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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 몰린 미국 제약사들, 약가문제 정면돌파?

  • 안경진
  • 2017-07-19 06:14:57
  • 'Let's Talk About Cost' 전국 단위 캠페인 시행…여론 돌릴 순 있을지는 '미지수'

비싼 약값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미국 제약업계가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뒤 지난 6개월동안 제약사들을 향한 비난 여론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터무니 없이 높은 약가를 책정해 폭리를 취하는 파렴치한"이란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인하를 위한 행정명령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근 #미국제약협회(#PhRMA)가 '비용에 관해 얘기해봅시다(Let's Talk About Cost)'란 제목의 광고를 론칭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12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게시된 로버트 져킬바크(Robert Zirkelbach) 부회장의 기고문을 시작으로 지면과 라디오, 디지털 매체 등을 활용한 전국 단위 캠페인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에 실렸던 첫 지면 광고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방식을 취해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미국제약협회의 새로운 광고
▲나의 건강관리 비용을 높이는 요인은 뭘까 ▲나는 왜 보험회사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나 ▲내가 지불하는 약값은 누가 결정하나 ▲환자들에게 더욱 저렴하게 의약품을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4가지 질문을 던진 다음, 관련 페이지(phrma.org/letstalkaboutcost)에서 답변을 얻게끔 유도한 것.

만성질환 관리비용 증가와 더불어 보험료 및 의약품 가격 책정에 이르기까지 민감하면서도 복잡한 문제들을 공론화 함으로써, 약가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려는 취지인 셈이다.

17일(현지시각) 피어스파마(FiercePharma)에 따르면, 미국제약협회의 홀리 캠벨(Holly Campbell) 대외협력팀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협회는 수년간 의약품 가격과 가치를 기대범위에 맞게 설정해 왔다. 하지만 2014년부터 여론의 관심이 지나치게 비용과 지출에 쏠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캠벨이 2014년을 지목한 건 초고가약의 대명사로 꼽히는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던 시기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캠벨은 "불행히도 3년 전 시작된 사안들이 여전히 논란의 소재로 거론되곤 한다. 의약품 비용과 지출에 얽힌 사실들을 좀더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협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해명(?)자료들이다. ◆의약품 비용 증가율은 그리 높지 않다? 협회는 "의약품 비용 증가율이 여론의 지적만큼 높지 않다"는 주장을 펼친다.

의약품 관리, 처방 등을 제공하는 미국 최대 보험약제관리(PBM) 회사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xpress Scripts)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2016년 의약품 지출 증가율은 3~5%에 불과하다"고 명시했다.

협회는 Express Scripts를 비롯한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를 통해 약제비 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이 느끼는 체감도와는 분명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에 대해서는 "2013년 이후 브랜드의약품에 대한 본인부담비용이 48%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건강관리 비용을 높이는 주범은 따로 있다? 협회에 따르면 실제 건강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는 범인은 약이 아니라, 만성질환이다.

만성질환으로 의한 의료비 부담이 90%에 이름을 의미하는 데이터(출처: www.axios.com)
미국 내 사망과 질병의 주요원인으로 꼽히는 암과 당뇨병, 심혈관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자들이 전체 보건의료비용의 90%를 소비하고 있다는 논리.

동반하고 있는 질환수가 늘어날수록 지출이 높아지게 된다는 통계자료도 함께 제시했다.

◆나는 왜 보험회사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나? 보험사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인식 역시 오해라는 지적이다.

협회에 따르면 당뇨병이나 천식, 이상지질혈증 등 여러 질환으로 의약품을 처방받고 있는 개인 납입자들은 평균 30~55%의 비용을 환급받고 있다.

의약품 표시가격 중 소비자들에게 환급되는 비율에 관한 데이터
이러한 공제내역이 낱낱이 공유되지 않고 있을 뿐, 실제 보험사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가입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협회의 논리다.

◆약가를 결정하는 주체는 보험사? 의약품 가격에 대한 책임은 보험사에게 돌렸다.

제약바이오기업이 브랜드 의약품의 정가를 책정하는 과정에는 보험료 납입자에게 환급되는 비용과 더불어 공급사슬에 맞물려 있는 다른 중개상들의 마진이 포함되기 때문이란다.

이를 근거로 제약협회는 "보험사가 개인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의약품 지불비용을 결정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이 더 싼값에 약을 구매하려면? 아마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사항은 마지막 질문일 듯 하다.

이에 관해 협회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수백만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무상공급 또는 무료에 가까운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질병정복을 위한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의지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보상률을 높이면서도 환자들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보험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고가약 문제는 미국 제약업계만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고가 항암제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도 #재정독성(financial toxicity)을 비롯한 갈등상황에 자주 노출되는 상황.

미국제약협회의 논리는 국내에 대거 진출해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입장과도 상당부분 일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제약협회는 위 자료가 포함된 광고와 캠페인으로 차갑게 돌아선 여론을 회복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과연 이번 캠페인이 얼마 만큼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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