한국화이자제약은 12일 기자들 대상으로도 '폐렴구균 질환에서 백신 도입의 영향력(IMPACT)'이란 강의 세션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6월 초 홍콩에서 열리는 폐렴구균질환 컨퍼런스(PDC) 참석차 방문한 '프리베나13'의 개발자 피터 파라디소(Peter R. Paradiso) 박사가 직접 연자로 나섰다.

피터 파라디소 박사
강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단백접합백신을 도입한 국가는 147개국에 이른다. 그 중 프리베나 13을 단독 도입한 국가는 109개국, 프리베나 13과 GSK의 신플로릭스를 모두 도입한 국가는 6개국, 신플로릭스만을 도입한 국가는 32개국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7가지 혈청형을 포함하는 프리베나가 처음 시판허가를 받은 뒤 7가지 혈청형(4, 6B, 9V, 14, 18C, 19F, 23F)에 의한 폐렴구균질환 비율은 크게 감소했지만 19A 혈청형에 의한 질환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신플로릭스와 프리베나 13이 어린이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NIP)에 포함됐다.

파라디소 박사는 "영유아 접종에 따른 군집면역(Herd Immunity)의 효과가 성인에게까지 확장되고 있지만 65세 이상의 고연령층에게는 직접 접종을 통한 예방이 필수적"이라며 "미국에선 2014년부터 소아 외에 65세 이상 성인에서도 국가필수예방접종프로그램을 통해 프리베나 13을 접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세 미만 영유아에서 19A 혈청형에 의한 IPD 발병 건수 변화(출처: 강의자료)
경쟁사를 의식한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프리베나 13이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폐렴구균 질환을 주로 유발한다고 알려진 19A 혈청형에 대한 면역효과를 꾸준하고 강력하게 나타내는 유일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이라는 것.

가령 미국, 이스라엘, 영국과 같이 프리베나 13을 NIP로 도입한 국가들에선 19A 혈청형에 의한 비침습성 폐렴구균질환 발병률이 유의하게 감소됐지만, 브라질, 칠레, 뉴질랜드 등 신플로릭스를 채택한 국가들은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뉴질랜드 사례로, 2010년 신플로릭스를 NIP에 도입한 뒤 19A에 의한 비침습성 폐렴구균질환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2014년 프리베나 13을 도입한 이후 큰 폭으로 감소됐다.

뉴질랜드가 7가백신에서 10가로 전환한 뒤 13가백신으로 다시 전환하고, 10가 백신을 채택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최근 13가백신 사용을 권고 받은 건 결국 '19A 혈청형'에 대한 예방 효과 차이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19A 혈청형에 의한 비침습성 폐렴구균질호나 예방효과가 두 백신간 동일하다는 GSK의 주장과는 대조된다.

◆비용효과성도 검증…승부는 2018년? 고무적인 건 '프리베나 13'이 비용효과성에 대한 논리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사실이다.

그간 '프리베나 13'은 현재 무료접종되고 있는 23가 다당류 백신보다 2배 이상 비싸다는 한계를 지적받아 왔다.

그런데 지난달 18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는 "13가 단백접합백신 단독접종이 65세 이상 노인에서 비용효과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명시됐다.

고려대 송준영 교수가 질병관리본부 정책연구용역과제로 수행한 '노인 대상 폐렴구균 예방접종 전략에 따른 비용-효과 분석'에 따르면, 접종률을 60%로 가정할 때 점진적 비용-효과비(ICER)가 프리베나 13 단독접종 시 $797(per QALY)로 가장 뛰어났다.

23가 다당질 백신 단독접종은 $2만5786(per QALY), 13가 접종 후 23가를 추가접종한 경우는 $1228(per QALY)로 보고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채택하고 있는 접종방식의 비용효과성이 가장 낮게 나온 셈이다.

단 질본이 내린 결론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이번 연구결과 외에 우리나라의 백신효과와 혈청형 분석, 어린이 폐렴구균의 간접효과 등을 고려해 접종전략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

질병관리본부 공인식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소아에 대한 13가 백신 접종의 노인에 대한 간접예방효과가 소아 대상 13가 백신 출시 7년째가 되는 2018년 최대치가 될 것으로 보고 그때 65세 노인에 대한 23가 백신 예방효과를 측정해 백신 전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49.7%였던 어린이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이 2014년에 74.8%까지 늘어났음을 고려할 때 어린이 폐렴구균 군집면역(Herd Immunity) 유지로 인해 노인의 폐렴구균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간된 '예방접종대상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 지침과 영국,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 역시 23가 백신을 권고하고 있다는 사례도 함께 들었다.

결국 프리베나 13을 노인 노인 NIP에도 포함시키고 싶은 화이자의 프로젝트가 빛을 발할 수 있을지는 내년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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